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가계대출 489조 ... 신용대출은 증가세
시중은행들이 내수둔화 등 경기침체로 대출시장에서 규모 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건전’ 영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들이 내실을 위해 아파트 잔금 대출 시장에서도 수익성을 따지고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은 줄고 있다. 하지만 우량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종전에는 리스크가 적은 입주 예정 아파트의 잔금대출 시장에서는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 경쟁을 벌였으나 최근에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 등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거나 최소 마진이 확보되는 수준에서만 대출을 하는 등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역마진 감수는 ‘옛말’ = 국민은행은 하반기 들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고 수익이 나는 사업장에서도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금리 경쟁을 주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작년에는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기본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들어갔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반포와 잠실 과천 용산 등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에 맞춰 최소 마진이 확보되는 고정금리 상품인 ‘금리확정 모기지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택담보유동화대출(RMBS)을 통해 대출자산을 유동화하기 때문에 역마진은 나지 않는 구조다.
신한은행은 RMBS발행 계획 등에 맞춰 총액 한도를 정하고 단지별로도 쏠림이 없도록 한도를 할당하는 한편, 한도를 채우기 위해 금리 경쟁에 동참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마진이 적은 집단 잔금대출 비중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한도를 관리하고 있으며 상품 종류별로도 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농협도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 경쟁을 주도하지는 않고 기존에 중도금 대출 고객을 빼앗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금리 흐름을 쫓아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하반기에 자산 확대 경쟁을 비교적 자제하고 순이자마진(NIM) 관리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낮은 집단대출 시장에서 종전보다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 예금취급기관의 대출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4조원 이상 크게 늘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월보다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5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 등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5월말 현재 489조6243억원을 기록해 지난달보다 4조3177억원이 늘었다.
또 올해 1~5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15조526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7조20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작년 11월 4조8274억원에서 12월 1조3992억원으로 크게 둔화한 뒤 올해 1월에는 4873억원 감소를 나타냈다. 이어 2월 3조3148억원 증가로 돌아선 뒤 3월 3조4932억원, 4월 4조8884억원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말 228조1548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5179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4월 증가액 2조3393억원보다 다소 둔화한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용대출 증가액은 1조4220억원에서 1조4709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은행권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쉽지 않자 의사 변호사 등 신용등급이 뛰어난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연체율 급증 우려 = 한편 금융 전문가들이 물가와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우려된다.
한국금융연구원 강종만 연구위원은 최근 주간 금융브리프 금주의 논단에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국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금리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침체에 따라 영세사업자와 가계소득이 감소하면 은행 대출 연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계대출의 61.1%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연체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시장금리 변동에 직접 영향을 받는 변동 금리형인 데다 만기가 3년 이내인 단기대출이 많아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가계대출 489조 ... 신용대출은 증가세
시중은행들이 내수둔화 등 경기침체로 대출시장에서 규모 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건전’ 영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들이 내실을 위해 아파트 잔금 대출 시장에서도 수익성을 따지고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은 줄고 있다. 하지만 우량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종전에는 리스크가 적은 입주 예정 아파트의 잔금대출 시장에서는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 경쟁을 벌였으나 최근에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 등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거나 최소 마진이 확보되는 수준에서만 대출을 하는 등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역마진 감수는 ‘옛말’ = 국민은행은 하반기 들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고 수익이 나는 사업장에서도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금리 경쟁을 주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작년에는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기본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들어갔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반포와 잠실 과천 용산 등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에 맞춰 최소 마진이 확보되는 고정금리 상품인 ‘금리확정 모기지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택담보유동화대출(RMBS)을 통해 대출자산을 유동화하기 때문에 역마진은 나지 않는 구조다.
신한은행은 RMBS발행 계획 등에 맞춰 총액 한도를 정하고 단지별로도 쏠림이 없도록 한도를 할당하는 한편, 한도를 채우기 위해 금리 경쟁에 동참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마진이 적은 집단 잔금대출 비중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한도를 관리하고 있으며 상품 종류별로도 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농협도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 경쟁을 주도하지는 않고 기존에 중도금 대출 고객을 빼앗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금리 흐름을 쫓아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하반기에 자산 확대 경쟁을 비교적 자제하고 순이자마진(NIM) 관리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낮은 집단대출 시장에서 종전보다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 예금취급기관의 대출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4조원 이상 크게 늘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월보다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5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 등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5월말 현재 489조6243억원을 기록해 지난달보다 4조3177억원이 늘었다.
또 올해 1~5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15조526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7조20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작년 11월 4조8274억원에서 12월 1조3992억원으로 크게 둔화한 뒤 올해 1월에는 4873억원 감소를 나타냈다. 이어 2월 3조3148억원 증가로 돌아선 뒤 3월 3조4932억원, 4월 4조8884억원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말 228조1548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5179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4월 증가액 2조3393억원보다 다소 둔화한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용대출 증가액은 1조4220억원에서 1조4709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은행권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쉽지 않자 의사 변호사 등 신용등급이 뛰어난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연체율 급증 우려 = 한편 금융 전문가들이 물가와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우려된다.
한국금융연구원 강종만 연구위원은 최근 주간 금융브리프 금주의 논단에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국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금리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침체에 따라 영세사업자와 가계소득이 감소하면 은행 대출 연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계대출의 61.1%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연체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시장금리 변동에 직접 영향을 받는 변동 금리형인 데다 만기가 3년 이내인 단기대출이 많아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