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없는 미래’ / 마이클 네이글러 지음 / 두레 / 492쪽 / 2만2500원
비폭력은 과연 위대한가. 비폭력이 실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해왔는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책이 국내 출간됐다.
‘폭력없는 미래(The Search for a Nonviolent Future)’(마이클 네이글러 지음)는 폭력이란 무엇이고 왜 악화되는지, 폭력을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비폭력 탐구서’다.
2001년 출간된 이 책은 당시 폭력의 잔인함과 비폭력의 위대함을 실질적으로 설명해 ‘전미국도서상’(2002년)을 받을 정도로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인류 역사에서 비폭력이란 단어가 본격 등장한 것은 100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폭력이 원래부터 있어왔던 것이고, 약자의 무기가 아니라 강자의 무기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비폭력이 사람의 수나 무기로부터는 나올 수 없는 어떤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결론내린다.
저자가 소개하는 ‘비폭력 파워’ 대표 사례는 독일의 ‘로젠슈트라세 사건’. 1943년 2월 경찰과 게슈타포는 아직까지 자유로운 몸이었던 상당수의 유태인들을 체포했다. 그들은 유태인이 아닌 여인과 결혼한 이른바 ‘아리안 남편들’이었다. 그들은 로젠슈트라세 거리의 수용소로 실려 갔다. 이들의 아내와 어머니들이 수용소로 몰려들어 가족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숫자가 6000명을 넘어서자 나치 당국은 매우 당혹스러웠고 딜레마에 빠졌다. 마침내 여인들이 아닌 게슈타포가 굴복했다. 끌려간 남자들이 풀려났다. 1996년에야 자세히 밝혀졌지만 당시엔 히틀러 자신도 어떤 결정을 내리기를 거부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인류는 폭력의 문화에 푹 절어 전쟁을 게임을 보듯 텔레비전으로 감상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이 때문에 저자는 폭력의 문화를 미봉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한걸음 나아가 폭력이 없는 상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 마이클 네이글러는 캘리포니아대학 명예교수고 1980년초 ‘평화와 갈등 연구 프로그램’을 설립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평화학자중 한사람이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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