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인 박경리씨가 5일 오후 2시 45분께 폐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82세.
박씨는 지난해 7월 폐암 선고를 받고 투병해 왔으며 지난달 4일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박씨는 한달여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이날 오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산소호흡기가 제거된 뒤 곧 숨을 거뒀다.
1926년 10월 경남 통영에서 출생한 박씨는 1955년 8월 ‘현대문학’에 단편 ‘계산’이 소설가 김동리에 의해 추천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김약국의 딸들’ ‘파시’ ‘시장과 전장’ 등을 발표했다.
대작 ‘토지’는 1969년 현대문학에 1부가 연재된 뒤 ‘문학사상’ ‘월간경향’ ‘문화일보’ 등 매체를 옮기며 집필 25년만인 1994년 8월 원고지 4만장 분량으로 탈고했다.
토지는 1897년 하동 평사리에서 시작해 1945년 8월 해방까지 서울, 만주, 일본 등을 무대로 격동의 근대사를 살아가던 민중의 삶을 그렸다. 이 소설은 이후 어린이용 ‘토지’와 드라마, 영화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지난해에는 만화 ‘토지’가 출간된 바 있다.
박씨는 1980년부터 원주시 단구동에 정착했으며 1998년부터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토지’의 그늘이 너무 강해서인지 90년대 이후 박씨의 창작은 한동안 답보상태였다. 2003년 현대문학에 장편 ‘나비야 청산가자’를 3회 연재한 뒤 중단했으며, 최근 현대문학 4월호에는 신작시를 8년만에 발표하기도 했다.
박씨는 1950년 남편 김행도씨와 사별했으며 유족은 외동딸인 김영주(62) 토지문화관장과 사위 김지하(67) 시인이 있다.
그의 임종은 딸과 사위, 외손자들을 비롯해 소설가 박완서, 최일남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최유찬 연세대 교수, 김병익 문학과지성 상임고문, 이상만 정보문화사 사장 등이 지켜봤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5일 동안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박씨는 통영시에서 미리 준비한 산양읍 미륵산 기슭에 묻히게 된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박완서씨는 “8일 오전 8시 영결식을 하고 원주로 가서 토지문화관에 들른 후 원주시 단구동 자택터인 토지문학공원에서 노제를 진행하고 이튿날 통영 장지에서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박 씨에게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기로 했으며, 6일 오전 유족들에게 훈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고 박경리씨는
▲1926년 = 10월 28일 경남 통영시 명정리서 박수영씨 장녀로 출생. 본명 박금이 ▲1945년 = 진주고등여학교 졸업 ▲1946년 = 1월30일 김행도씨와 결혼 ▲1950년 = 12월25일 남편과 사별 ▲1955년 = 8월 ‘현대문학’에 김동리에 의해 단편 ‘계산’ 추천 ▲1956년 = 8월 ‘현대문학’에 단편 ‘흑흑백백’ 추천돼 본격적인 문단활동 시작 ▲1957년 = 단편 ‘불신시대’로 제3회 ‘현대문학’ 신인문학상 수상 ▲1958년 = 첫 장편 ‘연가’를 ‘민주신보’에 연재, 단편 ‘벽지’ ‘암흑시대’ 등 발표 ▲1959년 = 장편 ‘표류도’ 발표, 이 작품으로 제3회 내성문학상 수상 ▲1962년 = 전작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 발표 ▲1965년 = 장편 ‘시장과 전장’으로 제2회 한국여류문학상 수상. ▲1969년 = ‘토지’ 1부를 ‘현대문학’에 연재 ▲1972년 = ‘토지’ 1부로 제7회 월탄문학상 수상. ‘토지’ 2부를 ‘문학사상’에 연재 ▲1973년 = 4월 딸 영주씨, 시인 김지하와 결혼 ▲1977년 = ‘토지’ 3부를 ‘독서생활’, ‘한국문학’에 연재 ▲1979년 = 박경리 문학전집 전16권 간행 ▲1980년 = 토지문학관(원주시 단구동 742번지)에 정착 ▲1983년 = ‘토지’ 4부를 ‘정경문화’에 연재. 1983년 7~12월 ▲1985년 = 수필집 ‘원주통신’ 간행 ▲1987년 = ‘토지’ 4부를 ‘월간경향’에 연재 ▲1988년 = 시집 ‘못 떠나는 배’(지식산업사) 간행 ▲1990년 = 제4회 인촌상 수상 ▲1991년 = 8월 연세대 원주 캠퍼스에서 강의 시작 ▲1994년 = 집필 26년만에 ‘토지’ 탈고. 이화여대에서 명예문학박사학위. 10월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올해의 여성상‘ 수상. 12월 유네스코 서울위원회 ’올해의 인물‘로 선정 ▲1995년 = 3월 연세대 원주캠퍼스 객원 교수로 임용. ▲1996년 = 3월 제6회 ‘호암상 예술상’ 수상. 4월 칠레 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미스트랄 문학기념 메달’ 받음. 5월 토지문화재단 창립 발기인 대회 ▲1997년 = 연세대학교 용재 석좌교수로 임용. 사단법인 토지문화관 이사장 ▲1998년 = 토지문화관 착공, 1999년 6월 9일 개관 ▲2003년 = 4월 문화와 환경전문 계간지 ‘숨소리’ 창간 ▲2005년 = 11월 팔순잔치 ▲2007년 = 5월 만화가 오세영 작 만화 ‘토지’ 7권 출간(마로니에북스) ▲2008년 = 5월5일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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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지난해 7월 폐암 선고를 받고 투병해 왔으며 지난달 4일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박씨는 한달여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이날 오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산소호흡기가 제거된 뒤 곧 숨을 거뒀다.
1926년 10월 경남 통영에서 출생한 박씨는 1955년 8월 ‘현대문학’에 단편 ‘계산’이 소설가 김동리에 의해 추천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김약국의 딸들’ ‘파시’ ‘시장과 전장’ 등을 발표했다.
대작 ‘토지’는 1969년 현대문학에 1부가 연재된 뒤 ‘문학사상’ ‘월간경향’ ‘문화일보’ 등 매체를 옮기며 집필 25년만인 1994년 8월 원고지 4만장 분량으로 탈고했다.
토지는 1897년 하동 평사리에서 시작해 1945년 8월 해방까지 서울, 만주, 일본 등을 무대로 격동의 근대사를 살아가던 민중의 삶을 그렸다. 이 소설은 이후 어린이용 ‘토지’와 드라마, 영화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지난해에는 만화 ‘토지’가 출간된 바 있다.
박씨는 1980년부터 원주시 단구동에 정착했으며 1998년부터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토지’의 그늘이 너무 강해서인지 90년대 이후 박씨의 창작은 한동안 답보상태였다. 2003년 현대문학에 장편 ‘나비야 청산가자’를 3회 연재한 뒤 중단했으며, 최근 현대문학 4월호에는 신작시를 8년만에 발표하기도 했다.
박씨는 1950년 남편 김행도씨와 사별했으며 유족은 외동딸인 김영주(62) 토지문화관장과 사위 김지하(67) 시인이 있다.
그의 임종은 딸과 사위, 외손자들을 비롯해 소설가 박완서, 최일남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최유찬 연세대 교수, 김병익 문학과지성 상임고문, 이상만 정보문화사 사장 등이 지켜봤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5일 동안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박씨는 통영시에서 미리 준비한 산양읍 미륵산 기슭에 묻히게 된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박완서씨는 “8일 오전 8시 영결식을 하고 원주로 가서 토지문화관에 들른 후 원주시 단구동 자택터인 토지문학공원에서 노제를 진행하고 이튿날 통영 장지에서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박 씨에게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기로 했으며, 6일 오전 유족들에게 훈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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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경리씨는
▲1926년 = 10월 28일 경남 통영시 명정리서 박수영씨 장녀로 출생. 본명 박금이 ▲1945년 = 진주고등여학교 졸업 ▲1946년 = 1월30일 김행도씨와 결혼 ▲1950년 = 12월25일 남편과 사별 ▲1955년 = 8월 ‘현대문학’에 김동리에 의해 단편 ‘계산’ 추천 ▲1956년 = 8월 ‘현대문학’에 단편 ‘흑흑백백’ 추천돼 본격적인 문단활동 시작 ▲1957년 = 단편 ‘불신시대’로 제3회 ‘현대문학’ 신인문학상 수상 ▲1958년 = 첫 장편 ‘연가’를 ‘민주신보’에 연재, 단편 ‘벽지’ ‘암흑시대’ 등 발표 ▲1959년 = 장편 ‘표류도’ 발표, 이 작품으로 제3회 내성문학상 수상 ▲1962년 = 전작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 발표 ▲1965년 = 장편 ‘시장과 전장’으로 제2회 한국여류문학상 수상. ▲1969년 = ‘토지’ 1부를 ‘현대문학’에 연재 ▲1972년 = ‘토지’ 1부로 제7회 월탄문학상 수상. ‘토지’ 2부를 ‘문학사상’에 연재 ▲1973년 = 4월 딸 영주씨, 시인 김지하와 결혼 ▲1977년 = ‘토지’ 3부를 ‘독서생활’, ‘한국문학’에 연재 ▲1979년 = 박경리 문학전집 전16권 간행 ▲1980년 = 토지문학관(원주시 단구동 742번지)에 정착 ▲1983년 = ‘토지’ 4부를 ‘정경문화’에 연재. 1983년 7~12월 ▲1985년 = 수필집 ‘원주통신’ 간행 ▲1987년 = ‘토지’ 4부를 ‘월간경향’에 연재 ▲1988년 = 시집 ‘못 떠나는 배’(지식산업사) 간행 ▲1990년 = 제4회 인촌상 수상 ▲1991년 = 8월 연세대 원주 캠퍼스에서 강의 시작 ▲1994년 = 집필 26년만에 ‘토지’ 탈고. 이화여대에서 명예문학박사학위. 10월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올해의 여성상‘ 수상. 12월 유네스코 서울위원회 ’올해의 인물‘로 선정 ▲1995년 = 3월 연세대 원주캠퍼스 객원 교수로 임용. ▲1996년 = 3월 제6회 ‘호암상 예술상’ 수상. 4월 칠레 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미스트랄 문학기념 메달’ 받음. 5월 토지문화재단 창립 발기인 대회 ▲1997년 = 연세대학교 용재 석좌교수로 임용. 사단법인 토지문화관 이사장 ▲1998년 = 토지문화관 착공, 1999년 6월 9일 개관 ▲2003년 = 4월 문화와 환경전문 계간지 ‘숨소리’ 창간 ▲2005년 = 11월 팔순잔치 ▲2007년 = 5월 만화가 오세영 작 만화 ‘토지’ 7권 출간(마로니에북스) ▲2008년 = 5월5일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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