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일 2008-07-04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국민은행이 3일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황영기 전 우리금융회장을 선택한 것은 안정보다는 조직에 변화와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당초 강정원 행장이 지주회사 회장직을 겸임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을 깨고 황전 회장이 국민은행의 초대 지주회사 회장으로 전격 발탁됨으로써 금융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국민은행 뿐 아니라 경쟁사인 우리금융 등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황 전 회장 개인으로서는 우리금융에 이어 국민은행 지주회사 회장까지 역임해 국내 1, 2위 금융회사 수장 직에 모두 오르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하지만 황 전 장이 마냥 자축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잠자는 거대공룡''이라는 평가를 받는 국민은행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외관상 전혀 상반된 경영 스타일을 지닌 황영기-강정원 양 날개 체제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많기 때문이다. 황 전 회장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당장 외환은행인수 건을 포함해 조만간 몰아칠 금융기관들의 인수.합병(M&A) 회오리 속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여기서 소외될 경우 자칫 리딩뱅크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이와 함께 금융지주회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은행 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분의 규모와 경쟁력을 키우고 자회사 간 균형을 맞춰 나가는 것도 숙제다.
◇ 조직 추스르기 급선무 = 황 전 회장의 지주회사 회장 내정 소식에 국민은행 직원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의 황 전 회장과 안정적인 수익을 우선시 하는 강 행장이 과연 손발을 잘 맞출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두 사람은 젊은 시절 미국계 금융회사인 뱅커스트러스트에서 함께 몸담기도 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각각 경쟁은행의 수장으로 일전을 벌였던 사이다.황 전 회장은 지난해 3월까지 우리금융회장과 은행장까지 맡아 지난 3년간 우리금융지주의 총자산을 103조9천억원이나 늘렸다. 회사의 몸집을 크게 불리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은행권의 자산경쟁을 부추기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강 행장은 지난 3년간 내실경영을 통해 국민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을 높이는데 기여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행장 연임에 성공했다. 내실을 다지는 데 치중해 국민은행이 ''1등 은행''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것은 흠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번 지주회사 회장 선임을 계기로 은행 내부의 알력다툼이 고스란히 드러난 상황이다.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회장과 행장을 겸임시킬 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일단 회장부터 뽑고 보자는 기형적인 절차를 밟음으로써 집안 싸움이 외부로 알려진 것이다.
친(親) 강 행장 쪽은 강 행장의 행장.회장 겸임을 지지했고, 일부는 행장-회장 분리와 함께 황영기 전 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지지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황 전 회장은 취임 후 조직을 신속히 추슬러 회장 선임 과정에서 생겨난잡음을 없애고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조가 황 전 회장의 취임을 `MB정권의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는 만큼 노조 달래기에도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M&A 전쟁''서 주도권 잡아야 = 당장 외환은행 인수 문제가 눈앞에 놓인 과제다. 국민은행은 2006년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론스타의 계약 파기로 불발에 그치면서 2년 넘게 외환은행만을 바라보고 있는 처지가 됐다.
국민은행은 론스타와 HSBC의 매각 계약이 파기되면 외환은행 인수에 다시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론스타가 HSBC에 외환은행은 넘기기로 한 계약은 7월 말 완료된다.하지만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싸고 변수가 많이 남아 있어 황 전 회장의 의지만으로는 성사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우리금융, 산업은행, 기업은행의 민영화 과정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수장이 바뀐 경쟁 은행들도 적극적인 M&A 의지를 보이고 있어 주도권을 쉽게 내줄지는 미지수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속적인 M&A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의 구조개편을 주도하겠다"고 밝혔고,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1조7000억원의 법인세 부담을 던 뒤 "금융권 M&A의 중심에 서겠다"고 공언했다. 민영화 대상인 기업은행의 윤용로 행장조차도 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비은행 부문 강화..해외진출 가속화 = 오는 9월 출범할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 뿐아니라 KB투자증권, KB선물, KB자산운용, KB부동산신탁, KB신용정보, KB창업투자, KB데이타시스템 등 8개 자회사와 KB생명보험, 국민은행 홍콩법인과 런던법인, KB투자증권 홍콩법인 등 4개 손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하지만 총자산 가운데 98% 정도가 은행 부문이다. 따라서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발휘되려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은행 부문은 낮춰야 한다.
지난 3월 국민은행이 인수한 KB투자증권 역시 소형 증권사로, 업계 선두권으로 키우려면 증권사에 대한 추가적인 M&A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해외 진출에도 속력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 은행 지분 30%를 약 6213억원에 인수했지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주고 인수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면 현지영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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