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에 창업 … “나도 할 수 있는데 로얄티주고 수입할 수 없어”
서은정(42) 프랜토피아 대표는 28세에 창업을 했다.
진주 경상대학교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그는 육종회사에 다니는 선배들이 국내에 재배하는 품종들을 수입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존심이 상했다.
서 대표는 “외국인들이 우리에게 파는 것처럼 나도 그들에게 팔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게 사업의 시초”라고 말했다.
◆어머니 땅 50평에서 시작 = 국내 원예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는 수입품종에 대한 로얄티 지급 문제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지적재산권 협정에 따라 지난 1998년 이후 농작물품종보호제도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정부가 로열티지급을 의무화한 작물은 150여 품종에 이른다.
서 대표는 조직배양기술을 통해 국내 우수 품종을 대량 생산해 농가에 저가에 공급하면 수입농산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28세 되던 1994년 ‘프랜토피아’를 창업했다.
프랜토피아의 시작은 50평짜리 버섯사였다. 1994년 서 대표는 진주에 있는 어머니의 땅 일부를 빌려 배양실과 멸균작업실, 식사하고 잠을 잘 수 있는 간단한 생활공간을 갖춘 작은 규모의 작업장을 만들었다. 자금이 없었던 그는 스스로 시설을 지어야 했다.
그는 “모를 대량생산하는 과정도 어려웠지만 판매는 더 힘들었다”며 “화훼업체가 주로 경기도에 집중돼 있어 진주에서 직접 트럭을 몰고 열시간 걸려 경기도까지 생산한 모종을 배달했다”고 말했다.
프랜토피아는 지난 2000년 진주시가 추진한 ‘수출 호접란 대량증식 신기술보급’ 시범농장에 선정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자치단체에서 프랜토피아의 조직배양기술을 인정했고 이를 통해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의 기틀도 잡게 됐다.
서 대표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토대로 조직배양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농민들 사이에 그가 생산한 모종이 병충해에 강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는 수익의 대부분을 기술개발과 시설확충에 투자하면서 계속 사세를 확장했다.
현재 프랜토피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생상인큐베이터(그로스챔버)를 갖춘 조직배양실과 고랭지육묘장이 딸린 연구단지 그리고 분화용육묘실 등을 포함한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딸기 관엽 임목류 등의 조직배양묘 200만본 △뷰티풀 젤리풀 미니장미 등 관상용 생활원예상품 5만여개를 합해 연간 160여종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새로운 도약 위한 ㈜예농 설립 = 서은정 대표는 화훼류 관엽류 임목 등 150여 품목에 걸쳐 독보적인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실력은 프랜토피아가 2003년 국제표준화기구(ISO)9001인증, 2006년 혁신기업(이노비즈) 선정, 대한민국 농업과학기술상 대통령 표창으로 평가받았다. 2007년에는 동아대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분자육종기술을 이용한 신품종 분화국화를 개발했다.
서 대표는 조직배양묘 뿐 아니라 조직배양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화훼 상품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05년에 원예치료용 상품으로 만든 ‘젤리풀’과 2006년에는 팬시상품으로 선보인 ‘뷰티풀’은 그해 농특산물 아이디어 상품공모전에서 각각 아이디어상과 우수상을 수상했고 프랜토피아의 수익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프랜토피아는 쉬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약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서 대표는 지금 ‘분자육종’과 함께 ‘2차대사산물’을 기반으로 미래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2차대사산물은 식물의 2차대사과정에서 생성되지만 식물 생장과 발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 식물체가 방출하는 쓰레기 정도로 취급됐지만 지금은 식물체의 ‘환경인식, 정보교환, 다른 생명체와의 교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라고 밝혀져 있다. 그는 “2차대사산물을 조직배양하면 좁은 공간에서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 대표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과 가공식품, 2차 대사물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프랜토피아 관계사 ㈜예농을 설립했다. 식물조직배양연구소이자 조직배양묘 생산에 특화된 프랜토피아를 토대로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진출하는 그는 이제 새로운 단계의 사업에 접어들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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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정(42) 프랜토피아 대표는 28세에 창업을 했다.
진주 경상대학교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그는 육종회사에 다니는 선배들이 국내에 재배하는 품종들을 수입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존심이 상했다.
서 대표는 “외국인들이 우리에게 파는 것처럼 나도 그들에게 팔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게 사업의 시초”라고 말했다.
◆어머니 땅 50평에서 시작 = 국내 원예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는 수입품종에 대한 로얄티 지급 문제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지적재산권 협정에 따라 지난 1998년 이후 농작물품종보호제도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정부가 로열티지급을 의무화한 작물은 150여 품종에 이른다.
서 대표는 조직배양기술을 통해 국내 우수 품종을 대량 생산해 농가에 저가에 공급하면 수입농산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28세 되던 1994년 ‘프랜토피아’를 창업했다.
프랜토피아의 시작은 50평짜리 버섯사였다. 1994년 서 대표는 진주에 있는 어머니의 땅 일부를 빌려 배양실과 멸균작업실, 식사하고 잠을 잘 수 있는 간단한 생활공간을 갖춘 작은 규모의 작업장을 만들었다. 자금이 없었던 그는 스스로 시설을 지어야 했다.
그는 “모를 대량생산하는 과정도 어려웠지만 판매는 더 힘들었다”며 “화훼업체가 주로 경기도에 집중돼 있어 진주에서 직접 트럭을 몰고 열시간 걸려 경기도까지 생산한 모종을 배달했다”고 말했다.
프랜토피아는 지난 2000년 진주시가 추진한 ‘수출 호접란 대량증식 신기술보급’ 시범농장에 선정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자치단체에서 프랜토피아의 조직배양기술을 인정했고 이를 통해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의 기틀도 잡게 됐다.
서 대표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토대로 조직배양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농민들 사이에 그가 생산한 모종이 병충해에 강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는 수익의 대부분을 기술개발과 시설확충에 투자하면서 계속 사세를 확장했다.
현재 프랜토피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생상인큐베이터(그로스챔버)를 갖춘 조직배양실과 고랭지육묘장이 딸린 연구단지 그리고 분화용육묘실 등을 포함한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딸기 관엽 임목류 등의 조직배양묘 200만본 △뷰티풀 젤리풀 미니장미 등 관상용 생활원예상품 5만여개를 합해 연간 160여종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새로운 도약 위한 ㈜예농 설립 = 서은정 대표는 화훼류 관엽류 임목 등 150여 품목에 걸쳐 독보적인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실력은 프랜토피아가 2003년 국제표준화기구(ISO)9001인증, 2006년 혁신기업(이노비즈) 선정, 대한민국 농업과학기술상 대통령 표창으로 평가받았다. 2007년에는 동아대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분자육종기술을 이용한 신품종 분화국화를 개발했다.
서 대표는 조직배양묘 뿐 아니라 조직배양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화훼 상품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05년에 원예치료용 상품으로 만든 ‘젤리풀’과 2006년에는 팬시상품으로 선보인 ‘뷰티풀’은 그해 농특산물 아이디어 상품공모전에서 각각 아이디어상과 우수상을 수상했고 프랜토피아의 수익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프랜토피아는 쉬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약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서 대표는 지금 ‘분자육종’과 함께 ‘2차대사산물’을 기반으로 미래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2차대사산물은 식물의 2차대사과정에서 생성되지만 식물 생장과 발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 식물체가 방출하는 쓰레기 정도로 취급됐지만 지금은 식물체의 ‘환경인식, 정보교환, 다른 생명체와의 교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라고 밝혀져 있다. 그는 “2차대사산물을 조직배양하면 좁은 공간에서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 대표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과 가공식품, 2차 대사물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프랜토피아 관계사 ㈜예농을 설립했다. 식물조직배양연구소이자 조직배양묘 생산에 특화된 프랜토피아를 토대로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진출하는 그는 이제 새로운 단계의 사업에 접어들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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