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과 보험이야기 33 - ‘외계인 납치보험’ 있다 없다?(삽화 있음)

지역내일 2008-09-12
위험과 보험이야기 33 - ‘외계인 납치보험’ 있다 없다?(삽화 있음)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도 그렇고 요즘 우리나라 축구 경기를 보면서 가슴 답답한 분들 많으시죠? 이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감은 정신적으로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2006년 영국에서는 월드컵과 관련된 이색보험이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잉글랜드가 40년 만에 우승을 노리면서 온 나라가 들썩거렸고, 한 30대 광팬이 잉글랜드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탈락할 경우 받게 될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보험료로 105파운드(한화 약 18만 9000원)을 내고 기대이하 성적이 되면 보험금 100만 파운드(약 1억 8000만원)를 받는 다는 것이 계약내용이었습니다. 같은 시기 네덜란드에서는 회사원들이 월드컵 TV시청을 위해 결근이 잦아질 것을 대비한 ‘결근보험’이 출시돼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참 희한한 보험도 다 있죠.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위험(손해)이 있는 곳에 보험이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재미있는 이색보험을 소개할까 합니다.

◆유행 따라 등장하는 신종 보험 = 이색보험은 어떤 특정한 보험종류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종신보험, 연금보험, 암보험, 자동차보험, 변액보험, 건강보험 등과는 조금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특정한 계층이나 특정시기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보험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낯선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 보험들은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시장에서 많이 팔리고 보험사의 수익도 많아진다면 이미 이색보험이라고 부를 수 없게 되겠지요.
최근 우리사회에 등장한 이색(틈새)보험의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애견보험’이 있을 것입니다. 애완견의 병원치료비나 장례비 등을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인데요. 개를 가족 구성원처럼, 인간의 반려동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신종보험입니다. 만약 20~30년 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지금은 대부분 사람들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여길 만큼 시대가 바뀐 것입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에서 새롭게 등장한 보험으로는 마라톤 보험, 골프보험, 다이어트보험, 연인보험(커플보험), 군인보험 등이 있습니다.
가령 동양생명이 2006년에 판매한 ‘수호천사 연인보험’은 부부만 가입할 수 있고 남성이든 여성이든 한쪽만 가입하면 부부가 동시에 주요 질환에 대해 보장 받는 상품이고, 메리츠화재의 ‘커플보험’은 애인이 상해나 질병으로 입원해 만나기 어려울 경우 데이트 지연 위로금을 주는 식입니다. 또 신한생명의 ‘해피 라이프 런하이 보험’은 마라톤 사망사고의 주요원인인 심장질환을 집중 보장하는 상품입니다. 하지만 이런 보험들은 대부분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아이디어는 재미있지만 시장에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험은 시대상 비춰주는 거울 = 외국은 훨씬 더 다양합니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 그리고 자유분방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미국에서는 한때 UFO(미확인비행물체) 납치보험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보험은 미국 UFO보험사가 개발한 상품으로 외계인에게 납치나 유괴를 당했을 때 1000만달러를 지급하고, 외계인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 2000만달러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입니다. 하지만 이 보험은 지나치게 이벤트에만 치중하다 결국 판매중단 됐습니다.
또 미국의 전직 대통령 클린턴은 비서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비롯해 폴라존스 등과의 지퍼게이트사건 등으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수차례 지급된 위자료와 변호사 비용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었는데 이때 도움을 준 것이 일명 ‘성희롱 보험’으로 불리는 ‘고용관행보험’이라고 합니다. 이 보험은 최근까지도 기업들이 선호하는 보험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성희롱 보험’뿐만 아니라 ‘섹스보험’도 있었다고 합니다. 내셔널유니온사가 판매한 이 상품은 비뇨기과 의사, 성심리 상담사, 성교육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고객에게 항의를 받고 소송을 당하게 될 경우를 대비한 보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제대로 알리지 않고 명칭만 유명해져 일반 고객들에게 원성을 들었다고 합니다.
결혼 생활과 관련된 보험도 참 많습니다. 1988년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결혼이 늦어지거나 취소되면 보상해주는 ‘결혼보험’을 판매했고, 영국 이글스타사는 1960년 쌍둥이 보험을 판매했습니다. 두 명 이상의 쌍둥이를 두 번 이상 출산한 산모에게는 축하금을 지원하는 상품이었는데 미국 일본 등에서도 비슷한 상품이 판매된 적이 있습니다. 낮은 출산율로 고민하는 우리나라 정책당국자들도 고민해 볼 수 있는 보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순결보험’도 있었는데 1966년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보험으로 자신의 딸이 시집가기 전에 처녀성을 잃었을 경우 보상해주는 보험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달라진 성의식과 문화로 요즘은 판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스웨덴에서는 이혼할 경우 위자료를 지급해주는 ‘이혼보험’을, 캐나다에서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을 경우에 대비한 ‘임신보험’을 판매했다고 합니다. ‘보험이 시대상을 비춰주는 거울’이라는 말도 이래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나라마다 달라요 = 나라마다 다른 자연환경이나 문화에서 비롯된 보험도 다양합니다.
가령 지구 온난화가 심해져 스키장에 눈이 부족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스키장 소유주나 스키상품 판매업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눈 부족 보험(Lack of snow insurance)’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겨울철 눈이 덜 와서(적설량이 일정 평균 이하일 때) 매출에 타격을 입었을 때 재정적인 보상을 해주는 보험입니다. 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AI(조류인플루엔자)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중국에서는 사스전문보험과 ‘AI보험’이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투우로 유명한 스페인에서는 투우보험은 기본이고, 입관이나 묘지비용을 지급하는 장례보험도 가입자가 2200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라고 합니다. 매장문화를 중요시 하는 남미출신 이준근로자들이 늘면서 저렴한 보험료의 장례보험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파출부를 많이 쓰는 싱가포르에서 ‘파출부 전용보험’이 있고, 영국에서 혈통있는 말을 대상으로 하는 ‘말보험’이 있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호에 썼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보험계약이 ‘소’라는 점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도움말: 동양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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