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인상 핑계, 생산자물가 보다 높아
당국, 임금인상 초래 물가불안 ‘악순환’ 우려
물가가 원가와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오르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생산자물가에 비해 턱없이 높은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국제 원유·원자재 가격을 핑계로 ‘가격 올리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격상승은 임금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물가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웃도는 품목 많아 = 2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간장의 생산자물가는 지난 6월에 22.4% 뛰었다. 이는 1998년 12월의 27.4% 이후 가장 높다. 그러나 이 품목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생산자물가 오름폭에 비해 14.6%포인트나 높은 35.1%에 이르면서 1981년 10월의 3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수의 생산자물가는 36.8% 올랐는데 비해 소비자물가는 55.7%나 뛰어 1980∼1981년 오일쇼크당시 이후 최고치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블라우스의 6월 생산자물가는 전혀 오르지 않았으나 소비자물가는 8.8% 상승했으며 남자용 내의도 생산자물가에서는 변화가 없지만 소비자물가는 6.6% 올랐다. 모자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0%로 생산자 물가의 3.8%를 훨씬 웃돌았다.
남자용 구두의 생산자물가는 0%였으나 소비자물가는 5.8%였고 여자용 구두 역시 생산자물가 0.9%, 소비자물가 8.1%의 차이를 보였다. 장롱의 경우 생산자물가는 10.1% 떨어졌으나 소비자물가는 5.0% 올랐다. 싱크대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제로였으나 소비자물가는 7.0%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자들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억제해오다 이번에 모두 반영하면서 소비자-생산자물가의 차이가 커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용역 서비스 물가 상승 = 건설관련 서비스의 생산자물가는 지난 6월에 전년동월대비 24.0%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중 건축설계·감리료는 27.5% 뛰어 1997년 12월의 27.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엔지니어링서비스료는 6월에 19.9%가 올라 1997년 12월의 18.9%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변리사료는 작년까지 3년동안 상승률이 0%였다. 그러나 올들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 6월에는 5.1%의 상승률을 보였다.
공인회계사료도 5.3%가 상승해 2005년 6월의 9.4%이후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였고 부동산감정료도 8.3% 올라 1996년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용역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건물청소비도 6.6% 올라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런 용역서비스의 가격상승은 결국 생산자의 비용부담을 높이고 이는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물가불안을 부추긴다.
◆각종 학습비용도 상승 = 학부모들의 허리도 휘어지고 있다. 보습학원비는 지난 6월에 6.0%의 비율로 올랐다. 이는 6월 기준으로는 1998년 이후 가장 높다. 유치원 납입금은 8.4%, 피아노학원비는 4.1%, 미술학원비는 4.4%의 상승세를 각각 나타냈다.
단과 대입학원비는 지난 6월에 6.3% 올라 6월기준으로는 1997년의 8.9%이후 가장 높았다. 종합 대입학원비도 7.2%의 폭으로 상승했다.
취업학원비는 6.3% 올라 6월 기준으로는 2001년의 7.2% 이후 가장 높았다. 자동차 학원비는 14.5% 뛰어 6월 기준으로는 1982년의 22.4%이후 가장 높았다.
또 공연예술관람료 6.2%, 운동경기관람료 10.2%, 볼링장 이용료 5.0% 등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골프장 이용료는 5월에 8.0%에 이어 6월에 7.8% 올라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세탁비누가 55.5% 급등해 1998년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나타내는 등 각종생활필수품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윤근영 이준서 기자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