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국내 최대 금융 피라미드조직인 에이스그룹의 자금이 대거 중국으로 빼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스그룹의 불법 수신행위를 조사하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그룹의 12개 불법 수신회사 중 하나인 블루워터코리아 등이 모집한 자금 중 530만 달러가 관계회사인 에이스월드를 통해 중국으로 새어 나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에이스 그룹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에이스월드 부사장 황 모(43·서울 은평구 역촌동)씨가 중국에 패스트푸드 체인점(파파이스) 등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530만달러(70억원 상당)를 갖고 나갔으며, 현재는 법인 잔고가 200만원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이 자금이 중국에서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에이스그룹의 최고 실력자 이 모(46) 회장의 활동자금으로 빠져나갔는지, 실제 패스트푸드점에 투자를 하기 위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이 회장의 활동자금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장기체류하면서 국내조직을 관장하고 있고,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4월 출국한 황 부사장도 귀국하지 않고 있어 이같은 의혹을 더욱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편 에이스그룹 관계자들은 대한화재보험을 인수했다는 소문을 시중에 흘렸으나 최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소문의 목적’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인 속임수’로 해석되고 있다.
에이스그룹은 에이스월드 에이스벤처캐피탈 등을 내세워 금융감독원에 대한화재보험을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인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내용의 소문을 투자자들에게 흘렸다. 그러나 에이스그룹은 15%의 주식지분(17억원 상당)을 인수했고, 대한화재와는 증자참여 계약을 한 사실이 있을 뿐이다. 금감원은 최근 에이스그룹의 자금이 투명성이 없다는 이유로 인수의향서를 반려했다.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에이스그룹은 대한화재를 인수할 힘도 없으면서 여기저기 줄기차게 ‘입질’만 하면서, 이 사실을 가지고 인수를 한 것으로 소문을 부풀려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사기극의 재료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에이스그룹은 과거 코스닥시장에서 ‘묻지마 투자’가 성행할 때는 “미등록 유망벤처회사를 발굴해 투자하면 수익을 100배는 높일 수 있다. 우리는 강력한 정치배경이 있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서 “12개월 만기지급시 최저 120%의 금리를 보장하거나 투자수익률만큼 배분한다”는 등 선전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코스닥 인기가 시들해지자 새로운 재료로 내놓은 것이 대한화재 인수건이다. 이 허위 사실 유포와 함께 연리 72%의 고리를 조건으로 투자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에이스그룹의 금융피라미드 사건은 사건의 전모 및 그룹의 운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금감원 및 경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핵심멤버들 대부분이 중국 베트남 등지로 도피, 귀국하지 않고 있는데다 경찰이 진술을 확보한 70억원 외에도 거액이 외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있어 그룹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몰려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찰은 에이스그룹의 불법자금 모집 및 자금의 흐름과 12개 업체의 장부 일부를 확보, 수사에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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