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공작원으로 피살 … 딸과 북한 가려했지만 상부서 못가게 해
28일 검찰이 탈북 위장 여성 간첩 원정화를 기소하며 공개한 공소장에는 원정화의 기구한 삶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검찰에 따르면 원정화는 중고등학교 시절 최우등 표창을 자주 받는 우수한 학생이었다. 출신성분과 학업성적이 우수해 89년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조직부에 발탁됐다. 원정화는 돌격대 간부교육을 받고 공작원 양성소인 특수부대에 입대하는 등 북한에서는 소위 ‘잘나가는’ 재원이었다.
하지만 훈련 도중 머리를 다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의병제대 후 원정화는 평양시 락원백화점에서 물건을 몰래 빼내 파는 등 부정하게 돈을 벌다 체포된다. 국가재산탐오죄로 6년형을 선고받지만 특사로 3년만에 풀려났다. 하지만 그 후에도 물건을 팔다가 잡히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결국 아연을 빼돌리다가 대대적인 합동단속에 걸려 중국으로 탈출하면서 탈북 위장 간첩의 길로 들어섰다.
중국 탈출 후 원정화는 김 모씨와 결혼하지만 김씨가 정신이 이상하고 성격이 과격해 가출을 했고 다시 북한행을 결심했다. 그 과정에서 김씨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긴 것을 알고 병원을 찾아가 낙태를 했다. 그 후 원정화는 북한 보위부에 포섭돼 교육을 받고 간첩 활동을 시작했다.
남한 사업가들에게 접근하라는 지령을 받은 원정화는 중국 훈춘시에서 목기공장을 하는 조 모씨를 만나 동거를 했다. 하지만 부인이 있는 조씨는 원정화의 돈을 갖고 도망가려했고 한국으로 들어가면서 연락을 끊었다.
원정화는 뒤늦게 조씨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고 남한들 들어가 간첩활동을 하라는 지시를 받은 원정화는 입국에 유리하다고 상부에서 격려하자 아이를 낳기로 했다. 당시 임신 상태였지만 한국남자를 소개받아 결혼을 하고 국내로 들어왔다.
국내에 들어와 아이 아버지인 조씨를 만나 공작을 시도했지만 조씨의 거부로 실패했다. 정체가 탄로날 것을 우려한 원정화는 탈북자로 자수를 한 다음 중국을 드나들며 본격적으로 간첩활동을 했다.
원정화는 자신을 이용하려는 남한 정보요원들을 만났고 오히려 이를 이용하라는 상부의 지시로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이들을 살해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하지만 차마 살인을 하지 못했다.
원정화는 이후 상부 연락책과 만나 “딸을 조선에 보내 공부시키고 싶다. 나도 조선에 가고 싶다. 언제 갈수 있느냐, 내 뜻을 상부에 전달해 달라”고 말을 했지만 “좀더 있으라”는 말만 들었다.
상부의 지시는 계속됐다. 황장엽의 거처를 알아보라고 했지만 실패했고 군부대 안보강연을 하라는 지시를 수행하면서 군인들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후 수사기관에 덜미가 잡혔다.
원정화의 가족사 또한 남다르다. 아버지 원씨는 북한공작원으로 특수부대에서 남파 훈련을 받았고 원정화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1974년쯤 남한에 침투하다가 피살됐다.
여동생도 보위부 공작원으로 활동하며 대남공작활동을 수행했고, 남동생 역시 보위부에서 운전수로 근무하며 공작활동을 수행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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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검찰이 탈북 위장 여성 간첩 원정화를 기소하며 공개한 공소장에는 원정화의 기구한 삶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검찰에 따르면 원정화는 중고등학교 시절 최우등 표창을 자주 받는 우수한 학생이었다. 출신성분과 학업성적이 우수해 89년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조직부에 발탁됐다. 원정화는 돌격대 간부교육을 받고 공작원 양성소인 특수부대에 입대하는 등 북한에서는 소위 ‘잘나가는’ 재원이었다.
하지만 훈련 도중 머리를 다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의병제대 후 원정화는 평양시 락원백화점에서 물건을 몰래 빼내 파는 등 부정하게 돈을 벌다 체포된다. 국가재산탐오죄로 6년형을 선고받지만 특사로 3년만에 풀려났다. 하지만 그 후에도 물건을 팔다가 잡히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결국 아연을 빼돌리다가 대대적인 합동단속에 걸려 중국으로 탈출하면서 탈북 위장 간첩의 길로 들어섰다.
중국 탈출 후 원정화는 김 모씨와 결혼하지만 김씨가 정신이 이상하고 성격이 과격해 가출을 했고 다시 북한행을 결심했다. 그 과정에서 김씨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긴 것을 알고 병원을 찾아가 낙태를 했다. 그 후 원정화는 북한 보위부에 포섭돼 교육을 받고 간첩 활동을 시작했다.
남한 사업가들에게 접근하라는 지령을 받은 원정화는 중국 훈춘시에서 목기공장을 하는 조 모씨를 만나 동거를 했다. 하지만 부인이 있는 조씨는 원정화의 돈을 갖고 도망가려했고 한국으로 들어가면서 연락을 끊었다.
원정화는 뒤늦게 조씨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고 남한들 들어가 간첩활동을 하라는 지시를 받은 원정화는 입국에 유리하다고 상부에서 격려하자 아이를 낳기로 했다. 당시 임신 상태였지만 한국남자를 소개받아 결혼을 하고 국내로 들어왔다.
국내에 들어와 아이 아버지인 조씨를 만나 공작을 시도했지만 조씨의 거부로 실패했다. 정체가 탄로날 것을 우려한 원정화는 탈북자로 자수를 한 다음 중국을 드나들며 본격적으로 간첩활동을 했다.
원정화는 자신을 이용하려는 남한 정보요원들을 만났고 오히려 이를 이용하라는 상부의 지시로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이들을 살해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하지만 차마 살인을 하지 못했다.
원정화는 이후 상부 연락책과 만나 “딸을 조선에 보내 공부시키고 싶다. 나도 조선에 가고 싶다. 언제 갈수 있느냐, 내 뜻을 상부에 전달해 달라”고 말을 했지만 “좀더 있으라”는 말만 들었다.
상부의 지시는 계속됐다. 황장엽의 거처를 알아보라고 했지만 실패했고 군부대 안보강연을 하라는 지시를 수행하면서 군인들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후 수사기관에 덜미가 잡혔다.
원정화의 가족사 또한 남다르다. 아버지 원씨는 북한공작원으로 특수부대에서 남파 훈련을 받았고 원정화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1974년쯤 남한에 침투하다가 피살됐다.
여동생도 보위부 공작원으로 활동하며 대남공작활동을 수행했고, 남동생 역시 보위부에서 운전수로 근무하며 공작활동을 수행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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