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자영업자 회생신청 급증

올 4월말, 지난해 신청건수 육박 … 경기 불황 반영, 증가 추세

지역내일 2008-05-22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 등이 높은 부채를 견디다 못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영상기기와 IT관련 기기를 생산해 판매하던 D사는 회사 매출이 꾸준히 올라 2004년 70억원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 해마다 매출액이 20억원씩 감소해 2007년에는 16억원에 그쳤다.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유통과 판매를 축소한 것이 화근이었다. 특히 2006년 협력업체인 I사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구조조정 차원에서 제품공급을 중단하자 문제가 더 커졌다. 중단된 제품을 자체 기술 개발하면서 영업적자가 누적됐고 자금압박은 심해졌다. 결국 D사는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결국 D사로 이어진 것이다.
회사를 퇴직한 김 모씨는 고시원을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2002년 건물을 신축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자금이 더 들어가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고시원에서 숙식을 하면서 버텼지만 결국 2005년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회생신청을 기각했다. 김씨는 난감했지만 마침 갖고 있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고시원을 운영할 수 있게 됐지만 그마저 오래가지 못하고 고시원 운영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졌다. 결국 사채를 끌어 쓴 김씨는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달 법원에 다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기업은 건설업체, 자영업은 의사가 많아 = 22일 대법원에 따르면 기업들의 회생절차 신청사건은 지난해 116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신청건수는 4월말 현재 75건으로 지난해의 65%를 넘어섰다. 특히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경우 올해 4월말 현재 신청건수가 29건에 달해 지난 한해 신청건수(29건)와 같아졌다. 회생절차는 개인의 경우 5억원 이상의 고액 채무자들로, 주로 자영업자들이 신청하는데 개인의 회생절차 사건 역시 늘고 있다. 올해는 4월말까지 47건이 신청돼 지난해 99건의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해 한 달 평균 신청건수가 8.5건이라면 올해는 11.7건으로 37.6%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용운 판사(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경기 불황과 맞물려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아진 것 같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건설업체의 신청이 많고 자영업자 중에서는 의사들의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채권자들 반발도 커져 = 회생절차 신청은 늘었지만 법원의 인가건수는 크게 떨어졌다.
인가를 받아야만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에 신청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기업 회생절차 의 경우 지난해 인가건수는 41건이지만 올해는 불과 6건에 그쳤다.
개인 고액채무자의 경우 지난해 인가건수가 27건이지만 올해는 2건뿐이다. 특히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4월말 현재 1건도 없다.
이 판사는 “회생절차는 개인회생과 달리 채권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채권자들이 동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자들이 기업을 존속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청산했을 때보다 크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합리적·경제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당장의 이익을 위해 회생절차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면 판사로서 힘이 빠진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원이 회생절차 인정에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다.
파산법 분야 전문가인 오수근 교수(이대 법대)는 “채권자가 동의를 하지 않으면 법원이 좀더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강제인가를 할 수도 있다”며 “최근 파산·회생사건이 급증하면서 채권자 보호를 위한 목소리가 높아진 것 역시 법원이 보수적으로 바뀌는데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산 사건 전문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원 전체적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판사들 중 일부가 회생절차신청 사건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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