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위기 진단]불투명한 지배구조 (끝)

비상장 가족기업으로 그룹 쥐락펴락

지역내일 2008-08-13
케이알아이에이 미래에셋캐피탈, 계열사·주주 자금줄
임원도 교차·중복 … 30개 계열사 중 1개사만 상장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들을 수렴청정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은 케이알아이에이다. 케이알아이에이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미래에셋그룹의 두 축인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규모 지분을 가지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시키면서 증권과 자산운용을 한꺼번에 보유, 미래에셋에서 스스로 우려했던 이해상충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특히 케이알아이에이와 또다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모두 비상장사라서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어 우려된다.
캐이알아이에이와 미래에셋케피탈은 계열사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계열사 자금을 운용하는 등 긴밀하게 얽혀있어 정보공개가 제대로 안될 경우, 감시장치 부재로 속으로 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계열사 주주간 대규모 자금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한 곳의 부실은 도미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숨어있는 지주사 ‘케이알아이에이’ = 케이알아이에이는 박 회장과 그의 가족, 친척들이 소유하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상장돼 있지 않다. 직접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지분은 9.95%다. 8.63%는 100% 자회사인 케이에프에이씨가 가지고 있다. 또 케이에프에이씨와 케이알아이에이가 같이 보유하고 있는 인슈코리아보험대리점을 통해서도 4.19%를 소유하고 있다.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직간접 지분이 22.74%에 달한다. 박 회장의 34.77%, 박 회장과 친분관계에 있는 박정아 전홍 대표와 전홍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0%까지 합치면 박 회장 영향권에 있는 지분이 70% 가까이 되는 셈이다. 박 회장 개인소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을 지배하고 있다. 외부로 보이는 그룹 지주사다.
케이알아이에이는 미래에셋의 대표기업 미래에셋자산운용지분도 37.71% 보유하면서 박 회장(54.33%)의 경영권을 지원해주고 있다.

◆얽혀있는 임원들 = 계열사가 임원들의 중복 선임은 이해상충, 내부통제 미흡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전 미래에셋증권 기획팀장인 김승건씨는 케이알아이에이의 대표이면서 미래에셋캐피탈의 상근 상무다. 미래에셋캐피탈에서는 준법감시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상해법인의 대표도 맡고 있다. 또 다른 자회사인 브랜드무브에서는 이사로도 일하고 있다. .
케이알아이에이는 또 김미경씨와 함께 100% 자회사인 브랜드무브의 김연아 대표를 등기이사직에 올려놨고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임원인 정상기씨도 감사로 등기돼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엔 자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의 임원들이 비상임이사로 등기돼 있으며 감사로는 이용기 현 전홍 상무가 올라가 있다.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계열사에 대여 = 케이알아이에이는 자금대여업, 경영컨설팅, 부동산 임대 및 관리업무를 하고 있다. 대부분 미래에셋계열사를 상대로 하고 있다.
케이알아이에이는 주로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돈을 빌려 운영하고 있다. 2007년말현재 215억원을 차입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에서도 각각 75억원과 71억원의 자금을 단기대여받았다. 증권금융(50억원), 스타상호금고(30억원)에서도 빌렸고 개인에게도 12억원의 빚을 졌다. 이 돈으로 빌려줬다.
주요주주에게 단기대여해준 돈이 500억원대에 이른다. 박현주 회장으로 추정되는 주요주주에게 미래에셋자산운용주식 312만4000주를 담보로 받고 555억9000억원의 자금을 빌려줬다. 계열사나 주주들과의 거래로 얻은 수익만 2005년엔 183억원, 2006년엔 371억원으로 확대됐다. 미래에셋캐피탈엔 매도가능증권인 미래에셋증권지분을 모두 매각해 235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받은 용역수수료는 41억원에 달했다. 박 회장 등 주주로부터 받은 이자수익만 45억원이었다.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펀드에 2000억 투자 = 미래에셋캐피탈은 과외활동으로 7921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중 통화안정채권엔 5286억원, 상장주식엔 455억원, 펀드엔 2068억원을 집어넣었다. 펀드 투자액은 모두 미래에셋 펀드에 들어가 있다. 지난해 3월말만해도 맵스프론티어사모펀드 1호에 929억원을 투자했으나 이후 올 3월말까지 1100억원 가까운 자금을 추가로 미래에셋펀드에 집어 넣었다. 자산 1조7000억원 중 12.16%를 계열사의 펀드상품에 가입한 셈이다.
미래에셋펀드 투자로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한해동안 58억원의 손실을 입어 선방했다. 수익률은 마이너스 2.8%. 미래에셋펀드에 투자한 일반인들이 20%대의 마이너스수익률을 낸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대목이다.
특히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엔 79억원을 넣어 18억원의 손실을 입어 수익률이 마이너스 22.78%를 기록했으나 최근 다시 79억원을 더 투자해 손실률을 절반으로 줄였다.

◆상장사는 단 한 개뿐 =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계열사는 모두 30개다. 이중 상장사는 미래에셋증권 뿐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정보를 매우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거나 아예 공개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또 계열사와 주주간 미수금도 있었다. 케이알아이에이가 주주와 계열사에게 받지 못한 미수수익이 2005년 15억원 늘었고 2006년엔 9억원이나 증가했다. 작년말 현재 주주가 주지 않은 이자는 25억원에 달했다.
모 증권사 임원은 “미래에셋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규모에 걸맞은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었는 지 의문”이라며 “성장할 때는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시장이 악화되고 예상보다 성장속도가 빠르면 빈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산운용사 팀장급 관계자는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사들은 대부분 비상장회사로 계열사간 또는 계열사와 주주간의 자금이동이 제 때 공시되지 않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특히 대규모 자금거래가 이뤄질 경우 한 쪽의 부실이 연쇄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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