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제도 ‘정착’됐지만 ‘보완’할 점 많아

호출택시, 그 빛과 그늘

지역내일 2001-06-06
이은미(28·신평동)씨는 금오공대 앞에서 택시를 호출하고 ‘5분 안에 온다던 택시’를 10분이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맘 같아서는 다른 택시를 타고 가고 싶었지만 호출했던 차를 ‘오기’로 기다렸다. 택시가 도착한 것은 호출한지 18분이 지난 후. 택시기사로부터 “늦어서 미안하다” 라는 말 정도는 들을 줄 알았지만 택시기사는 묵묵부답이었다.


● 긍정성 70%, 보완사항 30%

택시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고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호출택시가 구미시에 처음 시행된 것은 지난 98년.

이씨처럼 호출택시를 이용하는 구미시민은 하루 평균 하루 4500명 정도(개인택시 호출 제외)니 이제 완전히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 실제 구미시처럼 호출택시가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경우도 드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호출택시의 정착과정에는 보완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출퇴근 시간 등 정작 택시 수요가 많은 시간에는 호출택시를 이용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 반면 택시회사는 택시를 호출한 시민들이 몇 분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택시를 타고 가거나 아예 주택가 골목까지 택시를 불러 놓고 기다리게 하는 것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다.

호출택시 운용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불만들은 실제 통계에서도 거의 정확히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에서 택시호출이 ‘발생’하는 것은 하루 4500건. 하지만 실제 ‘이용’되는 경우는 약 3000건 정도다. 결국 1500건 정도가 ‘사장’되는 호출인데, 그 중 택시가 부족해 호출에 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약 700건이고 반대로 호출한 택시를 타지 않는 경우도 700건 정도이다. 또 장난 호출전화도 하루에 10여건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결과는 시민과 택시회사의 약속이 실제 70%만 지켜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나머지 30%는 서로에게 불만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호출택시제도는 70%정도 정착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듯 하다.


● ‘빨리 빨리’ 문화 때문에 깨어지는 약속

호출택시는 이용시민에겐 편리함을, 택시회사에는 경영상의 도움을 준다. 시민들은 편리하게 문 앞에서 문 앞까지 택시를 이용할 수 있고, 택시회사는 공차거리를 줄여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의 ‘약속’이 깨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호출비’의 경우. 시행초기에는 별도의 호출료가 없었지만 작년부터는 호출한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 승객이 늘어 2000원 미만의 거리는 요금과 호출을 합쳐 2000원을 받고 있다. 호출을 하면 일단 택시는 손님이 없어도 그 자리에서 10분 정도를 기다리게 되는데 이에 드는 에너지와 시간에 대한 부담이다.

호출한 차를 타지 않는 15%의 시민들로 인해 대부분의 시민들이 요금을 더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진(32·송정동)씨는 “호출료를 받으면서도 택시가 빨리 오지도 않고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또한 “골목까지 들어오는 것도 기사들이 싫어하는 기색을 보인다”면서 호출택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용철(성광택시 총무차장)씨는 “호출택시가 늦어지는 경우는 대부분 차량정체 때문이며 집 앞까지 호출을 해놓고도 택시를 기다리게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호출제도는 택시기사상 정립과 서비스 향상도 필요하지만 승객수준도 같이 높아져야 바람직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출했지만 택시 기사들이 꺼리는 지역도 있다.

유흥가 같은 경우 술 취한 손님이 기사에게 안하무인으로 막말을 하거나 택시 안에서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호출이 와도 기사들이 가기 싫어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특히 2번가의 경우 보행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2번도로 안으로 와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기사들 운행하기 꺼리는 지역 있어

아파트 단지의 경우 영업용 택시는 단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으나 “몇 동 몇 호 앞으로 와달라”며 요구하고는 정작 택시를 기다리게 하는 아파트 단지도 꺼리는 지역이다.

이에 대해 택시운전자인 박 모(31·광평동)씨는 “장난호출이나 호출했어도 타지 않는 일이 자주 발생되는 지역에는 자연히 가게 되는 것을 꺼리게 된다”면서 “노약자나 짐이 많은 경우 골목길까지 호출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젊은이들이 걷기가 귀찮아 바로 앞까지 와달라고 호출하면 솔직히 호출제도의 의의를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한다. 호출택시의 편리성을 ‘자신의 자가용’정도로 생각하는 잘못된 의식의 반영인 것이다.

편리한 제도는 서로에게 그만큼의 책임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호출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호출문화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택시는 호출한 시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시민은 조금 기다리더라도 호출한 택시를 타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서로간의 약속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 것이고 호출택시가 편리한 제도로서 제 가치를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진 리포터 cant0014@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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