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진보 때리기’와 ‘힘의 논리’ 앞세울 듯
“단기성과 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부메랑”
보수정권의 상징이 된 ‘잃어버린 10년’이 오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지난 10년 동안 진보좌파정권에 의해서 이루어진 소위 좌편향정책을 바로 잡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제약하는 반기업적인 규정을 철폐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홍 대표의 발언은 촛불이후 ‘진보세력 때리기’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기국회에서 ‘좌-우 이념전선’을 만들어 이명박정부가 추진하려는 보수색이 짙은 정책을 뒷받침할 각종 법안들을 통과시키려는 속셈이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감세·규제개혁·공기업 민영화 관련 법안 등 이른바 ‘MB노믹스’를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며, 언론관계법 등을 통과시켜 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지배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72석으로 ‘무능한 민주당’ 밀어붙일 듯 = 172석이라는 안정적 과반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은 18대 첫 정기국회가 각종 법안을 밀어 붙일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절호의 기회을 맞은 셈이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부동산’ ‘교육’ ‘수도물’ 등 전 국민의 생활과 직접 연계되는 부분만 피해간다면 밀어붙여도 국민적 전선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이 정부와 당 정책위가 추진하려던 ‘수도사업 일부 민영화’에 대해 강력히 반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첫 밀어붙이기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문제로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홍 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관련 “9차례의 소환 요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강제로 체포해 검찰 차원에서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사법 절차에 불과하지,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혀, 밀어 붙일 의지를 내비쳤다.
◆변화와 개혁 없는 밀어붙이기는 실패 가능성 높아 = 하지만 한나라당의 뜻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정기국회를 ‘이념의 전쟁터’로 ‘힘의 논리’를 앞세워 밀어붙일 경우, 사안에 따라 단기적으로 달콤한 성공의 맛을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메랑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연초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했다가 중립지대로 빠져나온 사람들은 ‘40대·수도권·화이트칼라층’이 주류”라며 “이들은 그 누구보다 이념적으로 진보적이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념전선을 만드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새로운 통합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보수도 진보를 포함하려 하고 진보도 보수를 포함하려는 선진국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말로만 선진화를 떠들면서도 행동으로는 이념갈등을 조장하고,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잃어버린 10년’이 잃어버린 경제 10년을 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권력 10년’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도 악재다.
한나라당이 스스로 변화와 개혁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의 8월 정례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 하면 생각나거나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는 주관식 질문에 국민의 15.5%가 ‘수구보수, 변화거부, 권위적, 80년대로 다시 역행하고 있다’고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13.8%가 ‘부패기득권, 뇌물, 차떼기, 부자당, 일관성 없이 이익만 챙기는 당’이라고 2순위로 대답했다.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 벗으려고 애썼던 낡고 부패한 이미지가 여전히 국민의 눈에는 남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은 민심을 의식하지 않고 숫자만 믿고 밀어붙이다 망한 열린우리당을 반면교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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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성과 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부메랑”
보수정권의 상징이 된 ‘잃어버린 10년’이 오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지난 10년 동안 진보좌파정권에 의해서 이루어진 소위 좌편향정책을 바로 잡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제약하는 반기업적인 규정을 철폐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홍 대표의 발언은 촛불이후 ‘진보세력 때리기’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기국회에서 ‘좌-우 이념전선’을 만들어 이명박정부가 추진하려는 보수색이 짙은 정책을 뒷받침할 각종 법안들을 통과시키려는 속셈이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감세·규제개혁·공기업 민영화 관련 법안 등 이른바 ‘MB노믹스’를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며, 언론관계법 등을 통과시켜 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지배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72석으로 ‘무능한 민주당’ 밀어붙일 듯 = 172석이라는 안정적 과반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은 18대 첫 정기국회가 각종 법안을 밀어 붙일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절호의 기회을 맞은 셈이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부동산’ ‘교육’ ‘수도물’ 등 전 국민의 생활과 직접 연계되는 부분만 피해간다면 밀어붙여도 국민적 전선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이 정부와 당 정책위가 추진하려던 ‘수도사업 일부 민영화’에 대해 강력히 반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첫 밀어붙이기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문제로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홍 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관련 “9차례의 소환 요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강제로 체포해 검찰 차원에서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사법 절차에 불과하지,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혀, 밀어 붙일 의지를 내비쳤다.
◆변화와 개혁 없는 밀어붙이기는 실패 가능성 높아 = 하지만 한나라당의 뜻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정기국회를 ‘이념의 전쟁터’로 ‘힘의 논리’를 앞세워 밀어붙일 경우, 사안에 따라 단기적으로 달콤한 성공의 맛을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메랑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연초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했다가 중립지대로 빠져나온 사람들은 ‘40대·수도권·화이트칼라층’이 주류”라며 “이들은 그 누구보다 이념적으로 진보적이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념전선을 만드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새로운 통합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보수도 진보를 포함하려 하고 진보도 보수를 포함하려는 선진국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말로만 선진화를 떠들면서도 행동으로는 이념갈등을 조장하고,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잃어버린 10년’이 잃어버린 경제 10년을 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권력 10년’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도 악재다.
한나라당이 스스로 변화와 개혁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의 8월 정례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 하면 생각나거나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는 주관식 질문에 국민의 15.5%가 ‘수구보수, 변화거부, 권위적, 80년대로 다시 역행하고 있다’고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13.8%가 ‘부패기득권, 뇌물, 차떼기, 부자당, 일관성 없이 이익만 챙기는 당’이라고 2순위로 대답했다.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 벗으려고 애썼던 낡고 부패한 이미지가 여전히 국민의 눈에는 남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은 민심을 의식하지 않고 숫자만 믿고 밀어붙이다 망한 열린우리당을 반면교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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