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세계캠핑대회가 11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4일 폐막됐다.
올해 74회째를 맞는 가평 세계캠핑대회는 천혜의 환경을 간직한 가평과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에 캠핑 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회 참가자 수가 25개국 1300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행사 기간폭우 등 악천후로 행사가 변경, 취소되는 등 기상 변수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 캠핑문화 확산 계기 = 가평 세계캠핑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던 2002년 동해 망상 대회에 비해 10배 큰 규모로 열렸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지난해 3월 220억원을 들여 주 행사장인 자라섬 오토캠핑장을 착공, 모빌홈 40동, 캐라반 20대를 비롯해 캐라반 사이트 105 곳과 오토캠핑 사이트 191 곳을 설치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제 규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현재 조직위가 파악하고 있는 국내 오토캠핑장은 가평 2곳, 연천 1곳, 망상 1곳, 문경 1곳, 울산 1곳 등 모두 6곳으로 국제 행사를 치를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
특히 일본에 1300여개 오토캠핑장이 설치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가평 대회는 국내 주5일 근무제 정착과 함께 가족 중심의 문화를 선호하는 바람을 힘입어 국내에 캠핑 문화의 정착과 확산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직위 측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증평, 장흥, 흑산도 등 3곳에서 오토 캠핑장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전해 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장경우 조직위원장은 “망상 대회의 경우 행사 자체는 성공했지만 캠핑 문화를 확산시키지는 못했다”며 “망상 대회가 마니아를 위한 대회였다면 가평 대회는 국내에 캠핑 붐을 일게 한 대중적인 대회”라고 말했다.
◆한우 요리올림픽, 희귀 캠핑카 … 캠퍼 눈길잡아 = 자라섬의 오토캠핑장에는 대회 기간 내내 참가국들의 문화 교류가 이어졌다.
캠퍼들은 낮 동안 가평의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대회장 곳곳에 마련된 체험 행사에 즐겼으며 매일 밤 함께 모여 각국의 문화를 나눴다.
특히 국내외 30개팀 130명이 참가한 한우 요리올림픽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퓨전 요리가 개발돼 선보여 인기를 끌었고 부대행사로 열린 대한민국 전통무술 경연대회 역시 캠퍼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 1958년 생산된 캐라반과 집으로 변신되는 캐라반, 호텔 스위트룸을 연상하게하는 고가의 캐라반, 미니 캐라반 등 평소 보기 힘든 이색 캐라반도 국내외 캠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조한 참가·운영 미숙 ‘아쉬움’ = 조직위는 이번 대회에 모두 33개국, 8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청자가 많지 않아 대회 직전 2000여명으로 수정했다.
그나마 실제 참가자 수는 외국인 300명, 내국인 1000명 등 1300명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계캠핑대회와 함께 열기로 했던 청소년 세계캠핑대회는 참가 신청자가 없어 아예 취소됐고 악천후까지 더해 개회식 당일부터 호우가 잇따르면서 불꽃놀이, 특집콘서트의 개최 시간 등이 변경됐다.
또 행사장 내에는 환전소와 공중전화가 없는 것은 물론 인터넷 이용 시설이 부족해 외국인 참가자들의 불만을 샀다.
이와 함께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만들겠다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회 유치서 폐막까지 = 가평 세계캠핑대회는 2005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세계캠핑연맹 총회에서 결정됐다.
대회 유치위원회는 같은 해 서울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고 이듬해인 2006년 조직위를 출범하는 등 성공적인 대회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또 2006년에는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캠핑연맹 총회에서 가평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차기 총회 개최지로 결정되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캠핑캐라바닝 대회와 총회는 매년 열리는데, 그동안 73회가 열리면서 ‘같은 국가 동시 개최’는 드문 일이었다.
2002년의 경우 총회는 벨기에에서 열린 반면 대회는 동해 망상에서 개최됐다.
가평 청심수련원에서 열린 이번 세계캠핑대회 총회에서는 2011년 대회 개최지로 체코가 결정되고 페레이라 현 총재가 재선출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대회 기간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국내 캠핑문화의 시작 단계인 만큼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며 “이번 캠핑 대회를 계기로 자라섬은 보물섬으로 바뀌며 국내 캠핑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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