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강남 재건축엔 날개가 없다(?)
규제완화 발표에도 ‘반짝 상승, 대세 하락’
급매물 줄었지만 매수세 없어 … 경기침체·금리인상이 원인
국토해양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발표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가격하락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규제완화 발표 직후 일부 물건의 거래가 성사되고 매도자들도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반짝 상승’ 모습을 보였지만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대세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세한 변화에도 곧바로 매수문의가 몰리고 매물이 자취를 감췄던 예전과는 크게 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급매물 거래됐지만 추가 매수세 없어 =
서울 송파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규제완화가 발표된 다음날인 11일 오후 급매물 3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10억원과 10억2000만원에 나온 112㎡ 물건 3개가 각각 10억2500만원과 10억3000만원에 팔렸다. 다른 매도자들도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도 10억5000만~10억6000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추가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12일 이후 다시 10억3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다. 119㎡ 역시 12억원짜리 급매물이 호가만 12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2억2000만~12억3000만원으로 빠졌다.
ㄱ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일부 거래가 성사되긴 했지만 가격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리기에는 매수세가 너무 없다”며 “정부 발표 직후 한두 통 걸려오던 전화도 끊겼다”고 말했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단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남구 개포주공의 경우 급매물 4~5건이 실제 계약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수문의는 거의 없는 상태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강동구 고덕 주공도 일부 급매물만 회수됐을 뿐 거래는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기존 대기자들도 빠져나가고 있는 상태”라며 “가격하락세가 주춤한 정도가 약발의 전부”라고 덧붙였다.
◆정부 대책이 가격하락 부추길 수도 =
정부 규제완화 발표가 강남 재건축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향후 경기에 대한 불투명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 다음날인 11일과 13일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기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 보유비중을 줄이는 대신 현금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고 기대수익이 크게 하락한 부동산시장 신규진입을 꺼리는 배경이다.
전액 현금으로 부동산을 매수하기 힘든 수요자들에게는 금리가 걸림돌이다.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가 9.13%까지 치솟은 데다 주택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대출을 낀 재건축 매입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가 여전하다는 점도 수요자들이 선뜻 매수세에 동참하기 힘든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대책이 재건축 가격하락세를 부추길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전매제한 족쇄가 풀릴 경우 그동안 팔고 싶어도 못 팔았던 매물이 일시에 시장에 나올 수 있다”며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매수부재 속에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의 매물 출회를 더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도 “재건축의 미래가치에 대한 불투명성이 커지면서 조합원들이 아예 현금청산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몇 가지 규제완화로 대세하락이 반전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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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발표에도 ‘반짝 상승, 대세 하락’
급매물 줄었지만 매수세 없어 … 경기침체·금리인상이 원인
국토해양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발표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가격하락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규제완화 발표 직후 일부 물건의 거래가 성사되고 매도자들도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반짝 상승’ 모습을 보였지만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대세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세한 변화에도 곧바로 매수문의가 몰리고 매물이 자취를 감췄던 예전과는 크게 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급매물 거래됐지만 추가 매수세 없어 =
서울 송파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규제완화가 발표된 다음날인 11일 오후 급매물 3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10억원과 10억2000만원에 나온 112㎡ 물건 3개가 각각 10억2500만원과 10억3000만원에 팔렸다. 다른 매도자들도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도 10억5000만~10억6000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추가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12일 이후 다시 10억3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다. 119㎡ 역시 12억원짜리 급매물이 호가만 12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2억2000만~12억3000만원으로 빠졌다.
ㄱ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일부 거래가 성사되긴 했지만 가격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리기에는 매수세가 너무 없다”며 “정부 발표 직후 한두 통 걸려오던 전화도 끊겼다”고 말했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단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남구 개포주공의 경우 급매물 4~5건이 실제 계약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수문의는 거의 없는 상태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강동구 고덕 주공도 일부 급매물만 회수됐을 뿐 거래는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기존 대기자들도 빠져나가고 있는 상태”라며 “가격하락세가 주춤한 정도가 약발의 전부”라고 덧붙였다.
◆정부 대책이 가격하락 부추길 수도 =
정부 규제완화 발표가 강남 재건축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향후 경기에 대한 불투명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 다음날인 11일과 13일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기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 보유비중을 줄이는 대신 현금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고 기대수익이 크게 하락한 부동산시장 신규진입을 꺼리는 배경이다.
전액 현금으로 부동산을 매수하기 힘든 수요자들에게는 금리가 걸림돌이다.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가 9.13%까지 치솟은 데다 주택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대출을 낀 재건축 매입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가 여전하다는 점도 수요자들이 선뜻 매수세에 동참하기 힘든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대책이 재건축 가격하락세를 부추길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전매제한 족쇄가 풀릴 경우 그동안 팔고 싶어도 못 팔았던 매물이 일시에 시장에 나올 수 있다”며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매수부재 속에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의 매물 출회를 더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도 “재건축의 미래가치에 대한 불투명성이 커지면서 조합원들이 아예 현금청산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몇 가지 규제완화로 대세하락이 반전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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