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아시아팀장 손승호
지난 10년간 7%가 넘는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아 온 베트남의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12월중 13%를 기록한 이후 5월에는 25% 그리고 베트남 총리가 인플레 둔화를 예상했던 6월에도 27%나 상승하여 베트남 경제 불안의 근원이 되고 있다. 상품수지는 섬유류를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의 수출확대에도 불구하고,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 소비재 수입수요 증가,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금의 수입 증가 등으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어, 금년 상반기중에만 전년도 전체 적자규모인 124억 달러를 넘어선 169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경제성장의 상징이었던 호치민시주가지수(VN index)도 6월 30일 기준 395.37P를 기록, 2007년 5월의 최고점에 비해 64%나 하락하여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베트남 경제지표의 악화에 대해 다수의 국제금융기관들은 베트남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중 투자승인 및 유입 기준 제1위를 기록하고 한국의 시각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과연 베트남 경제는 이렇게 몰락하는가?
베트남 경제를 우려하는 대부분의 기관들은 베트남 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한 가지 공통적인 전제 조건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베트남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 위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IMF는 이미 지난 3월 7일, 베트남의 경제과열로 인한 경제불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베트남 정부가 다음과 같은 정책을 즉시 시행할 것을 제안하였다. 첫째, 베트남 경제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2007년중 150%나 증가한 베트남내 유동성의 감축 정책을 시행하라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가 숙원사업이었던 WTO 가입을 위해 국제적 기준의 대기업 육성과 주식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일정 부분 통화량 증가를 용인한 것이 이번 베트남 인플레의 대내적인 요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둘째, 환율의 유연성 확대이다. 베트남 동화 환율은 사실상 미 달러화에 연동(peg)되어 있는데, 이는 미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동화 환율이 고정되어 있어 수입 물가가 상승되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최근의 상품수지 적자 확대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셋째, 국내 경기의 과열을 몰고 온 국영부문의 투자 축소이다. 베트남 국영기업은 경쟁력 있는 대기업 육성이라는 정부정책에 따라 국영상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차입을 실시하였으나, 이 자금을 기업 경쟁력 강화에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 및 주식 매입에 집중하여 거품을 불러 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대응을 살펴보면, 우선 베트남 중앙은행은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2차례에 걸쳐 14%로 인상하여 시중은행의 최대 대출금리를 21%로 올렸으며, 국내 통화량 환수를 위해 금융기관들에 대해 13억 달러에 달하는 금융증서를 발행하였다. 또한 기 승인한 투자사업의 시행, 외화대출의 상환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사실상 외화 대출을 금지하였으며, 국영기업의 투자 억제를 위해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 하였다. 그리고 환율 변동폭 확대를 위해 미 달러화에 대한 동화의 환율 변동폭을 기존 상하 1%에서 상하 2%로 확대하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이러한 조치들을 감안하면 베트남 정부가 성장 정책에서 안정화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 분명하며, IMF 등에서 제시한 정책 제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경제불안은 유가, 곡물가 등의 대외적인 인플레 요인과 함께 국내 유동성 팽창으로 인한 경기 과열이 주요 요인으로 이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경기조정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현재 베트남 경제가 불안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나 베트남 정부가 적절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경제가 외환위기 등으로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경제에 대한 최근의 우려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는 평가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까지도 베트남 주식시장에는 외국인투자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으며, 금년도 상반기중 베트남의 외국인투자 승인액이 사상 최대 규모인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하겠다. 자칫 좋은 투자기회를 잃어버릴 수 도 있으므로 보다 차분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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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7%가 넘는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아 온 베트남의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12월중 13%를 기록한 이후 5월에는 25% 그리고 베트남 총리가 인플레 둔화를 예상했던 6월에도 27%나 상승하여 베트남 경제 불안의 근원이 되고 있다. 상품수지는 섬유류를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의 수출확대에도 불구하고,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 소비재 수입수요 증가,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금의 수입 증가 등으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어, 금년 상반기중에만 전년도 전체 적자규모인 124억 달러를 넘어선 169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경제성장의 상징이었던 호치민시주가지수(VN index)도 6월 30일 기준 395.37P를 기록, 2007년 5월의 최고점에 비해 64%나 하락하여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베트남 경제지표의 악화에 대해 다수의 국제금융기관들은 베트남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중 투자승인 및 유입 기준 제1위를 기록하고 한국의 시각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과연 베트남 경제는 이렇게 몰락하는가?
베트남 경제를 우려하는 대부분의 기관들은 베트남 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한 가지 공통적인 전제 조건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베트남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 위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IMF는 이미 지난 3월 7일, 베트남의 경제과열로 인한 경제불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베트남 정부가 다음과 같은 정책을 즉시 시행할 것을 제안하였다. 첫째, 베트남 경제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2007년중 150%나 증가한 베트남내 유동성의 감축 정책을 시행하라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가 숙원사업이었던 WTO 가입을 위해 국제적 기준의 대기업 육성과 주식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일정 부분 통화량 증가를 용인한 것이 이번 베트남 인플레의 대내적인 요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둘째, 환율의 유연성 확대이다. 베트남 동화 환율은 사실상 미 달러화에 연동(peg)되어 있는데, 이는 미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동화 환율이 고정되어 있어 수입 물가가 상승되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최근의 상품수지 적자 확대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셋째, 국내 경기의 과열을 몰고 온 국영부문의 투자 축소이다. 베트남 국영기업은 경쟁력 있는 대기업 육성이라는 정부정책에 따라 국영상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차입을 실시하였으나, 이 자금을 기업 경쟁력 강화에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 및 주식 매입에 집중하여 거품을 불러 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대응을 살펴보면, 우선 베트남 중앙은행은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2차례에 걸쳐 14%로 인상하여 시중은행의 최대 대출금리를 21%로 올렸으며, 국내 통화량 환수를 위해 금융기관들에 대해 13억 달러에 달하는 금융증서를 발행하였다. 또한 기 승인한 투자사업의 시행, 외화대출의 상환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사실상 외화 대출을 금지하였으며, 국영기업의 투자 억제를 위해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 하였다. 그리고 환율 변동폭 확대를 위해 미 달러화에 대한 동화의 환율 변동폭을 기존 상하 1%에서 상하 2%로 확대하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이러한 조치들을 감안하면 베트남 정부가 성장 정책에서 안정화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 분명하며, IMF 등에서 제시한 정책 제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경제불안은 유가, 곡물가 등의 대외적인 인플레 요인과 함께 국내 유동성 팽창으로 인한 경기 과열이 주요 요인으로 이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경기조정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현재 베트남 경제가 불안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나 베트남 정부가 적절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경제가 외환위기 등으로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경제에 대한 최근의 우려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는 평가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까지도 베트남 주식시장에는 외국인투자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으며, 금년도 상반기중 베트남의 외국인투자 승인액이 사상 최대 규모인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하겠다. 자칫 좋은 투자기회를 잃어버릴 수 도 있으므로 보다 차분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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