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홍보·마케팅, 남편은 생산을 책임집니다”
대를 이은 인삼농사 밑천삼아 6년근 인삼으로 승부
농촌에서 태어나 농부를 만나 결혼한 김선자(41) 홍삼팜 대표의 순박한 표정에는 고집이 묻어났다. 스물네살 나이에 남편 정의택(44)씨를 만나 “농사를 짓겠다”며 결혼한 그는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에서 남편과 함께 선대부터 이어온 인삼농사를 이어가고 있다.
남편은 인삼재배를 맡고 김 대표는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남편 정씨가 홍보·마케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정해 준 덕분에 농장 대표직을 맡고 있다.
◆신지식농업인에 선정 = 결혼과 함께 인삼농사를 시작한 김선자 대표는 6년근 인삼 재배에 승부수를 던지고 고집스레 ‘6년근’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인삼밭이 8ha 가까이 되는데 6년근만 고집할 게 아니라 일부는 4년근일 때 캐서 팔면 어떨까 하는 유혹을 느낀 적도 있었지만 참았다”며 “한 두 해 더 빨리 캐서 조금이라도 돈을 마련할 수 있지만 6년근만 하기로 한 뜻이 꺾이느냐 꺾이지 않느냐가 중요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2년 태풍 루사로 인삼밭이 모두 황폐화된 뒤 “왜 농사를 짓는다고 했을까” 후회했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설치해 둔 해가림막은 모두 찢기고 날라가 버렸고, 해가림막을 지탱하는 나무들은 밭을 몇 이랑씩 뒤집고 쓰러졌다. 김 대표는 “몇 년을 키워온 인삼이 고스란히 망가져버린 모습을 보면서 수년씩 키워온 아이를 잃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굴하지 않았다. 6년근 인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직접 제조한 ‘쌀겨 미생물(쌀겨 90%와 게르마늄 맥반석 게껍질을 혼합해 발효)을 4~5근에 뿌렸다. 관행으로 이어오는 농법에선 4~5년근이 썩는 것을 막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지만 김 대표는 5년전부터 ‘친환경 농법’을 고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선정한 ‘2008년도 신지식농업인’에 뽑혔다. 쌀겨농법을 인삼재배에 적용해 병해충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청정홍삼연구회 △청정강원홍삼 작목반 및 경작인협회 등 인삼재배 농가의 조직화를 선도한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농식품부 경영인력과 관계자는 “신지식농업인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 농업인”이라며 “혼자 농사 잘 짓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주변에 선진농법을 전파해 농업인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에게 주어진다”고 말했다.
◆“준비된 자녀에게 농업 물려줄 것 ” = 김 대표는 6년근 수삼과 홍삼, 홍삼엑기스 등 6년근 상품만 시장에 내놓는다. 홍삼팜의 홈페이지(www.6hongsam.com)도 6년근으로 특화된 업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홍삼을 가공해 ‘홍삼주’와 ‘절편연질홍삼’을 만들어 특허를 취득했다. 홍삼을 얇게 썰어 씹어 먹기 좋게 부드러운 상태로 만든 ‘절편연질홍삼’은 꿀에 담근 홍삼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좋아한다.
김 대표가 ‘6년근 인삼’만 고집한 덕분에 최근 인삼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홍삼팜은 5억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홍삼팜에서 생산한 제품을 대형 홈쇼핑에 입점하는 게 목표다. 고부가가치 농산물 판매를 강화하려는 국내 대표적인 홈쇼핑업체에서 3년동안 수수료 없이 판매를 대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입점요건을 갖추기 위해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대를 이어온 인삼농사를 자녀들이 이어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원칙이 있다. 그는 “아이들이 인삼농사를 이어받으면 좋겠지만 준비가 안돼 있으면 물려줄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횡성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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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은 인삼농사 밑천삼아 6년근 인삼으로 승부
농촌에서 태어나 농부를 만나 결혼한 김선자(41) 홍삼팜 대표의 순박한 표정에는 고집이 묻어났다. 스물네살 나이에 남편 정의택(44)씨를 만나 “농사를 짓겠다”며 결혼한 그는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에서 남편과 함께 선대부터 이어온 인삼농사를 이어가고 있다.
남편은 인삼재배를 맡고 김 대표는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남편 정씨가 홍보·마케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정해 준 덕분에 농장 대표직을 맡고 있다.
◆신지식농업인에 선정 = 결혼과 함께 인삼농사를 시작한 김선자 대표는 6년근 인삼 재배에 승부수를 던지고 고집스레 ‘6년근’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인삼밭이 8ha 가까이 되는데 6년근만 고집할 게 아니라 일부는 4년근일 때 캐서 팔면 어떨까 하는 유혹을 느낀 적도 있었지만 참았다”며 “한 두 해 더 빨리 캐서 조금이라도 돈을 마련할 수 있지만 6년근만 하기로 한 뜻이 꺾이느냐 꺾이지 않느냐가 중요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2년 태풍 루사로 인삼밭이 모두 황폐화된 뒤 “왜 농사를 짓는다고 했을까” 후회했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설치해 둔 해가림막은 모두 찢기고 날라가 버렸고, 해가림막을 지탱하는 나무들은 밭을 몇 이랑씩 뒤집고 쓰러졌다. 김 대표는 “몇 년을 키워온 인삼이 고스란히 망가져버린 모습을 보면서 수년씩 키워온 아이를 잃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굴하지 않았다. 6년근 인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직접 제조한 ‘쌀겨 미생물(쌀겨 90%와 게르마늄 맥반석 게껍질을 혼합해 발효)을 4~5근에 뿌렸다. 관행으로 이어오는 농법에선 4~5년근이 썩는 것을 막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지만 김 대표는 5년전부터 ‘친환경 농법’을 고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선정한 ‘2008년도 신지식농업인’에 뽑혔다. 쌀겨농법을 인삼재배에 적용해 병해충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청정홍삼연구회 △청정강원홍삼 작목반 및 경작인협회 등 인삼재배 농가의 조직화를 선도한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농식품부 경영인력과 관계자는 “신지식농업인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 농업인”이라며 “혼자 농사 잘 짓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주변에 선진농법을 전파해 농업인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에게 주어진다”고 말했다.
◆“준비된 자녀에게 농업 물려줄 것 ” = 김 대표는 6년근 수삼과 홍삼, 홍삼엑기스 등 6년근 상품만 시장에 내놓는다. 홍삼팜의 홈페이지(www.6hongsam.com)도 6년근으로 특화된 업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홍삼을 가공해 ‘홍삼주’와 ‘절편연질홍삼’을 만들어 특허를 취득했다. 홍삼을 얇게 썰어 씹어 먹기 좋게 부드러운 상태로 만든 ‘절편연질홍삼’은 꿀에 담근 홍삼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좋아한다.
김 대표가 ‘6년근 인삼’만 고집한 덕분에 최근 인삼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홍삼팜은 5억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홍삼팜에서 생산한 제품을 대형 홈쇼핑에 입점하는 게 목표다. 고부가가치 농산물 판매를 강화하려는 국내 대표적인 홈쇼핑업체에서 3년동안 수수료 없이 판매를 대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입점요건을 갖추기 위해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대를 이어온 인삼농사를 자녀들이 이어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원칙이 있다. 그는 “아이들이 인삼농사를 이어받으면 좋겠지만 준비가 안돼 있으면 물려줄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횡성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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