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 역할 부재” … 소통은 여전히 과제
10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한나라당은 지난 7·3 전당대회를 통해 ‘박희태호’를 출범시켰다. 대선-총선 이후 꾸려진 새 지도부는 실질적인 집권여당 1기 지도부다. 거대여당으로서 민심을 수렴하고, 이명박 정부와 4년반의 국정운영을 주도해가는 중책을 맡았다. 이에 대해 박희태 대표는 ‘사통팔달 고속도로’ 즉 소통과 당의 화합,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동력을 높이는 당청간의 협력을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새 지도부의 한 달 행보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정책’과 ‘인사’를 두 축으로 놓고 봤을때 평가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국회를 중심으로 민생정책을 제안한 것은 성과로, 거대여당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구심점 마련은 과제로 꼽혔다.
◆국회·민생 화두 던지며 촛불정국 대응 =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강점으로는 국회와 민생을 화두로 제시한 점이 꼽혔다. 촛불정국 막바지에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이들은 거리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당청간 논의와 여야 원구성으로, 비판적 집단에 대해서는 대화 시도로, 민심을 위해서는 정책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임태희 정책위의장-홍준표 원내대표 등 투톱을 통한 정책라인 강화 △각종 민생 특위를 통한 대국민 접촉 △당에 대한 비판적 집단을 끌어안기 위한 불교계·노동계와의 접촉 등을 시도했다.
특히 민생특위는 18대 국회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에게 민생정치 현장을 체감하고, 대국민 접촉점을 늘인 시도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돌아선 민심을 다잡기 위한 서민정책에도 초점을 맞췄다. ‘서민 생활비 경감 정책’과 ‘감세’ 방안이다. 서민층의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 1가구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추진 등이 이에 포함된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박희태 대표에게 몰린 것은 위기에 처한 이명박 정부와 손을 잡아 국정운영에 동력을 붙이라는 뜻”이라며 “촛불정국에서서 무기력했던 당에 민생을 화두로 던진 것이 최대 성과”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 소외감 모락모락, 소통 여전히 과제 = 반면 한나라당 지도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주요 사안에 대해 당청-당내부-민심과의 소통 부재로 여기저기서 엇박자가 났다는 지적이다.
먼저 당청관계에서 한나라당은 주요 사안에 대해 청와대와 엇박자를 냈다. 당정회의를 강화하자는 취지는 내부의 사전 논의를 통해 혼선을 막고 정책의 추진속도를 높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장 민감한 대북문제에서‘대북특사 건의론 해프닝’이 발생하는 등 원활하지 못한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 지도부 내부의 의견교환도 매끄럽지 못했다. 전당대회 2위로 선출된 정몽준 최고위원의 회의 불참, 공개 석상에서 당 지도부들끼리 면박을 주며 정책에 대한 이견을 나타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최고위원회의에 대해 ‘계파 대리인을 아직도 못벗어났고 제각각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당내에 급속히 확산됐다.
당 내부 소통에 대해서는 당내 의원들조차 낮은 점수를 줬다. 중진·초선 의원들은 ‘당과 청와대로부터 동시에 느끼는 소외감’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영남의 한 중진의원은 “독도문제, 금강산 관광객 피격문제 그리고 부동산세제 개편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사안에 대해 당 내부에서조차 청와대 입장과 당론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지도부 몇 명이 모여 당의 입장을 정해버리기 때문에 이후 당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초선의원은 “당이 민심을 정확하게 읽으려면 현장에서 활동하는 초선들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며 “초기 활발하게 운영되던 의원총회가 이제는 지도부가 군기를 잡고 지시를 하는 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새 지도부가 아직 초기라는 점에서 집중해야 할 과제로 ‘구심점 강화’를 꼽았다. 국정운영과 당내 화합의 두 축을 꾸려가려면 당 내부와 한나라당 지지자들 마음부터 잡으라는 것이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지도부가 국민에 의해 선출된 153명을 동력으로 사용하려면 먼저 그들의 의견을 들을 시간부터 가지라”며 “최고위원들이 역할을 분담해 10명씩 혹은 선수별로 비공식적으로 만나 대화하고 듣는 방안도 있다”고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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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한나라당은 지난 7·3 전당대회를 통해 ‘박희태호’를 출범시켰다. 대선-총선 이후 꾸려진 새 지도부는 실질적인 집권여당 1기 지도부다. 거대여당으로서 민심을 수렴하고, 이명박 정부와 4년반의 국정운영을 주도해가는 중책을 맡았다. 이에 대해 박희태 대표는 ‘사통팔달 고속도로’ 즉 소통과 당의 화합,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동력을 높이는 당청간의 협력을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새 지도부의 한 달 행보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정책’과 ‘인사’를 두 축으로 놓고 봤을때 평가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국회를 중심으로 민생정책을 제안한 것은 성과로, 거대여당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구심점 마련은 과제로 꼽혔다.
◆국회·민생 화두 던지며 촛불정국 대응 =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강점으로는 국회와 민생을 화두로 제시한 점이 꼽혔다. 촛불정국 막바지에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이들은 거리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당청간 논의와 여야 원구성으로, 비판적 집단에 대해서는 대화 시도로, 민심을 위해서는 정책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임태희 정책위의장-홍준표 원내대표 등 투톱을 통한 정책라인 강화 △각종 민생 특위를 통한 대국민 접촉 △당에 대한 비판적 집단을 끌어안기 위한 불교계·노동계와의 접촉 등을 시도했다.
특히 민생특위는 18대 국회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에게 민생정치 현장을 체감하고, 대국민 접촉점을 늘인 시도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돌아선 민심을 다잡기 위한 서민정책에도 초점을 맞췄다. ‘서민 생활비 경감 정책’과 ‘감세’ 방안이다. 서민층의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 1가구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추진 등이 이에 포함된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박희태 대표에게 몰린 것은 위기에 처한 이명박 정부와 손을 잡아 국정운영에 동력을 붙이라는 뜻”이라며 “촛불정국에서서 무기력했던 당에 민생을 화두로 던진 것이 최대 성과”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 소외감 모락모락, 소통 여전히 과제 = 반면 한나라당 지도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주요 사안에 대해 당청-당내부-민심과의 소통 부재로 여기저기서 엇박자가 났다는 지적이다.
먼저 당청관계에서 한나라당은 주요 사안에 대해 청와대와 엇박자를 냈다. 당정회의를 강화하자는 취지는 내부의 사전 논의를 통해 혼선을 막고 정책의 추진속도를 높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장 민감한 대북문제에서‘대북특사 건의론 해프닝’이 발생하는 등 원활하지 못한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 지도부 내부의 의견교환도 매끄럽지 못했다. 전당대회 2위로 선출된 정몽준 최고위원의 회의 불참, 공개 석상에서 당 지도부들끼리 면박을 주며 정책에 대한 이견을 나타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최고위원회의에 대해 ‘계파 대리인을 아직도 못벗어났고 제각각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당내에 급속히 확산됐다.
당 내부 소통에 대해서는 당내 의원들조차 낮은 점수를 줬다. 중진·초선 의원들은 ‘당과 청와대로부터 동시에 느끼는 소외감’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영남의 한 중진의원은 “독도문제, 금강산 관광객 피격문제 그리고 부동산세제 개편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사안에 대해 당 내부에서조차 청와대 입장과 당론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지도부 몇 명이 모여 당의 입장을 정해버리기 때문에 이후 당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초선의원은 “당이 민심을 정확하게 읽으려면 현장에서 활동하는 초선들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며 “초기 활발하게 운영되던 의원총회가 이제는 지도부가 군기를 잡고 지시를 하는 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새 지도부가 아직 초기라는 점에서 집중해야 할 과제로 ‘구심점 강화’를 꼽았다. 국정운영과 당내 화합의 두 축을 꾸려가려면 당 내부와 한나라당 지지자들 마음부터 잡으라는 것이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지도부가 국민에 의해 선출된 153명을 동력으로 사용하려면 먼저 그들의 의견을 들을 시간부터 가지라”며 “최고위원들이 역할을 분담해 10명씩 혹은 선수별로 비공식적으로 만나 대화하고 듣는 방안도 있다”고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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