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고강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윤효순(여·43)씨는 요즘엔 밤 늦게 동네를 돌며 운동을 해도 겁나지 않는다. 2년 전에 동네 골목에 20~30m간격으로 CCTV가 설치됐고 공원주변 전등도 예전에 비해 환하게 밝아졌기 때문이다. 윤씨는 “동네 환경이 바뀌면서 불량배들이 사라졌다”며 “덕분에 살기 좋은 마을이 됐다”고 했다.
윤씨가 살고 있는 고강동은 ‘환경설계를 통한 방범프로그램(CPTED)’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이다. CPTED는 건축물, 지역, 또는 도시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범죄예방 효과를 거두려는 프로그램이다. 이것은 미국에서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CCTV 설치, 가로수와 가로조명 정비 등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지역주민들에게 범죄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시도되고 있다.
◆“CPTED, 범죄예방에 효과적” = 경기도 부천시와 경찰청이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경설계를 통한 방범프로그램(CPTED)’이 해당지역 뿐만아니라 인근 지역의 범죄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결과는 이민식 경기대 교수와 박현호 용인대 교수가 8월초에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 실렸다.
연구는 CPTED 지역 중 CCTV를 집중 설치한 지역 3곳(심곡2동, 소사본1동, 심곡1동)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설치하지 않은 인근 지역 3곳(소사본3동, 심곡2동, 원종2동)을 ‘비교지역’으로 선정해 실시했다. 이는 CCTV를 설치하기 전인 2005년 6월말(사전조사)과 설치한 후인 2007년 6월말(사후조사)에 주민 대상 설문 조사를 실시해 범죄피해율을 비교한 것이다. ‘시범지역’에서는 사전조사에서 1,122가구, 사후조사 478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비교지역에서는 사전조사 1,773가구, 사후조사 1,301가구를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시범지역과 비교지역 경계 내에 속한 전체 가구의 약 20~30%이다. 주민 대상 설문조사는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사건까지 파악할 수 있어 조사로서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사결과 범죄피해율은 ‘시범지역’이 ‘비교지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 CPTED의 범죄예방효과가 입증됐다. 또 시범지역의 범죄예방효과가 인근에 있는 비교지역까지 전파되는 이른바 ‘효과의 확산’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범지역에서는 침입절도(18.8% → 11.6%), 침입강도(5.1% → 2.0%), 길거리 치기범(14.8% → 6.8%), 노상강도(9,3% → 4.3%) 등 4가지 범죄피해가 모두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지역에서도 감소폭은 적지만 침입절도 15.7% → 15.0%, 침입강도 3.5% → 2.6% , 길거리 치기범 10.0% → 6.8%, 노상강도 5.5% → 3.3%로 각각 감소했다.
CPTED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범죄 발생율이 낮은 것은 경찰이 집계한 공식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경찰통계에 따르면 부천시 전체에서 발생한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절도, 폭력, 방화)는 CCTV를 설치하기전인 2004년6월1일~2005년5월31일에 비해 설치후 2006년5월1일~2007년4월30일 사이에는 1만367건 → 1만4094건(+35.9%)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CCTV를 설치한 지역에서는 478건 → 614건(+28.4%)이어서 전체 범죄 증가율에 비해 7.5% 낮게 나타났다.
◆상가지역, CCTV설치 사실 모르는 주민 많아 =CPTED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소사동 주민 안일규(55)씨는 “20년 넘게 이곳에 살았는데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도둑 맞았다는 소릴 별로 못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 중에는 CCTV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거나 설치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상가지역 주민들은 CCTV 설치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심곡동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박숙희(여·46)씨는 “ 개업한지 1년이 지났지만 이곳이 CCTV 집중설치 지역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시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6억4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CCTV 61대를 설치했으며 올해도 50개를 추가설치하는 등 CPTED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CPTED사업은 경기도의 광교신도시, 판교신도시, 충남 행복도시와 서울 뉴타운에서도 설계단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이상선 기자 ss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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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가 살고 있는 고강동은 ‘환경설계를 통한 방범프로그램(CPTED)’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이다. CPTED는 건축물, 지역, 또는 도시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범죄예방 효과를 거두려는 프로그램이다. 이것은 미국에서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CCTV 설치, 가로수와 가로조명 정비 등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지역주민들에게 범죄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시도되고 있다.
◆“CPTED, 범죄예방에 효과적” = 경기도 부천시와 경찰청이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경설계를 통한 방범프로그램(CPTED)’이 해당지역 뿐만아니라 인근 지역의 범죄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결과는 이민식 경기대 교수와 박현호 용인대 교수가 8월초에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 실렸다.
연구는 CPTED 지역 중 CCTV를 집중 설치한 지역 3곳(심곡2동, 소사본1동, 심곡1동)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설치하지 않은 인근 지역 3곳(소사본3동, 심곡2동, 원종2동)을 ‘비교지역’으로 선정해 실시했다. 이는 CCTV를 설치하기 전인 2005년 6월말(사전조사)과 설치한 후인 2007년 6월말(사후조사)에 주민 대상 설문 조사를 실시해 범죄피해율을 비교한 것이다. ‘시범지역’에서는 사전조사에서 1,122가구, 사후조사 478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비교지역에서는 사전조사 1,773가구, 사후조사 1,301가구를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시범지역과 비교지역 경계 내에 속한 전체 가구의 약 20~30%이다. 주민 대상 설문조사는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사건까지 파악할 수 있어 조사로서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사결과 범죄피해율은 ‘시범지역’이 ‘비교지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 CPTED의 범죄예방효과가 입증됐다. 또 시범지역의 범죄예방효과가 인근에 있는 비교지역까지 전파되는 이른바 ‘효과의 확산’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범지역에서는 침입절도(18.8% → 11.6%), 침입강도(5.1% → 2.0%), 길거리 치기범(14.8% → 6.8%), 노상강도(9,3% → 4.3%) 등 4가지 범죄피해가 모두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지역에서도 감소폭은 적지만 침입절도 15.7% → 15.0%, 침입강도 3.5% → 2.6% , 길거리 치기범 10.0% → 6.8%, 노상강도 5.5% → 3.3%로 각각 감소했다.
CPTED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범죄 발생율이 낮은 것은 경찰이 집계한 공식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경찰통계에 따르면 부천시 전체에서 발생한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절도, 폭력, 방화)는 CCTV를 설치하기전인 2004년6월1일~2005년5월31일에 비해 설치후 2006년5월1일~2007년4월30일 사이에는 1만367건 → 1만4094건(+35.9%)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CCTV를 설치한 지역에서는 478건 → 614건(+28.4%)이어서 전체 범죄 증가율에 비해 7.5% 낮게 나타났다.
◆상가지역, CCTV설치 사실 모르는 주민 많아 =CPTED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소사동 주민 안일규(55)씨는 “20년 넘게 이곳에 살았는데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도둑 맞았다는 소릴 별로 못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 중에는 CCTV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거나 설치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상가지역 주민들은 CCTV 설치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심곡동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박숙희(여·46)씨는 “ 개업한지 1년이 지났지만 이곳이 CCTV 집중설치 지역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시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6억4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CCTV 61대를 설치했으며 올해도 50개를 추가설치하는 등 CPTED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CPTED사업은 경기도의 광교신도시, 판교신도시, 충남 행복도시와 서울 뉴타운에서도 설계단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이상선 기자 ss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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