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농촌 만드는 게 나의 일 ”
농촌에서 엔지오활동 20여년 … 생산·가공·판매도 열심
임연화(44) 나주여성농업인센터 소장은 1987년부터 농촌사회활동에 뛰어들었다. 그의 나이 스무 세 살 때였다.
대학에서 문화운동을 한 임 소장은 그해 부당한 수세 징수에 항의하는 나주지역 농민들의 대열에 뛰어들었다. 그는 가톨릭농민회 회원들과 마을을 돌면서 교육을 하다 농민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농촌복지향상에 힘이 될 수 있다면” = 임연화 소장은 ‘아스팔트 농사’라 불리는 대정부 집회 못지않게 여성농업인의 실질적인 복지 향상을 위해 매진했다.
1990년 나주농민회와 1996년 나주여성농민회 창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임 소장은 2002년 1월엔 여성농업인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여성농민회 일도 바빴지만 농촌에 사는 여성들이 사회로부터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제도와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2001년 12월 농림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채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농업인센터 문을 열자마자 한글교실을 시작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 뿐 아니라 40~50대 여성농업인 중에도 한글을 모르는 이들이 있었다. 임 소장은 마을을 돌면서 문맹을 드러내놓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배움을 설득했다. 그는 한글교실 졸업식날 그동안 배우지 못한 사연을 직접 쓰고 구구절절 읽어내려가는 농업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06년부터는 농촌으로 시집온 결혼이민자를 위한 한글교실을 열고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과 공부방도 마련했다. 임 소장은 “나주에만 400여 다문화가정이 있는데 한 집에 자녀 2명씩이 있다해도 1000여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있다”며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 많이 분포돼 있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주여성농업인센터에서 시작한 한글교실은 센터와 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나주 동신대학에서 운영하면서 더 체계화됐다.
임 소장은 바자회도 비중있게 진행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한 바자회는 사용하지 않고 집안에 팽개쳐져 있는 잡동사니라도 다른 집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바자회 출품 물건은 광주 전주 서울 등 가깝고 먼 도시에서 사람과 사람을 통해 들어온다.
그는 “바자회는 물건을 아껴쓰고 나눠쓰는 운동을 넘어 집안의 기를 순환시키는 효과도 있다”며 “센터에서 시작한 많은 일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고 있어 흡족하다”고 말했다.
◆‘알콩달콩’ 농사도 = 나주여성농업인센터는 지역농업 발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임 소장은 지난 2003년부터 ‘나주배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다. 전국에 이름난 나주배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모든 공정에는 사람 손이 직접 가야 한다. 꽃가루 수정과 열매 솎아내기 봉지싸기 등 할 일은 많은데 고령화된 농촌에 일할 사람은 적었다.
임 소장은 도시의 아파트부녀회를 찾아가 ‘나주배지킴이’로 일할 사람을 구했다. 어렵사리 사람을 구했지만 일하는 사람도, 일손을 구하는 사람도 만족하지 못했다.
도시인들은 한 달 동안 하는 일이지만 농사가 힘들어 다음 해엔 하지 않으려 했고, 농가에서는 농사 망칠까봐 도움의 손길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임 소장은 나주배지킴이 일당을 센터에서 50% 부담하고 일하는 사람을 농가에 파견하기 전에 약간의 교육을 시켰다.
임 소장은 지난해엔 배 농사에 필요한 인력문제 해소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나주시에 제출했고, 올해부터는 나주시에서 배지킴이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판로개척을 위해서도 도시로 달려갔다. 아파트부녀회며 여성회 등을 돌며 직거래 장터를 뚫고 있다.
임 소장은 지역의 아이들과 친환경농업인을 위한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주부들은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에 외국산 농산물이 사용되는 것을 불안해 한다”며 “직접 친환경농사를 지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친환경영농을 하는 여성농업인 10여명과 함께 만든 ‘알콩달콩’ 작목반은 콩을 재배하고 가공·판매활동도 한다. 이들이 만든 장류는 나주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60여 학교 학생들이 먹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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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엔지오활동 20여년 … 생산·가공·판매도 열심
임연화(44) 나주여성농업인센터 소장은 1987년부터 농촌사회활동에 뛰어들었다. 그의 나이 스무 세 살 때였다.
대학에서 문화운동을 한 임 소장은 그해 부당한 수세 징수에 항의하는 나주지역 농민들의 대열에 뛰어들었다. 그는 가톨릭농민회 회원들과 마을을 돌면서 교육을 하다 농민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농촌복지향상에 힘이 될 수 있다면” = 임연화 소장은 ‘아스팔트 농사’라 불리는 대정부 집회 못지않게 여성농업인의 실질적인 복지 향상을 위해 매진했다.
1990년 나주농민회와 1996년 나주여성농민회 창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임 소장은 2002년 1월엔 여성농업인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여성농민회 일도 바빴지만 농촌에 사는 여성들이 사회로부터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제도와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2001년 12월 농림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채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농업인센터 문을 열자마자 한글교실을 시작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 뿐 아니라 40~50대 여성농업인 중에도 한글을 모르는 이들이 있었다. 임 소장은 마을을 돌면서 문맹을 드러내놓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배움을 설득했다. 그는 한글교실 졸업식날 그동안 배우지 못한 사연을 직접 쓰고 구구절절 읽어내려가는 농업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06년부터는 농촌으로 시집온 결혼이민자를 위한 한글교실을 열고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과 공부방도 마련했다. 임 소장은 “나주에만 400여 다문화가정이 있는데 한 집에 자녀 2명씩이 있다해도 1000여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있다”며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 많이 분포돼 있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주여성농업인센터에서 시작한 한글교실은 센터와 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나주 동신대학에서 운영하면서 더 체계화됐다.
임 소장은 바자회도 비중있게 진행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한 바자회는 사용하지 않고 집안에 팽개쳐져 있는 잡동사니라도 다른 집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바자회 출품 물건은 광주 전주 서울 등 가깝고 먼 도시에서 사람과 사람을 통해 들어온다.
그는 “바자회는 물건을 아껴쓰고 나눠쓰는 운동을 넘어 집안의 기를 순환시키는 효과도 있다”며 “센터에서 시작한 많은 일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고 있어 흡족하다”고 말했다.
◆‘알콩달콩’ 농사도 = 나주여성농업인센터는 지역농업 발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임 소장은 지난 2003년부터 ‘나주배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다. 전국에 이름난 나주배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모든 공정에는 사람 손이 직접 가야 한다. 꽃가루 수정과 열매 솎아내기 봉지싸기 등 할 일은 많은데 고령화된 농촌에 일할 사람은 적었다.
임 소장은 도시의 아파트부녀회를 찾아가 ‘나주배지킴이’로 일할 사람을 구했다. 어렵사리 사람을 구했지만 일하는 사람도, 일손을 구하는 사람도 만족하지 못했다.
도시인들은 한 달 동안 하는 일이지만 농사가 힘들어 다음 해엔 하지 않으려 했고, 농가에서는 농사 망칠까봐 도움의 손길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임 소장은 나주배지킴이 일당을 센터에서 50% 부담하고 일하는 사람을 농가에 파견하기 전에 약간의 교육을 시켰다.
임 소장은 지난해엔 배 농사에 필요한 인력문제 해소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나주시에 제출했고, 올해부터는 나주시에서 배지킴이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판로개척을 위해서도 도시로 달려갔다. 아파트부녀회며 여성회 등을 돌며 직거래 장터를 뚫고 있다.
임 소장은 지역의 아이들과 친환경농업인을 위한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주부들은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에 외국산 농산물이 사용되는 것을 불안해 한다”며 “직접 친환경농사를 지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친환경영농을 하는 여성농업인 10여명과 함께 만든 ‘알콩달콩’ 작목반은 콩을 재배하고 가공·판매활동도 한다. 이들이 만든 장류는 나주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60여 학교 학생들이 먹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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