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의 역사

지역내일 2008-06-23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쏠림의 역사였다. 외환위기가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기업 대출인 점까지 따지면 쏠림의 역사는 더 거슬러 올라간다.
99년부터 IT버블에 따른 코스닥 주식 투기, 카드 대란, 중소기업대출과 우량고객 유치전, 주택담보대출 열풍과 부동산 투기, 중국펀드 등 해외펀드 열풍 등 카드사, 은행, 증권, 자산운용쪽의 쏠림 현상이 이어졌다.

◆은행들의 쏠림 현상 = 99년 IT버블과 함께 튀어나온 게 카드와 관련 규제완화였다. 김대중 정부는 IMF관리체제 극복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해 99년 5월에 신용카드 한도를 철폐하고 다음달엔 소득공제, 2000년 1월엔 영수증 복권제도를 실시했다. 삼성카드, LG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들은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고 미성년자에게도 경쟁적으로 카드를 만들어줬다. 2002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카드대란의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1년말 104만명이었던 신용불량자가 2002년 6월말엔 112만명으로 늘더니 곧바로 속도를 붙여 9월말엔 130만명, 12월말엔 149만명을 기록했다. 2003년 3월엔 176만명, 6월엔 198만명이었고 결국 연말엔 239만명까지 확대됐다. 카드연체율이 2002년말엔 6.6%에서 2003년말엔 14.1%까지 줄면서 카드회사들이 휘청거리면서 금융시스템 전반이 흔들렸다.
카드대란으로 가계부실이 심각해지자 은행들은 중소기업대출에 눈을 돌렸다. 2001년말 151조원이던 중소기업 대출규모는 2년후엔 237조원으로 확대됐다.
카드 판매, 중소기업 대출, 가계 대출에서 쓴 잔을 마신 은행은 우량고객확보와 주택담보대출 등 소위 안정적 수익성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저축성 예금 가운데 5억원을 초과한 거액계좌금액은 98년말 49조원에서 2004년말엔 172조원으로 증가했고 계좌수도 29만좌에서 63만좌로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2002년말 88조원에서 2004년말엔 169조원으로 확대됐다가 2005년에 다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동산가격도 빠르게 올랐다. 부동산 버블이라는 얘기가 나올정도였고 이에 따라 개인들의 부채규모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펀드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이었다. 저금리시대를 비껴간 적립식펀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독차지 하면서 지난해에만 63조원의 자금이 펀드로 들어갔고 올들어서도 이달 18일까지 68조원이나 추가유입됐다. 적립식펀드가 대부분 주식형이라 주식시장도 불붙었다. 500~1000p만 오가던 주식시장이 2000시대를 맞이하기도 했다. 적립식펀드는 위험분산형 상품이라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던 와중에 해외펀드 열풍도 같이 불었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고공성장과 함께 주식시장이 폭발하면서 해외로 쏠림이 이어졌다. 해외펀드 열풍은 2006년부터 시작해 2007년 극에 달했다. 올 들어서는 주춤거리고 있다.

◆쏠림의 대가는 금융소비자에게 전가 = 쏠림의 대가는 처참했지만 금융기관에게 돌아가진 않았다. 대부분 금융소비자들에게 전가됐다. 외환위기는 국가 전반적으로 힘들게 만들었고 카드사태로 카드사들은 모기업은 은행쪽으로 편입되는 데 그쳤지만 금융소비자들은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에 찍혀야만 했다. 중소기업대출을 확 늘렸다가 갑자기 줄여 중소기업과 종사자들을 힘들게 한 것도 은행이었다. ‘묻지마 해외펀드’로 신음을 앓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기관투자자들은 각종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에 밤잠을 설치거나 불가피하게 손실상태에서 환매하기도 한다. 남아 있는 쏠림은 주택담보대출과 해외펀드다. 세계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국내 부동산 가격이 하락도 예상되는 만큼 주택담보대출과 해외펀드 쏠림의 결과도 매우 우려스럽다.

◆왜 쏠림 현상이 나타날까 = 금융기관들의 천편일률적인 영업행태가 가장 큰 원인이다. 비슷한 수익구조는 결국 비슷한 영업을 할 수 밖에 없고 유행처럼 비슷한 분야에서 경쟁하게 된다. 이쪽에서 돈이 된다고 하면 같이 몰려다니는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자수익에 비해 비이자수익의 비중이 적은 편이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31조원으로 2006년의 29조원보다 5.9% 늘었다. 반면 비이자수익인 수수료이익은 1년새 21.3% 늘었지만 규모는 4조원대에 그쳤다.
예금보험공사 이병재 은행팀장은 “국내은행들은 2003년 신용카드 부실 정도를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어왔으나 최근 특정 부분 대출 쏠림현상과 이자이익 위주의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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