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생산자물가 8% 급등, 10년만에 최고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탓 … 당분간 지속
광의유동성도 13.2% 상승, 5년 만에 최고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1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시중유동성도 큰 폭으로 상승해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
9일 한국은행은 3월 생산자물가 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 상승해 1998년 11월 11.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 1.7%에 이어 10월 3.4%를 기록해, 두달만에 상승폭이 두배로 뛰었으며, 올해 2월 6.8%로 넉달만에 또 상승폭이 두배 올랐다. 상승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산자물가, 전월 대비 1.7% 상승 = 3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1.7%를 나타내 1998년 2월 2.4% 이후로 가장 높았다.
생산자물가가 급등한 것은 농림수산품 가격이 축산물과 수산물을 중심으로 오르고,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 등 대부분 품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농림수산품 가격의 경우 쇠고기 값이 전월 대비 4.1% 내렸으나 돼지고기 값이 14.8%나 뛰었고 계란(6.3%), 닭고기(0.4%) 등이 올라 전체적으로 1.9% 상승했다.
공산품의 경우 원유, 곡물,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하면서 음식료품 및 담배, 석유제품, 화학제품, 금속 1차 제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3% 올랐다. 특히 음식료품 가운데는 비스킷(24.7%), 스낵과자(8.7%), 라면(3.6%) 등 가공식품과 배합사료(2.1%)의 오름 폭이 컸다. 석유제품은 경유(5.0%), 등유(10.4%) 가격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적금 증가, 유동성 증가세 지속 = 이와 함께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각종 통화·유동성 지표들은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광의유동성(L·말잔 기준) 증가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3.2%를 기록해 2003년 1월(13.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평잔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율은 전달 12.5%보다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03년 1월(13.9%)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년 이상의 정기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 증가율도 전달 11.4%에서 11.6%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시중유동성이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기업 및 가계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은 은행들이 수신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전달 17조5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에도 8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여기에 요구불예금이 전달 7조4000억원 감소에서 2월중 1000억원 증가했고 수시입출금식 예금도 9조7000억원 감소에서 2조원 증가로 전환하는 등 결제성예금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시중 유동성 증가의 배경이 됐다.
특히 이날 함께 발표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3월중 광의통화 증가율과 금융기관 유동성 증가율은 2월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13%대 중반과 11% 후반으로 각각 추정돼 시중유동성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이어질듯 =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급등한데다 시중유동성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물가도 불안하다.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9% 상승해 4%대에 근접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3.6%로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의 최대치인 3.5%를 넘어선 뒤 4개월째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상승추세는 시중유동성 증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우려된다.
한은은 “유가가 최고점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갑자기 꺾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유가 상승이 계속되는 한 당분간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은은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는 한편 수신 확대에도 열을 올리면서 유동성 증가 폭도 확대됐다”며 “유동성 증가는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탓 … 당분간 지속
광의유동성도 13.2% 상승, 5년 만에 최고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1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시중유동성도 큰 폭으로 상승해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
9일 한국은행은 3월 생산자물가 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 상승해 1998년 11월 11.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 1.7%에 이어 10월 3.4%를 기록해, 두달만에 상승폭이 두배로 뛰었으며, 올해 2월 6.8%로 넉달만에 또 상승폭이 두배 올랐다. 상승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산자물가, 전월 대비 1.7% 상승 = 3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1.7%를 나타내 1998년 2월 2.4% 이후로 가장 높았다.
생산자물가가 급등한 것은 농림수산품 가격이 축산물과 수산물을 중심으로 오르고,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 등 대부분 품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농림수산품 가격의 경우 쇠고기 값이 전월 대비 4.1% 내렸으나 돼지고기 값이 14.8%나 뛰었고 계란(6.3%), 닭고기(0.4%) 등이 올라 전체적으로 1.9% 상승했다.
공산품의 경우 원유, 곡물,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하면서 음식료품 및 담배, 석유제품, 화학제품, 금속 1차 제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3% 올랐다. 특히 음식료품 가운데는 비스킷(24.7%), 스낵과자(8.7%), 라면(3.6%) 등 가공식품과 배합사료(2.1%)의 오름 폭이 컸다. 석유제품은 경유(5.0%), 등유(10.4%) 가격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적금 증가, 유동성 증가세 지속 = 이와 함께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각종 통화·유동성 지표들은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광의유동성(L·말잔 기준) 증가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3.2%를 기록해 2003년 1월(13.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평잔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율은 전달 12.5%보다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03년 1월(13.9%)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년 이상의 정기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 증가율도 전달 11.4%에서 11.6%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시중유동성이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기업 및 가계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은 은행들이 수신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전달 17조5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에도 8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여기에 요구불예금이 전달 7조4000억원 감소에서 2월중 1000억원 증가했고 수시입출금식 예금도 9조7000억원 감소에서 2조원 증가로 전환하는 등 결제성예금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시중 유동성 증가의 배경이 됐다.
특히 이날 함께 발표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3월중 광의통화 증가율과 금융기관 유동성 증가율은 2월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13%대 중반과 11% 후반으로 각각 추정돼 시중유동성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이어질듯 =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급등한데다 시중유동성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물가도 불안하다.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9% 상승해 4%대에 근접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3.6%로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의 최대치인 3.5%를 넘어선 뒤 4개월째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상승추세는 시중유동성 증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우려된다.
한은은 “유가가 최고점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갑자기 꺾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유가 상승이 계속되는 한 당분간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은은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는 한편 수신 확대에도 열을 올리면서 유동성 증가 폭도 확대됐다”며 “유동성 증가는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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