[건설사 CEO 릴레이 인터뷰]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

“정부지원에 업계 자성 따라야 경기회복”

지역내일 2008-04-23
고분양가 책임, 업계도 져야 … 규제 풀어야 소비심리 회복
중소건설사 해외수주 지원 위해 ‘중소기업지원센터’ 설립

2005년 건설업계 대표단체인 대한건설협회장에 당선된 이후 두 번째 임기를 맞은 권홍사(65·사진) 회장은 인터뷰 내내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와 제도보완에 무게를 둔 발언을 쏟아냈다.
권 회장은 “13만가구에 육박하는 미분양 해소에 대해서는 건설사들이 자성과 정부의 지원이 결합해야 한다”며 “분양가상한제를 그대로 두더라도 나머지 규제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분양가에 대한 업계의 자정노력이 중요하다는 게 권 회장의 입장.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인 반도건설부터 첫 발걸음을 떼야 한다며 승인받은 분양가에서 10%를 자율인하 하는 파격행보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면서도 주택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참여정부에서 집값이 너무 오르니 그걸 잡기위해 집중적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결국 총 하방 쏠 것을 대포와 미사일로 공격한 셈이 됐다.
분양가상한제 그 자체는 우리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가 진짜 문제다. 담보대출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 40~60%를 60%로 올려달라는 것이 우리의 강력한 메시지다. 양도소득세도 문제다. 1가구 1주택자나 2주택자 모두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 마땅한 소득이 없는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도 고통을 받고 있다. 전매제한 규정도 재산권과 거주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 최근 반도건설의 평택 용이지구 분양가를 10% 인하하기로 했는데.
분양가가 너무 올라간 것에는 업계의 원인도 물론 있다. 일부 분양사업의 경우에는 수익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과중하게 분양가를 올린 경우가 없지 않다. 최근 내가 회장으로 있는 평택 용이지구 반도유보라는 승인받은 분양가에서 10%를 추가로 인하하기로 했다. 솔선수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분양이 잘된다면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 중소건설업체, 특히 지방건설업체는 더욱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있다면.
1000억원 이상 초대형공사에 한해 공동도급을 5개 업체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것을 완화해 더 많은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지방공사의 경우 중소업체를 컨소시엄 포함시켜 공동도급 하는 것을 제도화할 필요도 있다. 최저가낙찰공사에 지역배점제와 가격우대제를 도입해야 한다.

- 정부 추진하는 최저가낙찰제 확대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최저가낙찰제 확대는 중소건설업체를 더욱 옥죄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조달청장과의 간담회에서 강력한 반대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예산을 줄여봐야 1400억~15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중소건설업체 어려워지면 지원에만 10배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정부도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

- 최근 건설협회 조직개편이 있었다. 올해 협회가 가장 중점으로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중소건설업체들이 해외에 많이 나가야 하는데 인력이 적은 만큼 정보도 부족하다. 협회에서는 이번에 글로벌사업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중소건설업체가 특정 국가로 진출하겠다고 하면 해당 국가의 법률과 건설시스템 같은 정보를 지원해 준다. 지원센터가 자기 회사의 한 부서처럼 움직이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 반도건설도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건설 해 보니 어떤가.
반도건설이 두바이에서 진행한 ‘반도유보라타워 프로젝트’는 땅을 매입한 개발사업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오피스빌딩을 설계도면만 가지고 3억달러에 팔았고 아파트는 소매로 팔고 있는 상황이다. 두바이의 경우 저층부분은 싸고 고층으로 갈수록 비싼다. 아파트도 처음에 분양했던 저층보다 지금 팔고 있는 중고층이 30% 이상 비싸다. 준공이 다가오면 50~100% 이상 비싸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바이에서 사업을 해보니 우리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두바이는 좋은 땅, 나쁜 땅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용적률에 따라 결정되더라. 수변에 인접한 곳은 낮고 뒤쪽 건물은 높게 설계된 것도 다르다. 조망권을 보장한 것이다. 우리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 해외건설은 통상 이익이 적고 리스크는 크다고 하는데.
강을 건너야 살 수 있는데 강물이 무서워 못 건넌다면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과거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에 진출했던 한양, 삼익, 삼호, 한신공영 같은 1군 회사들이 많이 넘어졌다. 당시 업체들이 너도나도 해외공사로 진출했던 것은 정부의 수출드라이브 때문이었다. 정부차원에서 해외건설에 진출한 기업과 오너를 치켜세우니 겉멋이 들어 치밀한 준비와 검토 없이 진출했던 것이다. 빨리 지으려다 보니 부실도 많았고, 아파트 입주를 하지 않아 공사비 못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공부를 40년 넘게 하면서 우리 업체들도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해외공사 398억달러 수주했지만 과거 같은 경우 거의 없다. 많이 손해를 본 일부 경우에도 3~5% 수준에 불과하다. 꽤 많은 이익을 많이 남기고 있다.

-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철근과 레미콘 등의 가격이 너무 올랐다. 철근은 매점매석하기 좋으니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반영해 사법당국, 국토부와 함께 매점매석 적발도 했다. 수 만톤 재고를 가지고 있다가 발각돼 혼난 기업도 있다.
조달청장 간담회에서 철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을 건의했다. 중소건설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조달청에 의뢰하면 1년분을 싸게 사서 공급하는 방식이다. 하반기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 공공공사 예정가격과 현실 가격의 차이도 많은 것 같은데.
철근의 경우 실거래가는 86만원인데, 조달청에서 사용하는 예정가격은 72만원 밖에 안된다. 벌써 14만원 이상 차이가 있다. 인건비도 30%는 인정해 주지 않는다. 건설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사람 숫자를 늘려 입찰에 참여하는 수밖에 없다. 현실과 조달이 일치해야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정부 발주공사에서도 실거래가격이 예정가격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 한반도대운하에 대해 건설업계는 어떤 입장인가.
한반도대운하는 예민한 부분이다. 언젠가 어느 정부건 간에 국민경제 발전하고 소득 높아지면 대운하 내지 4대강 유역 개발을 해야 하지 않냐고 보고 있다는 정도로만 끝내자.

- 오래전부터 대한건설협회를 경제6단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난 정부부터 건의해 왔던 사안이다. 참여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을 만들 때도 건설협회를 구심점으로 움직였다면 오류가 적었을 것이다. 경제6단체에 포함되면 자연스럽게 애로사항도 이야기하고 발전방향과 정책을 정부와 함께 연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건설업계의 생각이다. 건설협회가 빠지니 상공회의소 등 건설업과 관련이 적은 단체와 논의해야 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

- 반도건설 경영과 건설협회 일까지 하려면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누가 나이를 물으면 나는 농담삼아 56살이라고 말한다. 65살을 거꾸로 하는 이야기다.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고들 한다. 건강은 냉철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운동을 한다. 오후에 잠깐 시간이 나면 수영이나 승마를 즐긴다. (권 회장은 서울시승마협회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승마를 즐긴다.) 겨울에는 스키를 하거나 스쿠버다이빙 나가기도 한다. 운동하지 않으면 몸에서 신호가 올 정도로 운동을 즐긴다. 지금까지 보약 한번 먹지 않고 건강을 유지한 비결이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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