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일과 결혼했다고

지역내일 2008-06-27
일과 결혼했다고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얼마 전 노(老) 교수와 함께 저녁을 들며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자문도 받은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날 있었던 대화 중 “당신은 일과 결혼 했어”란 말이 돌아오는 차 속 내내 뇌리를 떠나지 않고 귓전을 맴돌았다.
내 나이 쉰다섯. 머지않아 결혼한 딸에게서 새 생명이 탄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할아버지 소릴 듣게 된다. 그런데 무슨 노총각이라도 된다고 ‘일과 결혼했다’니.
미국의 한 연구소는 사람이 70년을 산다고 할 때 24년, 즉 인생의 3분의 1이 잠자는 시간이고. 일하는 시간은 고작 11년간이라는 통계 분석결과를 내놨다. 사실 우리가 많은 시간 일에 파묻혀 사는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만도 않다는 얘기다.
하루를 되돌아 봤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을 읽고 건강 유지와 맑은 정신에 아이디어를 찾을 겸, 집 근처 불암산에 오른다. 조간신문을 읽고 출근해서는 꽉 짜여진 일정을 소화하고 평균 저녁 10시 경 귀가후엔 정보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 후, 새벽 1시경 잠에 든다. 남들과 다를바 없는 평범한 일상이다.
하지만 때론 하루 스물넷이란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그리고 몸이 둘이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자신만의 시간이 없기 때문이고 행사 등 가야할 데가 많아서다. 재미없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다운 일을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찾는다. 밥을 먹거나 잠을 청하며,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일이란 돈벌고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으로 계량화해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학생은 학업에 정진하고, 부모는 아이를 건강하고 훌륭히 키우는 것에, 즉 각자의 역할과 주어진 위치에서 열정을 갖고 열심히 임하는 것이다. 경제사정이 어렵다보니 일자리가 없어 청년 실업자가 늘어가고 있다. 자신에게 무언가 할 일이 있다는 것. 그것은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일을 성취하고 나면 만족감에 흠뻑 젖어 도취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우리가 조심하여야 할 것이 있다. 사람은 자신이 행한 크고 작은 일을 달성하고 나면 ‘성취 엔돌핀’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목적달성을 하면 만족감에 또 다른 일을 찾아 내 이를 추진하는 것이다. 옆에서 보면 지칠 줄 모르는 업무추진력과 일에 몰두하는 모습에서 일벌레 같아 보인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것은 일의 성취 후 만족감은 잠시여야 한다. 즉 성취 엔돌핀이 사라지기 전에 더 큰 행복을 위해 또 다른 아이디어를 바로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0여 년, 공직의 외길만을 달려왔다. 내게 과연 ‘앞으로 주민을 위해 어떻게 일다운 일을 할 것인가’란 명제를 던져준 노 교수와의 만남에서 인간은 태어나 동고동락하는 부부와의 결혼만이 아니라 한평생 일과 결혼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