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은 없고 진학지도만 있다

교육혁명, 진로교육에 길을 묻다(1) - 현황과 문제점

지역내일 2008-07-08
고교생 만족도 10% 수준 … 대졸 취업자 30% 전공 불일치

직업세계까지 연결되어야 하는 진로교육이 사실상 성적에 따른 진학지도에 머물고 있는 등 수요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 졸업 후 전공과 다른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없는 학교 진로교육 = 한국직업능력평가원 등에 따르면 매년 대졸취업자의 30% 가량이 비전공분야에 취업하고 있다. 또 입시전문기관들은 대학 입학 후 전과를 하거나 반수 또는 편입학을 선택하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진로컨설팅업체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는 “대학에 진학할 때 지원하려는 학과가 어떤 분야를 공부하는지, 졸업 후에 어떤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지 잘 모르고 성적에 따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래의 목표를 뚜렷하게 세우고 학과를 선택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간 차이는 몇년 후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이런 현상이 학교에서 이뤄지는 진로지도가 수요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초·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진로교육지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학교 진로교육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일반계 고교생은 9.1%, 전문계는 12.5% 만이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커지는 진로교육 수요 = 이런 현실 속에서도 진로교육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최근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고교생의 47.9%가 ‘학업과 진로문제’를 가장 큰 고민거리로 지목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가 2006년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수요자 만족도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진로지도‘를 가장 큰 불만 사항으로 지목할 정도로 진로교육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진로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급속하게 변하는 사회구조와 연관이 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성세대는 학력에 따라 적합한 일자리를 선택했고, 그곳에서 정년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벌이 미래를 보장하던 시스템이 하나둘 깨지고 있다.
다양화되고 있는 대학 입시제도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업성적만 우수한 학생이 아니라 수험생의 잠재력을 평가해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가 확산되고 있다. 또 수험생 각자의 특기와 적성으로 지원할 수 있는 특별전형도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직업세계의 변화도 수요를 확대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로 전환된 21세기의 특징은 직업이 구체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2001년 현재 직업은 1만여개에 달한다. 고교생들은 이중 272가지에만 관심을 보일 정도로 정보가 부족하다.

◆변하지 않는 지도방법 = 문제는 이런 관심을 교육현장이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행 7차 교육과정에서의 진로교육은 시간부족, 인력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단기적이며 일회적인 이벤트중심의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5일 수업 확대 등으로 창의적 재량활동이 줄어들어 현재 수준의 진로교육도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또한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진로교육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학교 진로교육은 심리검사를 실시한 후 업체의 평가결과에 따라 적당한 학과와 미래직업을 조언해주는 방식에서 수 십 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두 번의 검사 결과를 가지고 단순히 진로선택을 강요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 과정을 안내하고, 선택에 따른 준비와 실천이 가능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교현장의 진로지도 운영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 부모가 나서라 = 전문가들은 학교 진로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모가 나서 학교 외부의 전문기관 등을 이용해 보다 구체적인 자녀의 적성이나 성격, 흥미 등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진로교육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예산, 전문인력 등 해결이 쉽지 않은 선결조건들이 많다.
정확한 진로지도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년 1회 정도의 검사를 통해 꾸준히 데이터를 확보해 나가는 것이 좋다. 성장 과정에서 일관된 성향을 유지하는지 아니면 변화가 나타나는지 관찰하고 이에 대해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갈 때, 문·이과를 선택할 때, 학과를 선택할 때는 적성검사를 받아보고 자녀와 함께 상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구체적인 진로계획을 세울 때는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장세풍 기자 이춘우 리포터 spjang@naeil.com

진로교육 자가 체크리스트
우리 집은 아이들의 진로지도를 얼마나 잘 하고 있을까. 다음은 가정에서 간단하게 체크해 볼 수 있는 진로교육 자가 체크리스트다. 만약 1∼2개 정도만 체크된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진로지도의 방향 수정을 심각해야 고려해 봐야한다.

-미래 유망 직업분야에 대해 자녀와 대화를 나눠본 적 있다.
-자녀에게 진로적성평가를 받아보도록 한 적이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 나오는 유망 산업이나 직업분야에 대해 꼼꼼히 살피는 편이다.
-법조인, 의사, 공무원 등 전통적 직업군을 제외하고, 5가지 이상의 신생 직업군을 자녀에게 즉석으로 설명해줄 수 있다.
-자녀의 장래 희망직업을 들은 뒤 해당 직업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 시험제도와 경로를 찾아본 본 적이 있다.
-자녀의 진로 정보 수집을 위해 하루 1시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본 적이 있다.
-자녀의 진로 동기부여를 위해 대학 캠퍼스를 함께 방문해본 적이 있다.
-자녀의 진로 설계를 두고 아빠와 엄마 간 대화를 1주일에 한 번 이상 하는 편이다.
-자녀의 장래 희망직업에 대해 부모 보다 자녀 스스로가 얘기하는 편이다.
-신문에 난 성공한 인물 인터뷰 등을 보관해뒀다가 자녀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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