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외환보유액 운용 문제없나>

지역내일 2008-07-16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이준서 기자=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중 380억달러 가량을 미국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산운용의 적절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외환보유액의 운용 수익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비정부채의 비중을 확대했지만 비교적 안전한 분야에 투자해왔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의 다각화를 시도해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이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달러화에 대한 투자비중을 좀더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은 380억달러 패니메이.프레디맥 투자한은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투자한 정확한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투자금액이 공개되면 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중앙은행이 투자내역을 밝히는 사례는 없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두 기관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 것은 맞지만 투자 규모가 크지때문에 이를 공개할 경우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확한 규모는 말할 수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외환보유액 중 370억∼380억달러 가량을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외환보유액 2천581억원의15%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에 대한 투자비중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외환보유액을 받아 투자하는 한국투자공사(KIC)도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적지않은 손실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IC가 주식 운용시 기준으로 삼는 MSCI 월드지수는 최근에 작년말 대비 15.32%(미국 달러화 기준) 하락했다.
KIC는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일정 시점에서 평가손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KIC는 한은으로부터 위탁받은 외환보유액 170억달러,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외평기금 50억달러 등 모두 220억달러 가운데 218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이 중 채권과 주식 비중은 약 6대 4다. 이에따라 위험도가 큰 주식 비중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의견도 나오고 있다.
◇ 외환보유액의 포트폴리오는한은은 외환보유액의 통화별 운용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작년말 현재미 달러화 자산의 비중이 64.6%이며 이 외에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에 분산투자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달러화에 68%가량, 개발도상국은 60% 정도를 각각 투자하고 있다"면서 "한은의 달러화 비율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중간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유로화 등 다른 통화에 대한 투자를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다른 통화에 대한 투자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 외환보유액 운용의 상품별 구성비는 작년말 현재 ▲예치금 7.4% ▲정부채 35.5% ▲정부기관채 28.8% ▲회사채 15.4% ▲자산유동화증권 11.6% ▲주식 1.3% 등이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정부채의 비중을 줄여왔다고 말했다. 정부채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 비정부채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는 것이다.패니메이.프레디맥의 채권은 정부채와 다름없는 수준의 안정성에다 높은 수익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세계 중앙은행들의 주요 투자대상이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또 KIC에 위탁운용중인 외화자산에 대해서는 주식투자비중을 늘리고 신흥시장국 투자를 허용하는 등 투자지침을 대폭 완화했다. 다만 사모주식,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이 1천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보다 공격적으로 외화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졌다"면서 "그동안 한은은 오히려 자산의 안전운용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펴왔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들 "자산구성 적정성 논의 필요"일부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의 달러화 투자비중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최인호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달러화 비중이 떨어지고 있지만 더 줄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중국이 달러화 비중을 축소해 외환보유액의 다변화를 시도한 것은 의미가 있으며 우리도 자산구성의 적절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수석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도 최근 7~8년간 외환보유액의 달러화 자산 비중이 10%포인트 정도 줄고 유로화와 파운드화 비중이 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달러화 비중이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그 비중이 높은 편이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의 자산구성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외환보유액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국내 기업들의 결제통화 비중, 세계 경제의 역학 등을 감안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보면 여전히 달러화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한은은 글로벌 경제의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까지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에 대한 지적은 주로 수익률 제고 쪽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정부 기관채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정부기관채도 상당히 안전한 자산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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