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책임정치 필요하다
정연정 (배재대학교 교수·공공행정학)
18대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7대 대선 이후 국가 운영자들의 도덕성 시비, 대통령의 주요 공약에 대한 실효성 문제, 그리고 주요 정당들의 공천 파동 등으로 18대 총선은 시작부터 들썩이는 마치 복잡한 시장과도 같았다.
많은 이들은 어떤 정당이 또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고 승리할 것인가 보다 총선이 끝나고 나면 도대체 우리 정치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까 걱정하고 있다. 투표율이 50%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과 아직까지도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증가 역시 우리 정치의 불안정한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 정치를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만든 주요 원인은 바로 우리 정당들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발견한 사실은 특정한 정책사안 - 대운하, 영어몰입교육, 양극화 해소, 유류세 인하, 대북외교, 치안문제 - 에 대해서 개인들은 나름의 합리적인 판단과 대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법안을 만들고 심의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국회의원이나 정당은 선택하고 있지 못하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딜레마다. 즉 유권자들은 국가의 특별한 정책이나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한다는 나름의 솔루션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의견을 대변해줄 수 있는 정당과 정치인을 쉽게 선택치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정당들이 주장하는 어떠한 전략목표에도 유권자들이 쉽게 반응하지 않는 핵심적인 원인이다.
총선 후 한국정치 걱정
고대 플라톤은 존경하는 스승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아테네 직접 민주주의의 혼란과 병폐를 ‘덕’과 ‘지혜’를 소유한 시민 철인왕의 통치로 극복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직접적인 민의의 표출과 반영이 무기력해지는 시대를 살고 있고 대표자들의 ‘덕’과 ‘지혜’도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의 대표자들은 ‘계파’에 몰입하며 정당들은 인재양성과 영입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을 방기하고 하루아침에 공천 내정자를 변경하고, 이삭줍기하고, 당을 버리도록 하고 있다.
여러 가지 현장관찰 과정에서 발견된 사실이지만 선거를 눈앞에 두고 선택을 해야 하는 유권자들의 공통의견은 국회의원이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대표자들에 대해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막대한 개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그리고 어마어마한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후보자들의 공약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 결국 그렇기 때문에 투표에서 연고주의가 선택의 주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주요 정당들의 단기적인 물갈이론이 유권자들의 이러한 정체된 사고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했고 실제로 이러한 괴리감은 실제로 낮은 투표율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18대 총선이 끝나고 나면 우리에게 주어질 과제는 바로 ‘정당’이다. 정당이 어떻게 혼탁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문제에 대해 더욱더 책임성 있는 대표기구로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투표율 하락을 염려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참여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국공립 시설 입장료를 할인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물질적 혜택이 아니라 우리 유권자들이 답답해하고 있는 바로 그 실망감이다. 이러한 실망감은 바로 주요 정당들로 향하고 있지만 우리 정당들은 선거에 올인할 뿐,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모든 정치세력은 견제돼야
필자는 18대 총선이 마무리되면 어떠한 정당이 승리하고 어떻게 견제하고 안정을 희구할 것인가의 문제보다 답보상태에 들어간 ‘정당개혁’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개혁은 정치공학적인 조정이 이 아니다. 정당의 본래적 기능을 찾는 일, 특히 유권자들의 정치 및 선거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 조정이 바로 정당개혁이다. 일부 야당들은 독재권력을 막기 위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유권자들은 모든 정치세력이 견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세력 전반에 대한 견제는 바로 새로운 정당정치를 통해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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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정 (배재대학교 교수·공공행정학)
18대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7대 대선 이후 국가 운영자들의 도덕성 시비, 대통령의 주요 공약에 대한 실효성 문제, 그리고 주요 정당들의 공천 파동 등으로 18대 총선은 시작부터 들썩이는 마치 복잡한 시장과도 같았다.
많은 이들은 어떤 정당이 또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고 승리할 것인가 보다 총선이 끝나고 나면 도대체 우리 정치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까 걱정하고 있다. 투표율이 50%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과 아직까지도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증가 역시 우리 정치의 불안정한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 정치를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만든 주요 원인은 바로 우리 정당들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발견한 사실은 특정한 정책사안 - 대운하, 영어몰입교육, 양극화 해소, 유류세 인하, 대북외교, 치안문제 - 에 대해서 개인들은 나름의 합리적인 판단과 대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법안을 만들고 심의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국회의원이나 정당은 선택하고 있지 못하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딜레마다. 즉 유권자들은 국가의 특별한 정책이나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한다는 나름의 솔루션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의견을 대변해줄 수 있는 정당과 정치인을 쉽게 선택치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정당들이 주장하는 어떠한 전략목표에도 유권자들이 쉽게 반응하지 않는 핵심적인 원인이다.
총선 후 한국정치 걱정
고대 플라톤은 존경하는 스승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아테네 직접 민주주의의 혼란과 병폐를 ‘덕’과 ‘지혜’를 소유한 시민 철인왕의 통치로 극복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직접적인 민의의 표출과 반영이 무기력해지는 시대를 살고 있고 대표자들의 ‘덕’과 ‘지혜’도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의 대표자들은 ‘계파’에 몰입하며 정당들은 인재양성과 영입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을 방기하고 하루아침에 공천 내정자를 변경하고, 이삭줍기하고, 당을 버리도록 하고 있다.
여러 가지 현장관찰 과정에서 발견된 사실이지만 선거를 눈앞에 두고 선택을 해야 하는 유권자들의 공통의견은 국회의원이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대표자들에 대해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막대한 개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그리고 어마어마한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후보자들의 공약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 결국 그렇기 때문에 투표에서 연고주의가 선택의 주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주요 정당들의 단기적인 물갈이론이 유권자들의 이러한 정체된 사고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했고 실제로 이러한 괴리감은 실제로 낮은 투표율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18대 총선이 끝나고 나면 우리에게 주어질 과제는 바로 ‘정당’이다. 정당이 어떻게 혼탁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문제에 대해 더욱더 책임성 있는 대표기구로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투표율 하락을 염려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참여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국공립 시설 입장료를 할인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물질적 혜택이 아니라 우리 유권자들이 답답해하고 있는 바로 그 실망감이다. 이러한 실망감은 바로 주요 정당들로 향하고 있지만 우리 정당들은 선거에 올인할 뿐,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모든 정치세력은 견제돼야
필자는 18대 총선이 마무리되면 어떠한 정당이 승리하고 어떻게 견제하고 안정을 희구할 것인가의 문제보다 답보상태에 들어간 ‘정당개혁’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개혁은 정치공학적인 조정이 이 아니다. 정당의 본래적 기능을 찾는 일, 특히 유권자들의 정치 및 선거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 조정이 바로 정당개혁이다. 일부 야당들은 독재권력을 막기 위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유권자들은 모든 정치세력이 견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세력 전반에 대한 견제는 바로 새로운 정당정치를 통해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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