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4년만에 최악 … 내수부진 심각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4.8%에 그쳤다.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가 상승률과 고용사정 악화 등으로 실질소득이 줄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민간소비가 4년만에 최악을 기록하는 등 내수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성장률도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기보다 0.8%, 전년동기보다는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1분기 5.8%에서 2분기에는 1%포인트나 급락했다. 전기대비 성장률도 지난해 2분기 1.7%에서 3분기 1.5%, 4분기 1.6% 등을 유지했으나 올 들어 1분기 0.8%로 반 토막 난 뒤 2분기에도 연속 1%를 밑돌았다.
한은은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1.0%, 작년 동기 대비 5.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런 전망을 각각 0.2%포인트 밑도는 수치다.
한은은 예상보다 민간소비와 건설업이 부진한데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2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에 그쳤다는 것은 국내 경기상승세가 정점에서 방향을 틀어 경기둔화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와 비내구재 소비지출의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내구재와 준내구재의 소비지출이 줄어 0.1% 감소했다. 2004년 2분기 0.1% 감소한 이후 4년 만의 첫 감소세다.
건설업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의 부진이 지속돼 전기 대비 2.4%나 감소했다. 2001년 4분기 5% 줄어든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이 증가로 전환되고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도 늘어났으나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이 감소해 전기보다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내수부분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해 0.3% 증가에 그쳤다.
설비투자는 운수장비 투자가 저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계류 투자가 늘어나 전기대비 1.0% 증가한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투자가 부진해 전기대비 0.6%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은 음식료품, 섬유가죽제품 등이 부진했으나 반도체와 영상음향통신 등 IT 제조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 전기대비 2.2%로 크게 올랐다.
재화수출은 기계 및 전기전자기기, 선박 등의 수출물량이 늘어나 전기대비 3.7% 증가했으며 재화수입도 농림수산품, 기계 및 전기전자기기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전기대비 4.1% 증가했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실질 GDI는 전기에 비해 원유 등 수입상품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1.6% 증가해 전분기 2.1% 감소한데 비해 체감경기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물가상승과 고용사정 불안 등으로 내수가 부진하면서 성장세는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나마 재화수출이 호조를 보여 성장세를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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