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가는 요즘 학생들은 방학과제와 더불어 틈틈이 다녀왔던 봉사활동실적확인서를 챙기기에 분주하다. 한 달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방학기간동안 학기 중에 모자랐던 공부를 보충하느라 바쁜 나날이었을 게다.
이 와중에도 방학기간에 맞춰 진행된 다양한 종류의 자원봉사 프로그램 중 해외 자원봉사활동은 지루한 봉사활동, 억지로 하는 봉사활동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큰 호응과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특별시자원봉사센터도 글로벌센터로의 도약을 목표로 이번 여름 해외 봉사활동 ‘행복한 가족봉사여행’(Happy Family Voluntour)을 기획·진행했다. 지구촌나눔운동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프로그램에 가족봉사단 20명이 참가했다. 7박 8일간 베트남전 당시 고엽제 피해로 장애를 입은 피해자의 자녀들이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시설에서 나눔 활동을 펼쳤다. 전쟁 당시에는 총칼을 겨눴지만 전쟁 이후 고엽제 피해를 함께 겪고 있는 나라에 전쟁의 참혹상을 경험한 부모세대와 자녀들이 함께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베트남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는데 의의가 있다.
가족과 함께 한 자원봉사여행
서울특별시자원봉사센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영리단체들과 기업의 사회공헌팀들은 방학이면 해외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하지만 일부 부실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불러모아 걱정을 끼치는 곳도 없지 않지만 조금만 자세히 프로그램을 눈여겨본다면 옥석을 가리는 것은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각각의 단체들은 환경 장애인 빈곤 등을 주제로 청소년 직장인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프로그램을 기획해 몽골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을 포함한 해외 많은 지역에서 활동한다. 시민정보미디어센터는 매년 몽골지역 사막화 방지를 위해 조림사업을 진행해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사막을 초지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에서 운영 중인 ‘써니 대학생봉사단’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문화교류를 포함한 봉사활동을 통해 세계적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 봉사활동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서울특별시자원봉사센터 가족봉사단이 해외봉사활동을 떠난다고 했을 때 왜 국내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외국까지 나가서 봉사를 하느냐라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그러나 일제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직후 6.25전쟁까지, 참담한 세월을 보낸 한국이 50년 만에 세계 경제순위 12위(2007년 IMF에서 발표)이라는 경제대국이 될 줄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는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끌어낸 근성 있는 한국 국민의 노력도 있었지만,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던 해외 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와 함께 수많은 외국 NGO에게 받은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한국인의 저력은 ‘나눔’
전쟁이후 우리 경제수준은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가나와 같은 나라들이 한국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차 대전 후 해외 원조를 받은 수많은 나라 가운데 원조를 중단하고 오히려 원조를 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두 곳 밖에 없다. 바로 한국과 대만이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물론 국내에도 노숙인이나 빈곤 문제 등 늘 해결되지 않은 숙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세계경제 순위 12위로 성장한 한국으로서는 어려운 시절 조건 없이 받았던 해외 원조를 이제는 되돌려줄 때가 됐다.
우리가 받았던 나눔의 씨앗으로 울창한 나무를 키워낸 것처럼 이제 우리도 사랑의 씨앗을 주변의 어려운 국가에 뿌려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진정한 한국인의 저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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