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정철웅)

지역내일 2008-05-19
상식일탈 시대

부동산 매매 격언에 ‘사고싶은 가격에 내놓아라’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네 정치협상이나 노사협상시엔 ‘팔고 싶은 가격’만 제시할 뿐 정작 ‘사고 싶은 가격’은 내놓질 않는다. 따라서 거래는커녕 오히려 감정대립에 의한 거래가격만 높였다가 결국 서로 망가지고 손해만 보게 된다. 한마디로 그 흔하고 흔하게 입에 붙어다니는 ‘상식(常識)’을 외면한 결과이리라.
요즈음 상식의 외면이나 미숙에서 초래한 ‘상식파동 공화국’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선 정치 분야와 관련된 예를 들어보자. 지난 4ㆍ19총선시의 지역별 ‘편식’ 투표 파동, 공천헌금에 의한 ‘전(錢)’국구의원 파동, 노무현정부 정책에 대한 급가속 퇴출 파동, 축재와 범법 의혹논란이 있었던 소위 ‘강부자’고위직 파동, 고객숙인 협상이라고 항의하는 쇠고기 수입 파동들이다.
또한 우리 사회 곳곳엔 크고 작은 상식 파동들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이념논쟁’을 재론하는 듯한 일부 좌파들의 ‘좌향좌(左向左)!’파동이 있다. ‘잃어버린 10년’이란 깃발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일부 우파들이 아예 ‘빼앗긴 10년’이란 복수(?)의 칼로 바꾸겠다라는 ‘우향우(右向右)!’ 파동이 요동친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새로 탄생한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자 안달하는 고급지식인, 특히 폴리페서들의 ‘상향상(上向上)!’이라는 용비어천가 파동이 있다. 권력과 재력의 대리인들이 나서서 아랫것들을 향해 채찍질로 ‘하향하(下向下)!’를 강요하는 파동이 있다. 거액탈세의혹과 부(富)의 은밀한 대물림이 ‘부향부(富向富)!’로 불거지는 파동이 있다. 무능력의 표상쯤으로 여겨지는 가난의 대물림과 패자부활전을 용인치 않으려는 ‘빈향빈(貧向貧)!’이란 파동이 있다. 가장 가까워야할 노사라는 동업자끼리 ‘노향노(勞向勞)!’와 ‘사향사(使向使)!’라고 분기탱천하고 있음은 멍청한 상식파동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불량식품파동의 경우처럼 불량상식파동도 냄비처럼 들끓다가 유야무야 될 것이며, 결국 고통을 수반하는 국민 추락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국어사전에 상식이란 ‘일반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일반적인 지식·이해력·판단력’이라 했다. 그리고 상식가(常識家)란 ‘세상 일반의 보편적인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이에 준거한 상식의 의미를 피력해본다.
첫째, 상식은 적당주의나 대강대강이 아니다. 어느 국내철학자가 ‘철학이란 꼼꼼히 따져보는 일’이라 간략했던 바, 상식은 일정 부분 철학처럼 꼼꼼하게 따지는 데서 출발한다.
둘째, 상식은 온정주의나 연고주의를 배제한다. 상식은 ‘좋고 싫음’의 잣대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잣대에 따른다.
셋째, 상식은 고정관념류 개념이 아니다. 당면한 시대와 환경, 그리고 대상에 따라 ‘보편 타당한 미래적 논리’를 헤아린다.
넷째, 상식은 중도나 야합이 아니다. 물에 술탄듯한 경우가 아니고 술에 물탄듯한 경우도 아니다. 물은 물의 기능을 유지하고 술은 술의 기능을 유지토록 하되 서로의 상생역할을 견인해내는 것이 상식이다.
다섯째, 상식은 부분과 전체의 합이다. 나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숲도 살피는 것이 상식이다. 상식은 ‘강남주민’의 입장과 ‘노숙자’의 입장까지도 살피고 종과 횡을 아우르는 지혜를 담아내는 것이다.
이제까지 업급한 상식의 의미를 한마디로 요약해서 ‘지속가능한 상식’이라 정의해본다. 이에 ‘국가지속가능 상식위원회’ 설립을 제안한다. 만약 이 설립 제안이 적절치 않다면 현 ‘국가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에 ‘상식가’ 분들을 포함시켜도 좋을 듯 싶다. 또한 ‘노사정위원회’에 민(民)을 추가, ‘노사민정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민의 몫으로 ‘상식가’ 분들을 포함시켜도 될 것이다.
실용주의와 선진화의 길도 지속가능한 상식의 선상에서 출발함이 어떨까. 수개월째 지속되는 국가수지 적자와 고유가 행진이란 불안한 경고등 앞에서 특히 정치인들이 착용하고 있는 비상식의 ‘선글라스’를 벗고 지속가능한 상식에 의거한 국리민복의 투명한 안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된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상임고문
정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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