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 | 마잉주의 타이완 ③ 양안(중국대륙-타이완)관계

‘두개의 중국’ 현실깨기 어려울듯

지역내일 2008-04-15
92년 합의 기초한 협상도 난관 전망 … ‘친대륙’ 마잉주 시험대

‘양안공동시장’을 주창해 온 마잉주 정부가 출범하면 양안(대륙-타이완) 간 경제, 사회, 문화 분야의 교류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치적 문제로 들어가면 상황은 간단하지 않다. 현 양안관계는 근본적인 모순과 문제점을 잠시 덮어둔 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양안 관계를 규정하는 기본 틀은 1992년 중국대륙과 타이완 간에 합의된 ‘92공식(共識)’이다.
‘92공식’은 1992년 11월 대륙의 해협양안관계협의회와 타이완의 해협교류기금회가 “해협양안 모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되 ‘하나의 중국’의 의미에 대해서는 각자 서로 다른 인식을 갖고 있음을 인정한다”고 합의한 것이다.
양안이 ‘92공식’을 도출한 이유는 실무적인 필요성 때문이었다. 타이완 측에서는 1990년 정부의 위임을 받은 해협교류기금회를 설립했고 대륙 측도 중공 중앙 타이완판공실과 국무원 타이완판공실의 주도로 1991년 해협양안관계협회를 설립했다.
‘92공식’이 양측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기는 하지만 문서로 남겨지지 않은 데다가 법적 구속력도 없어서 양안관계를 규정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합의 어려운 ‘양안 관계’ = ‘92공식’을 기초로 협상을 진행하면 될 것 같지만 실제 상황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92공식’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만 합의했지 ‘중국’을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으로 할지, 타이완의 중화민국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 ‘하나의 중국’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합의하기는 불가능하다.
대륙식 ‘하나의 중국’에 대한 타이완 내부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8년간 집권해온 첸수이벤 총통의 민진당 정권은 ‘92공식’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중국 경화시보는 마 당선자와 첸 총통가 1일 회담을 갖고 ‘92공식’을 집중 논의했다며 1시간여의 회담 중 3/4을 이 문제에 할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92공식’의 존재여부에 대한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타이완인 대부분이 대륙식 ‘하나의 중국’을 반대하고 있다. 중국 시사주간지 남풍창은 최근호(1일자)에서 “현재 타이완 내 상황은 친국민당 내에서도 중화민국 국기와 국호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여기고 있으며 친민진당 지지층 18%는 부패가 아무리 심해도 민진당에 투표할 것이다”고 전했다.

◆마잉주 ‘속내’는 = 민심을 중시하는 마잉주가 이 같은 타이완인의 여론을 무시한 채 대륙과의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 국민당이 ‘중국의 통일’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예전의 국민당이 아니라는 점이 양안 간 정치적 관계의 앞날을 낙관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 당선자 본인도 ‘하나의 중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친대륙’은 경제살리기와 평화안정을 위한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중국논단사 첸요우웨이 사장은 지난 3월 31일 연합조보 기고문에서 “이번 대선에서 국민당이 승리한 원인은 1/3은 효과적인 선거전략, 1/3은 재야에서의 청렴한 태도, 1/3은 본토화 전략, 곧 국민당의 타이완화이다”고 밝혔다.
그는 “첸수이벤의 본토의식은 타이완 독립 추구이고 마잉주의 본토의식은 ‘중화민국’ 유지로서 둘은 구별되지만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타이완 주권 독립의 모토를 유지한다는 것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미 ‘타이완화’된 마잉주 당선자가 ‘중국 속 타이완’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샤먼대학 타이완연구원 첸시안차이 부교수는 중국평론 4월호에 발표한 글에서 △‘하나의 중국’이라는 양안 관계의 현실을 무시하는 마잉주의 발언 △‘두 개의 중국’을 사실상 인정하는 중화민국의 역사적 정의 문제 △국제무대에서의 ‘하나의 중국’에 대한 도전 등이 향후 양안관계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제호 리포터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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