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마스터 하는 교과 연계 독서-1.초등

다독 욕심 버리고 개념 선행에 초첨

지역내일 2008-08-08
무조건 해당 도서 읽기는 금물···양서 골라 적정 분량 읽어야

초등 1,3학년을 둔 김선혜(봉곡동) 씨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다니던 학원을 모두 끊고 나름 거창한 ‘독서플랜’을 세웠다.
“아직 저학년이지만 학기 중에는 마음껏 독서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방학 중에 독서를 시키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 막막해서 일단 교육업체에서 선정한 필독서를 중심으로 읽히고 있다”고. 김 씨는 “필독서의 종류를 보니 교과서와 연계도 돼 있고 다양한 장르의 책들로 이뤄져 있는 것 같다. 50권 중 현재 30권정도 읽혔다”고 말한다.
이웃인 정순아 씨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4학년 아들의 독서 계획을 세운 것은 같지만 김 씨의 경우처럼 필독서를 중심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권장서의 목록을 보면 아이의 수준과는 달리 어려운 수준의 책과 아이의 성향과 다른 책들이 많더라. 워낙 독서에 흥미가 없는 아이라 책에 대한 흥미를 잃을까 염려 돼 일단 교과의 기본이 되는 문학작품을 주로 읽히고 있다”고 얘기한다.

단답형에 강한 아이에게는 배경 쌓는 독서가 먼저

이처럼 교과와 연계한 독서는 단답형 문제 풀이에는 능숙하지만 사고력과 창의력, 배경지식 등을 요구하는 문제에는 취약한 요즘 학생들에게 특히 필요하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지적이다.
웅진북클럽 조철배 실장은 “교과서는 교사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그 시기에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아이들 수준에 맞게 만든 책”이라며 “교과서에 인용된 책이나 관련 내용의 글은 일단 수준이 보장되는 만큼 여름 방학에 교과 연계 독서에 시간을 투자하면 2학기 준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
한편 현재 초등학교 교과과정은 전체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독서를 통해 스스로 심화 과정을 보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우리독서논술 상모교육원 박명순 원장은 “선행학습이나 더 나아가기 등의 심화과정은 학교 수업에서 건너뛰는 일이 많기 때문에 교과 과정의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한 교과 연계 독서가 특히 필요하다”며 “이때는 단기적 학습능력 향상보다 잠재력 키우기에 비중을 두는 독서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학년별로 교과 연계 도서 90~120권이 추천되고,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는 2만여 권이 넘는다고. 우리처럼 필독서 목록과 교과 내용이 이원화되지 않고 독서 목록 자체가 공교육의 틀 안에서 철저히 관리된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아이 성향과 독서 능력 고려해 직접 보고 골라야

그렇다면 교과 연계 도서는 어떻게 고르는 것이 좋을까. 박 원장은 “교과와 연계 됐다고 무조건 해당도서를 읽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아이의 수준과 성향에 맞는 책을 선별해서 양보다는 깊이 있는 이해력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교과 연계 관련 도서목록을 공개하는 교육업체들은 많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초등전과정의 경우 1천200권 정도다. 이 중에서 우리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자녀가 2학기 교과서 중 국어와 사회 과학을 중심으로 먼저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단원마다 제목이 붙어 있기 때문에 내용이나 제목이 그와 유사한 책을 고르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양서를 고르는 일이다. 다루는 주제가 같아도 내용이 형편없거나 출간한 지 오래돼 시의성이 떨어질 수 있으니 서점에서 내용을 살펴 본 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독서 습관과 지식 습득능력 흥미도를 고려해 책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박 원장은 “초등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어린왕자’지문이 나온다고 해서 선행을 위해 3학년 아이에게 책 전체를 읽히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일부 발췌한 내용만 4학년 수준에 맞는 것이지 전체 내용이 부합된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라며 “자녀의 발달 단계가 책을 고르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아이들이 소화할 수 없는 난해한 내용이나 분량은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보통 1.2학년은 하루 50쪽, 3.4학년은 100쪽 5학년은 150쪽, 6학년은 120~150쪽 정도가 적당하다고.

교과서 활용 독후 활동으로 효과 높여

교과 연계 독서 역시 독후 활동이 뒤따르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조 실장은 “어떤 독서든 책을 읽고 난 후 피드백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일반적인 독후감이 아니더라도 책의 종류나 아이의 지적 능력 성향을 파악해 그에 따라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하면 2학기 문제 풀이 선행이 아닌, 전체적인 숲을 보는 개념 선행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여기서 1학년은 10분, 2학년은 20분, 6학년은 60분 등 학년별 최소한의 독서 시간을 엄수하게 하고 일주일에 1권 이상 책을 읽히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어야 할 책도 많고 두꺼워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책과 친해지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정하 리포터 alabong@ham,ail.net
심정민 리포터 request0863@naver.com

도움말 ; 웅진북클럽 조철배 실장 464-0831
한우리독서논술 상모교육원 박명순 원장 464-4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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