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이야기

지역내일 2008-09-11
우리 아이들에게 So hot을 능가하는 동요를! - 노을(1984년 창작동요제 대상곡)

올해 여름휴가는 간소하게 지내기로 했다. 멀리 가봤자 고생이니 가까이 바닷가에나 하루 다녀오자고 합의한 것. 하지만 이게 웬걸. 아침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리더니 막상 서해에 도착해서는 엄청난 비와 강한 파도에 바다 가까이 갈 엄두조차 낼 수가 없었다.
결국 바다를 옆에 두고 실내수영장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다가 일찍 숙소에 들어 저녁까지 챙겨먹었음에도 시간은 8시도 한참 전. 뭘 해야 하나. 그래도 여행이 즐거웠다는 추억은 남겨주어야 했기에 평소 그렇게도 소원하던 노래방을 가기로 했다. 언젠가 친척들과 함께 노래방을 가봤다는데 그 기억이 강렬했던지 가끔 한 번씩 타령을 늘어놓던 차였다.
간단한 맥주와 함께 아이들 노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그것도 꽤 재미있기는 했다. 그런데 뭔가 상당히 부조화였다. 뭘까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어느 한 순간 귀가 뻥 뚫리는 느낌. 그렇다.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노래가 없었다!
들어섬과 동시에 아이가 번호를 찾아달라는 노래는 So hot, 서커스, 무조건 등등 죄다 유행가였다. 물론 유행가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때나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그때가 아니면 민망해서 여간 용기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들.
아직 10대에도 들어서지 않은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동요가 익숙해야 함이 당연했다. 그래서 얼른 가사집을 뒤져보니 만만한 동요가 없었다. 있는 것이라면 동요의 스테디송이라고 할 만한 뽀뽀뽀, 자전거, 그대로 멈춰라 등 2장이 겨우 채워질 만한 정도였다.
하긴, TV에서는 요만한 꼬마여자아이에게 춤추라고 시켜놓고는 섹시하다는 발칙한 표현을 서슴지 않는 요즘이다. 그런 마당에 성인용으로 위상이 재정립되는 노래방에서 어디 감히 최신 동요를 찾기를 바랄까.
그래도 리포터는 아직도 읊조리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요가 있는데, 1984년 제2회 MBC 창작동요대상을 받은 ‘노을’은 내용도, 음률도 포근해서 가을이 오면 며칠은 중얼거릴 만큼 소중하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왜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했을까.
그러고 보니 창작동요제가 계속되고 있는지조차도 감감이다. 하지만 엄연히 MBC, KBS에서 창작동요제는 계속되고 지역마다 마련되기도 한다. ‘노을’만큼이나 예쁘고 귀여운 곡들은 줄곧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 엄마의 무심함이 동심이 뿌리내릴 여지를 마련해주지 못했을 뿐이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몇 곡의 동요를 찾아보며 새삼 노을을 다시 한 번 들어본다. 굳이 동요는 아이들만은 위한 곡은 아닌 듯. 가슴과 정서는 시대가 어떻게 펼쳐지든 세월이 얼마나 흐르든 변함없을 것이니. 어떤 계기가 되었든 이 동요와 함께 시작하는 올 가을이라서 참 다행이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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