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무분별 입주 난개발 심화 … 기업, 진입도로 확충 호소
경북 경주시 외동읍 일대는 대표적인 난개발지역으로 꼽힌다.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난 공장들이 논밭은 물론 임야 등에 산재해 있고 주민들은 기반시설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 지역 제조업체는 2000년보다 2배 이상 많은 600여개(등록 430여개와 미등록 170여개) 업체다. 일반 공업단지보다 입주업체가 많다. 앞으로도 산업용지 부족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울산에서 외동 일대로 물밀듯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설도로 개설하는데 수십억원 투자 = 경주에서 울산방향으로 23km지점인 경주시 외동읍 무어리 일대는 여기저기 들어선 공장과 주민들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도로 등 기업환경 기반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22일 찾은 무어리는 마을입구에서 공장입구까지 3km구간에 도로포장공사가 한창이다. 입주기업들이 나서 지난해 말 논밭을 사들여 포장공사를 하고 있다. 폭 5m 농로를 대형트레일러가 통과할 수 있도록 8.5m로 확장 중이다.
김세용 (주)경영 사장은 “공장앞으로 자동차 전용도로와 도시계획도로가 계획돼 있지만 하세월”이라며 “행정기관만 쳐다보고 있을 수 없어 지난해부터 개인사유지를 매입해 도로를 확포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논을 평당 60만원에 구입하는 등 도로개설에만 수억원을 들였으며 2km정도 되는 도로도 현재 가동중인 9개업체만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기업들은 인근 덕동지역에서 넘어오는 차량을 막기 위해 도로 중간에 지장물을 설치해 다른 공장 차량의 통행을 막고 있다.
무어리 일대에는 현재 (주)에스엠테크, (주)에이스 이-텍, (주)보승 등 9개의 공장이 지난해부터 입주해 가동하고 있다. 대부분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대기업의 협력사들이다. 이들 업체들은 공장부지가 고갈된 울산을 떠나 인접지역인 외동읍 일대로 옮겨오고 있다.
울산에서 자원재활용업을 하는 이동환(56) 사장은 지난해 1만8331㎡을 매입해두고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 사장은 “아스콘 제조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진입도로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행정기관에서 공장 허가는 남발하면서 기업환경 조성은 나몰라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무어리로 이전한 윤재천 (주)보승 사장도 지난해 말대형트럭이 통행할 수 있는 사설도로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입주했다.
주민들도 불만이 많다. 남차진(49) 무어리 이장은 “10여년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도로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갖춰놓고 공장허가를 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주시가 문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주시 “도로개통시기 답변 어렵다” = 무어리 반대편인 덕동일대도 마찬가지다. 이 곳에는 현대자동차 부품협력사 등 200여개 공장이 입주해 있다. 그러나 주민과의 갈등으로 큰길까지 수백미터 거리를 수km나 우회해서 통행하고 있다. 대형트레일러 통행으로 사고위험에 노출된 주민들이 장애물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태윤 경주시 기업지원 담당은 “수차례 민원이 발생해 현장의 어려운 사정은 파악하고 있지만 개별허가를 받아 입주한 공장은 기본적으로 자체 진입도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천석보 경주시 경제진흥과장은 “무어리 일대에 자동차 전용도로와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계획했지만 예산집행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며 “도로가 언제쯤 개통될지는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경주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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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외동읍 일대는 대표적인 난개발지역으로 꼽힌다.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난 공장들이 논밭은 물론 임야 등에 산재해 있고 주민들은 기반시설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 지역 제조업체는 2000년보다 2배 이상 많은 600여개(등록 430여개와 미등록 170여개) 업체다. 일반 공업단지보다 입주업체가 많다. 앞으로도 산업용지 부족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울산에서 외동 일대로 물밀듯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설도로 개설하는데 수십억원 투자 = 경주에서 울산방향으로 23km지점인 경주시 외동읍 무어리 일대는 여기저기 들어선 공장과 주민들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도로 등 기업환경 기반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22일 찾은 무어리는 마을입구에서 공장입구까지 3km구간에 도로포장공사가 한창이다. 입주기업들이 나서 지난해 말 논밭을 사들여 포장공사를 하고 있다. 폭 5m 농로를 대형트레일러가 통과할 수 있도록 8.5m로 확장 중이다.
김세용 (주)경영 사장은 “공장앞으로 자동차 전용도로와 도시계획도로가 계획돼 있지만 하세월”이라며 “행정기관만 쳐다보고 있을 수 없어 지난해부터 개인사유지를 매입해 도로를 확포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논을 평당 60만원에 구입하는 등 도로개설에만 수억원을 들였으며 2km정도 되는 도로도 현재 가동중인 9개업체만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기업들은 인근 덕동지역에서 넘어오는 차량을 막기 위해 도로 중간에 지장물을 설치해 다른 공장 차량의 통행을 막고 있다.
무어리 일대에는 현재 (주)에스엠테크, (주)에이스 이-텍, (주)보승 등 9개의 공장이 지난해부터 입주해 가동하고 있다. 대부분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대기업의 협력사들이다. 이들 업체들은 공장부지가 고갈된 울산을 떠나 인접지역인 외동읍 일대로 옮겨오고 있다.
울산에서 자원재활용업을 하는 이동환(56) 사장은 지난해 1만8331㎡을 매입해두고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 사장은 “아스콘 제조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진입도로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행정기관에서 공장 허가는 남발하면서 기업환경 조성은 나몰라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무어리로 이전한 윤재천 (주)보승 사장도 지난해 말대형트럭이 통행할 수 있는 사설도로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입주했다.
주민들도 불만이 많다. 남차진(49) 무어리 이장은 “10여년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도로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갖춰놓고 공장허가를 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주시가 문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주시 “도로개통시기 답변 어렵다” = 무어리 반대편인 덕동일대도 마찬가지다. 이 곳에는 현대자동차 부품협력사 등 200여개 공장이 입주해 있다. 그러나 주민과의 갈등으로 큰길까지 수백미터 거리를 수km나 우회해서 통행하고 있다. 대형트레일러 통행으로 사고위험에 노출된 주민들이 장애물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태윤 경주시 기업지원 담당은 “수차례 민원이 발생해 현장의 어려운 사정은 파악하고 있지만 개별허가를 받아 입주한 공장은 기본적으로 자체 진입도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천석보 경주시 경제진흥과장은 “무어리 일대에 자동차 전용도로와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계획했지만 예산집행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며 “도로가 언제쯤 개통될지는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경주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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