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 서브프라임 사태 끝났나 다시(제목은 직전 것으로)

지역내일 2008-05-23
경기침체 길어지면 집값 불안 확산
인플레이션 겹쳐 개인소비 위축 ...경기부양책 효과 의문
주택가격 하락

미국의 경기침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문제에서 시작됐다. 서브프라임 부실사태로 투자은행들의 실적이 악화돼 풍부했던 유동성이 빠르게 감소했다.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고 개인들은 서둘러 소비를 자제하면서 서브프라임 문제는 실물로 넘어갔다. 미국 경제전반을 빠르게 침체국면으로 몰아갔다. 미국 경기가 하락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개인들의 가처분소득은 더욱 감소했고 모기지론 연체 급증에서 비롯된 서브프라임 문제는 제대로 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은행들의 대규모 상각과 최근 주택시장 개선조짐 등으로 ‘서브프라임 사태는 끝났다’고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주택시장 악화와 경기 침체가 서로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어 어느 한 쪽이 해결되지 않으면 서브프라임 문제는 미국 경제를 심각한 침체국면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헷갈리게 하는 지표들 =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0.6%로 나왔고 3월과 4월 ISM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수 등 산업활동 지표들도 소폭 반등했습니다. 비제조업고용의 4월 중 감소폭은 2만명에 그쳐 4개월 연속 하향세를 보였고 4월 실업률도 5%로 전월에 비해 0.1%p 줄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매출 역시 3월과 4월에 각각 0.4%, 0.5%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주요기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이 4월 조사에서는 70%로 나타났지만 이달엔 55.5%로 떨어졌다.
지난 2월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가 내놓은 기존주택 판매가 전달에 비해 2.9% 늘어난 것을 두고 미국 주택시장이 저점에 근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존주택판매가 7개월만에 증가했고 전문가들의 예상에서도 크게 벗어난 것이어서 전혀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다.

◆단단한 ‘서브프라임 악순환’ 고리 = 서브프라임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미국 주택시장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갚지 못하고 연체율이 증가하면 담보주택을 팔아치울 수밖에 없어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담보로 빌렸던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그만큼 대출을 상환해야 하므로 모기지 연체율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기존주택 판매가 증가한 것은 가격이 전년동기대비 8.2% 하락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1.8% 감소한 59만채를 기록했다. 신규주택착공 역시 전월대비 0.6% 감소했다. 기존주택의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히려 주택시장 침체국면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모기지 은행가 협회(MBA)와 전미 부동산중개업자 협회(NAR)는 신규주택건설이 증가세로 돌아서려면 내년 1분기는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소비 투자 고용 모두 부진 = 미국의 경기침체 정도가 심상치 않다.
가계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간당 임금의 연간 상승률은 2006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3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3.6% 상승에 그쳐 2006년 3월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용 감소폭이 줄면서 실업률이 상승세가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실업률은 5%대다. 원유가격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개인들의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전망이다. 은행들은 대출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기업들이 자금난 등으로 고정투자가 부진, 2분기부터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 미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3~1.2%로 석 달만에 1%p나 낮췄다. 실업율과 물가상승률도 5.5~5.7%, 3.1~3.4%로 높여 잡았다. 이는 주택시장의 장기침체와 신용위기에 고유가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이사회는 주택가격이 더 떨어지면 경기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IB(투자은행)들도 경기침체를 진단했다. 메릴린치와 UBS, 골드만삭스 등은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침체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들 대출조건 대폭 강화 = 은행들의 모기지 대출기준 강화는 서브프라임 문제의 장기화를 예견케 하는 대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주요 은행 대출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올 1분기에 모기지 대출기준을 강화했다고 답한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서브프라임(77.7%)뿐만 아니라 우량 모기지(62.3%) 대출기준도 매우 까다로워졌다.
“대출조건을 강화했다”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우량 모기지 대출기준을 강화했다는 대답은 지난해 3분기에만 해도 14.3%에 지나지 않았으나 4분기에 40.8%, 올 1분기엔 52.9%로 늘었다. 서브프라임 대출기준도 지난해 3분기에 56.3%의 은행이 “강화했다”고 답했으나 올 1분기엔 비중이 71.5%로 확대됐다.
또 우량 모기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대출수요가 줄었다는 대답의 비중은 각각 49.0%, 77.7%나 됐다. 이는 주택구매 수요가 줄고 전반적인 주택경기 위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모습 드러낸 인플레이션 악몽 = 고유가에서 시작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금리인하를 끝내고 하반기에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7월에 결제하는 연방펀드 선물가격에 따르면 6월 2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0.25%p를 인하할 가능성은 12%에서 8%로 떨어졌다. 6월에 동결할 경우 하반기 중에 금리를 0.25%p 높일 가능성은 82%로 올라섰다. 금리 인상은 경기보다는 물가를 더 중요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침체국면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진작책 성공할까 = 개인에겐 300~600달러, 결혼한 가정엔 600~1200달러의 세금을 환급해주고 자녀 한명당 300달러씩 추가로 지원해주는 ‘세금 환급’에 거는 기대가 크다. 1억3700만명 정도가 1167억달러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환급은 5월 중순부터 시작, 8월말이나 9월초쯤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진작효과가 나타나면 하반기 성장률이 연 0.5~1.0%p 상승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세금환급책에 대해 일시적인 경기부양효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메릴린치는 “미국 가계의 생활양상이 소비에서 저축으로 바뀜에 따라 세금환급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부양책으로 올 3분기에 미약한 정도의 회복세를 보인 이후 다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더블딥’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이다.
지난해 9월이후 2.25%p나 떨어진 금리인하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진작효과는 6개월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부터 효과가 일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용경색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어 모기지 금리가 오히려 상승,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미국 경제는 올 1분기에 완만한 경기침체에 진입했으며 본격적인 경제성장과 저성장 탈출은 2010년에 가서야 가능할것”이라며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정책당국의 적극저긴 재정과 금융정책의 결과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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