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추락 가속 … 신흥시장도 위협
원자재가격 하락효과, 환율상승으로 반감
미국 경제가 좋지 않은 데도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더 안 좋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보통 강달러 현상은 미국 경제가 호황을 보이면서 일어난다. 최근의 달러강세현상은 반대다. 달러 강세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럽과 일본경제의 추락으로 일어난 달러강세 현상이 침체국면으로 접어든 미국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달러약세를 우려해 비달러자산인 원자재에 투자했던 투기자금들이 대거 이탈,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달러가치는 지난 한달간 유로화대비 8%, 파운드화대비 8%, 엔화대비 6% 올랐다.
◆유럽·일본 경제 추락 = 유럽 전반에 경기 둔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분기 유럽 경제는 유로화 출범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물가상승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자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둔화되고 해외수요 둔화로 수출도 줄었다. 유럽국가들의 6월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5월(10억유로)보다 확대된 30억유로(44억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 8월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UBS는 2006년과 2007년엔 각각 14.4%, 14.7% 증가한 상장기업 이익이 올해는 -0.1% 감소하면서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경제도 10년만에 둔화 세로 접어들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일본 경제가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이 당분간 둔화돼 98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내각부는 6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1.6p 하락한 91.3으로 전원보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기업들의 올해 세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3%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시라카와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경제는 정체중으로 회복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정체중’이라고 분석한 것은 97~98년 경기침체국면 이후 처음이다.
◆경기침체 전염 중 = 미국경제는 실업률 상승, 임금 상승률 둔화, 주가 하락, 주택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의 투자위축, 주택경기 부진 지속 등에 따른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곤경에 처해 있는 미국경제에 일본, 유럽경제의 추락은 치명타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수출의 20%이상을 차지하는 유로지역의 경기침체가 수출부진을 부추기게 된다. 이는 생산과 투자부진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7월 경기선행지수는 0.7% 하락했다.
선진국 경제 침체는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OECD는 30개 회원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0.5%)대비 0.2%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1년 3분기이후 최저치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9%로 2003년 2분기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또 달러화 강세는 전세계 달러 부족현상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켜 미국 내로 달러화를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시아도 예외 아니다 = 2001년 하반기 이후 전개된 약한 달러의 최대 수혜자는 아시아 등 이머징 시장이었다. 약달러는 글로벌 자금을 이머징 시장으로 이동시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브라질 칠레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동 등 자원국들이 호황을 맞았다.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이머징기업들은 관리변동환율제를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 유로화에 대해선 오히려 큰 폭의 약세를 보여 대유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의 유로 수출은 미국을 앞질렀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이머징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유로화 대비 이머징 통화의 강세로 수출급감을 맞을 수 있다.
송재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신용경색, 선진국 경기둔화 등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안전자산 선호경향에 따른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자금이탈 등으로 신흥시장 전체에 금융불안이 증폭되고 있다”며 “발트3국 등 일부 동유럽 국가와 베트남 등은 경상수지 적자 누적, 자산가격 거품붕괴 등에 따른 문제가 심각해 해외자금이 이탈하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 기대할만 한가 = 지난 한달간 천연가스 옥수수 난방유 대두 은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대부분 글로벌인플레이션 우려를 확대시켰던 품목들이다. 그러나 원자재가격 하락효과가 달러강세로 원자재소비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환율이 오르면) 상당폭 상쇄될 수 있어 기대만큼 물가가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제까지 지속될까 = 달러화 강세현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장희종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일본은 아무리 빨라도 올해 안에 경기저점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올해말까지는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달러가 미국내로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아직 달러화의 유입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본격적인 강한 달러시기는 90년대 중반처럼 미국 부동산가격 회복세 전환과 때를 같이할 공산이 크다”며 “그러나 또다시 부동산 가격이 경착륙한다면 달러약세 마감과 강달러시기 도래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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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격 하락효과, 환율상승으로 반감
미국 경제가 좋지 않은 데도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더 안 좋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보통 강달러 현상은 미국 경제가 호황을 보이면서 일어난다. 최근의 달러강세현상은 반대다. 달러 강세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럽과 일본경제의 추락으로 일어난 달러강세 현상이 침체국면으로 접어든 미국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달러약세를 우려해 비달러자산인 원자재에 투자했던 투기자금들이 대거 이탈,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달러가치는 지난 한달간 유로화대비 8%, 파운드화대비 8%, 엔화대비 6% 올랐다.
◆유럽·일본 경제 추락 = 유럽 전반에 경기 둔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분기 유럽 경제는 유로화 출범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물가상승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자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둔화되고 해외수요 둔화로 수출도 줄었다. 유럽국가들의 6월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5월(10억유로)보다 확대된 30억유로(44억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 8월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UBS는 2006년과 2007년엔 각각 14.4%, 14.7% 증가한 상장기업 이익이 올해는 -0.1% 감소하면서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경제도 10년만에 둔화 세로 접어들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일본 경제가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이 당분간 둔화돼 98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내각부는 6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1.6p 하락한 91.3으로 전원보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기업들의 올해 세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3%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시라카와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경제는 정체중으로 회복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정체중’이라고 분석한 것은 97~98년 경기침체국면 이후 처음이다.
◆경기침체 전염 중 = 미국경제는 실업률 상승, 임금 상승률 둔화, 주가 하락, 주택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의 투자위축, 주택경기 부진 지속 등에 따른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곤경에 처해 있는 미국경제에 일본, 유럽경제의 추락은 치명타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수출의 20%이상을 차지하는 유로지역의 경기침체가 수출부진을 부추기게 된다. 이는 생산과 투자부진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7월 경기선행지수는 0.7% 하락했다.
선진국 경제 침체는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OECD는 30개 회원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0.5%)대비 0.2%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1년 3분기이후 최저치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9%로 2003년 2분기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또 달러화 강세는 전세계 달러 부족현상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켜 미국 내로 달러화를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시아도 예외 아니다 = 2001년 하반기 이후 전개된 약한 달러의 최대 수혜자는 아시아 등 이머징 시장이었다. 약달러는 글로벌 자금을 이머징 시장으로 이동시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브라질 칠레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동 등 자원국들이 호황을 맞았다.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이머징기업들은 관리변동환율제를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 유로화에 대해선 오히려 큰 폭의 약세를 보여 대유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의 유로 수출은 미국을 앞질렀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이머징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유로화 대비 이머징 통화의 강세로 수출급감을 맞을 수 있다.
송재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신용경색, 선진국 경기둔화 등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안전자산 선호경향에 따른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자금이탈 등으로 신흥시장 전체에 금융불안이 증폭되고 있다”며 “발트3국 등 일부 동유럽 국가와 베트남 등은 경상수지 적자 누적, 자산가격 거품붕괴 등에 따른 문제가 심각해 해외자금이 이탈하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 기대할만 한가 = 지난 한달간 천연가스 옥수수 난방유 대두 은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대부분 글로벌인플레이션 우려를 확대시켰던 품목들이다. 그러나 원자재가격 하락효과가 달러강세로 원자재소비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환율이 오르면) 상당폭 상쇄될 수 있어 기대만큼 물가가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제까지 지속될까 = 달러화 강세현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장희종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일본은 아무리 빨라도 올해 안에 경기저점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올해말까지는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달러가 미국내로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아직 달러화의 유입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본격적인 강한 달러시기는 90년대 중반처럼 미국 부동산가격 회복세 전환과 때를 같이할 공산이 크다”며 “그러나 또다시 부동산 가격이 경착륙한다면 달러약세 마감과 강달러시기 도래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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