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금융협회장들의 난데없는 ‘특검성명’

지역내일 2008-04-16
인사태풍 앞두고 이틀 만에 뚝딱
특검 마무리 단계서 ‘뒷북’ ... ‘코드맞추기’ 논란

8개 금융협회의 기관장들이 15일 난데없이 삼성특검에 대한 성명을 내놓았다. 지난 주말 회동에서 전격 합의했고 이틀 만에 만들어졌다. 언론사 기사작성체계상 보도되기 어려운 시점인 오루 3시쯤에 배포된 점도 서둘렀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용은 ‘삼성특검이 장기화되면 안 된다는 것’. 전경련, 경총 등 기업중심의 이익단체들이 내놓은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정부가 인사권을 쥐고 있는 금융공공기관에 불어 닥친 인사태풍이 금융협회를 포함한 유관기관까지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특검은 이틀 후인 17일이면 최종수사보고가 나올 예정이고 삼성그룹에서도 개선방안을 준비하는 등 마무리단계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최종수사발표 이틀 전에 “장기수사 안 돼” = 삼성 특검은 두 번의 기간 연장마저 23일로 마무리된다. 105일간의 장정을 앞두고 17일 최종발표가 예정돼 있다. 사실상 특검이 마무리된 셈이다. 현재는 발표문을 수정하는 단계다. 삼성그룹도 벌써부터 쇄신안 마련에 분주할 정도로 종착역이 눈앞에 와 있는 상태다.
금융협회장들의 “특검 장기화 반대”가 난데없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률을 높이려는 정부와 코드 맞추기를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내용도 전국경제연합회 경제인총연합회 등 기업 이익단체의 그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 그동안 금융협회에서는 대기업 조사에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아 이번 조치에 또다른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회장, 기업은행장, 우리은행장 등 정부관련 은행장들의 사표제출 통보가 이뤄진 가운데 유관기관장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었다. 협회장 대부분은 ‘낙하산’인사여서 이들 역시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은행연합회장 등에 대해서는 ‘사표설’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
8개 협회장엔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황건호 증권업협회장, 남궁훈 생명보험협회장, 이상용 손해보험협회장, 김석원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 나종규 여신금융협회장, 이종남 선물협회장 등이 포함됐다. 증권, 자산운용, 선물협회는 내년 2월에 통합될 예정이므로 현재 교체대상에선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남궁훈 생보협회장은 관료출신이라는 점 등으로 사퇴압력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관료 출신인 이상용 손보협회장과 김석원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비록 임기가 많이 남아있지만 기업은행장 등의 사례를 볼때 안정권에 있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이 회장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부산고를 거쳤으며 참여정부시절인 지난해에 임명됐다. 여신협회장 자리는 회원사 대표가 돌아가면서 맡고 있어 이번 인사태풍에선 벗어나 있다.

◆삼성특검 때문에 금융불안? = ‘이제는 국가경제와 금융을 생각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나온 ‘삼성특검 장기화에 따른 금융업계의 입장’에선 모두 3가지를 말하고 있다. △삼성특검 장기화에 대한 우려 △삼성그룹의 재도약 기대 △금융업계의 노력 다짐 등이다.
먼저 “대외악재와 금융시장 불안 등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에 대한 특검수사의 장기화로 당사자인 삼성뿐만 아니라 국민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삼성 문제의 장기화는 우리경제와 금융시장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며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의 비중으로 볼 때 삼성문제의 장기화는 금융시장에 잠재적인 불안요인이 되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에게는 “국내 총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이라고 다시 강조한 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개혁을 통해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는 진정한 선진기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금융업계가 국가경제의 활성화와 선진국 진입을 위한 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내놓았다. 협회장들은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금융업계에는 규제완화를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경제의 활성화에 금융부문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 경제가 대기업의 부정부패와 관련된 조사로 흔들거리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 많은 사례에서 나왔다”며 “대기업 조사는 단기적으로는 악재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호재가 된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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