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아시아식품수도로 가는 길(하) -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어디까지 왔나

지역내일 2008-06-12 (수정 2008-06-12 오후 4:54:44)
최단시간 ‘한국형 푸드밸리’ 조성이 관건
R&D․전문단지․전용항만 결합, 4000조원 세계 식품시장 공략
“2012년까지 식품전문단지 조성” … 정부 강력한 뒷받침 절실

# 6월11일, 전북 무주예체문화관에서는 프랑스 다농과 무주군이 무주공장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다농그룹은 한 해 매출이 127억 유로(2007년 기준, 20조원)에 이르고, 특히 기능성 발효유 등 유제품 분야는 세계 1위의 다국적 기업이다.
다농은 무주읍 당산리 일원 11만9120㎡부지를 사들여 2010년까지 유제품생산 공장과 연구시설을 지어 유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다농 코리아 올리비에 포쥬르 사장은 “전북은 수천년에 이르는 한국 발효식품 역사를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기능성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다농그룹이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는데 꼭 필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전북은 지난해 12월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지역으로 선정됐다. 그 배경에는 전북의 농식품 산업화에 필요한 기반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전통 식품산업이 잘 발달돼 있고, 지역별 농식품 산업 집적도도 높은 편이다. 산업화에서 소외돼 농업비중이 전국 평균(3.7%)의 3배에 달하는 11% 수준이다. 제조업에서 식품관련 사업체 점유율(39.2%)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전북은 또 정읍의 방사선과학연구소를 비롯해 생명공학연구원·생물산업진흥원·장류연구소·복분자연구소, 치즈연구소 등 식품 R&D 기관이 17개나 된다. 전주-완주 혁신도시에는 한국식품연구원 등 9개 농업관련 연구기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농식품산업 세계화의 최적지=
프랑스 다농그룹이 한국공장 설립지역으로 전북을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북은 이러한 농업기반에 농식품 전문 연구기관과 생산단지, 기업 등을 묶어 동북아 식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학·관·연을 묶는 식품클러스터를 통해 이른바 ‘동북아 식품수도’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2020년에는 6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식품시장에서 5%를 점유한다는 ‘큰 그림’이다.
전북도가 구상하는 식품산업 클러스터는 식품 R&D 및 교육 통합시스템 구축, 식품전문단지와 식품가공무역단지 조성 등 3가지 방향에 맞춰져 있다.
네덜란드 와게닝헨과 유사하게 기존 농식품 관련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소를 통합한 ‘한국형 UR’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여기에 2012년까지 총 3600억원을 들여 330만여㎡(100만여 평)의 식품전문단지를 조성한다. 전문단지에는 식품안전관리지원센터와 기능성평가센터·첨가물연구소 등의 R&D를 설립하고, 식품의 원료 구입부터 가공·유통·수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한다.
전북도가 구상하는 야심찬 계획 중 하나가 새만금에 식품가공무역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새만금신항만에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식품전용부두 모델을 적용하고 여기에 원자재를 바로 가공해 식품으로 생산해 일본·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수출하는 ‘동북아 식품허브’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동북아에는 비행거리 두 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60개나 된다”며 “세계 인구의 24%(14억5000만 명)가 거주하고 있어 식품 수요가 급팽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유사 클러스터와 경쟁 ‘시간’이 좌우=
전북도의 이러한 구상에 대해 정부도 호의적이다. 지난 5월 전북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농도의 특성을 살린 좋은 아이디어”라며 추켜세웠다. 농수산식품부도 국가 식품산업클러스터 조성지역 지정 이후 지원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 식품산업클러스터에 2014년까지 8933억원(민자 포함)을 투자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청사진을 현실화하기에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유럽과 북미는 물론 아시아 내에서도 유사한 개념의 식품클러스터 조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북도 식품산업과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푸드밸리 조성이 상당부분 진척되고 있고, 중국 텐진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규모를 뛰어넘는 식품가공무역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단기간에 세계 경쟁력을 갖는 식품클러스터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지원과 의지가 필수적이다.
전북도는 우선 클러스터의 핵심이 될 농식품 R&D 기반을 갖추는 것부터 ‘한국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네덜란드 푸드밸리가 와게닌헹UR의 연구개발 기반을 통해 세계적 기업을 끌어들였던 것처럼, 농식품 R&D 기반이 국가 식품클러스터의 성공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평가된다. 전북도는 정부주도의 산학연관 협력을 통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고 식품산업 관련 R&D 전반을 총괄하는 대학원 설립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식품전문단지 조성도 사정은 비슷하다. 연구개발 시설을 따라 관련 기업이 몰리면서 오랜 기간 자연스럽게 형성된 네덜란드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 단지를 우선 조성해 기업유치를 돕는 지원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식품전문단지 부지로는 전북 내륙지역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서는 당초 전북도 ‘1시군1프로젝트’에 식품전용산단 조성을 제안했던 익산시가 해당 부지 지정을 기대하고 있다. 익산시는 왕궁면 흥암리 일원 330만㎡를 전용산단 부지로 제안했었다. 농수산식품부 이상만 과장은 “식품전용산단 조성에 대한 용역이 진행 중이며 7월까지는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식품수도 전략의 키포인트가 될 새만금 식품전용항만과 가공무역단지 조성도 만만치 않다. 새만금은 단지 조성에 필요한 배후부지를 충분히 갖고 있지만, 새만금신항과 내부개발사업을 조기에 실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네덜란드 성공사례를 살핀 김완주 지사는 “국가 식품클러스터는 전북의 식품산업뿐 아니라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정부의 의지”라며 “후발주자로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단시간에 R&D 기반을 갖춰 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 사진 설명 - 행정 식품전용항만
1. 전북에 들어설 국가 식품클러스터의 성공적 안착은 농식품 R&D 집적화와 새만금 식품전용항만 등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SEABREX사가 운영하는 식품전용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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