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원촨대지진 ④-어록 남긴 사람들

지역내일 2008-06-17
원자바오 총리 “할아버지가 반드시 구해주마”
“어머니 살릴 수 있다면 생명과 바꾸고 싶다”

중국 원촨대지진 발생 이후 많은 말들이 화제를 낳았다. 이런 말들은 중국 네티즌들에 의해 ‘어록’으로 묶여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중국망’ 등 중국언론에 따르면 가장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어록’은 원자바오 총리가 남긴 말들이다.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의 하나인 두장옌시를 찾은 원 총리는 몸소 지진 폐허 위에 올라가 매몰된 학생들에게 확성기로 “나는 원자바오 할아버지다. 아이들아, 견뎌야 한다. 반드시 구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또 이번 지진으로 고아가 된 한 소녀가 자신을 만나자마자 눈물을 터뜨리자 “울지마. 정부가 너희를 돌봐줄 거야. 너희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걸 돌봐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물을 쏙 뺀 ‘어록’도 있다. 건물잔해에 80시간을 깔려 있는 동안 타지에 있던 아내와의 통화장면이 TV로 생중계되기도 했던 26세 새신랑 첸지안은 고통스러운 가운데서도 “나는 반드시 강하게 견뎌야 한다.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반드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일만에 겨우 구조된 그는 구조되자마자 숨지고 말아 13억 중국인을 안타깝게 했다.
광둥성에서 유학중이던 한 학생은 지진지역에 있던 어머니를 찾아 1000길을 달려왔지만 사망소식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생명과 바꾸고 싶다”고 말해 주위의 눈시울을 붉혔다.
구조대원들의 열정도 감동을 줬다. 여진의 우려 때문에 철수명령을 받은 한 소방대원은 다른 대원들 앞에 무릎을 꿇고 “제발 부탁인데 한 명만 더 구하러 갈 수 있게 해줘! 한 명은 더 구할 수 있단 말이야”라고 말했다. 무장경찰 부대의 한 대원은 비 오는 하늘을 향해 “비야, 멈춰라. 우리는 생명을 구하러 가야 한다”며 소리치기도 했다.
반면, 비난을 자초한 ‘어록’도 적지 않았다. 지진 발생 2일이 지난 지난달 14일 한 기자는 “현장 상황은 상상했던 것보다 양호하고 구조작업도 이미 거의 끝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때는 진앙지인 원촨의 상황조차 파악되지 않던 시점이었다. 한 사진기자는 매몰자를 촬영하기 위해 인명구조에 한창이던 대원에게 “비켜봐. 내가 먼저 찍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방송기자들은 생존자에게 “가족을 잃은 심정이 어떤가”라고 묻거나 “보상을 받아 기쁜가”라고 물어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비난을 받았다. 한 방송진행자는 생존자 구출소식을 전하다가 “현재까지 기록보유자는”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웃음을 자아낸 ‘어록’도 있다. 러시아구조대에 구출된 한 노인은 “난 또 지진 때문에 외국으로 밀려난 줄 알았지”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연제호 리포터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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