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획정리가 끝난 지 이미 오래지만 아직도 건물들이 띄엄띄엄 저마다의 간격을 두고 있는 봉곡동의 중앙쯤 테마공원이 있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롤러스케이트를 어깨에 메고 오는 다정한 부자(父子)의 모습이다. 공원 입구에서 롤러스케이트를 갈아 신은 부자는 시원한 저녁공기를 가로지르며 경주라도 할 모양이다. 스무 걸음 앞에 가고 나면 따라오라며 아들은 걸음 내내 뒤를 돌아본다.
아니, 이렇게 많은 시설들이…
공원 한가운데 있는 분수대엔 돌거북들이 물을 뿜기 위해 입을 쭉 내밀고 있고, 그 주위 벤치엔 갓난아기를 안은 젊은 부부가 다정스레 앉아 있다. 분수대 앞쪽으로 넓은 계단처럼 만들어져 있는 공간은 전시벽이다. 자그마한 소공연이나 전시회쯤은 거뜬하게 해 낼 것 같다.
분수대가 있는 중심광장을 둘러싼 화단에는 갖가지의 꽃들과 나무들이 가슴께에 명찰을 달고 서 있다. 보기만 했지 이름은 통 몰랐던 꽃들이 천지다.
화단 주위엔 또 교통교육장이라 해서 공원을 빙 둘러싼 길이 나 있다. 초등학생들의 안전 교육에도 손색이 없을 만큼 횡단보도며 신호등이 다 갖추어져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서른 개도 넘을 법한 교통표지판이 띄엄띄엄 서 있고, 주차장 가까이 와 보니 스무 개쯤 되는 표지판을 한 군데 모아둔 곳이 있다. 아마도 이쯤에서 표지판 교육을 하고 있나 보다.
어스름 저녁이 되었어도 농구장엔 학생들이 만원이다.
“던져, 던져, 야 패스”를 연발하는 저 학생은 아무래도 실력이 영 부족한지 아무리 소리를 질러봐도 공 한 번 쥐어보지 못한다. 폼부터가 좀 엉성하긴 하다.
농구장 바로 옆엔 잘 다듬어진 게이트볼장이 있고, 그 안에선 콩알만한 꼬마들이 형들 흉내를 내느라 통통볼을 갖고 난리다.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꼬마들에겐 놀이터가 최고다.
여긴 다른 놀이터의 기구들과는 사뭇 다른 것들이 많다.
미끄럼틀은 올라가는 방법만도 세 가지, 내려오는 방법도 세 가지이다. 그네의 앉는 자리는 넓고 편하게 만들어져 있어, 오래 타도 엉덩이가 아프진 않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앉는 자리가 특이한 시소나 말, 차 등 어른들이 보아도 신기한 것들이 많다.
테마공원엔 벤치 말고도 파고라만 아홉 개가 만들어져 있다. 아직 나무들이 작아서 그늘을 만들 수 없는 것을 대신하려는 듯 파고라 속은 뜨거운 볕을 한 시름 피할 수 있어 낮에도 간단한 음식을 챙겨 나오면 좋을 것 같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화장실도 깨끗하고, 공원 내 휴지통이 곳곳에 설치돼 한 군데도 지저분한 곳은 없었지만 분리수거용 휴지통을 따로 만들어두지 않아 재활용품들이 사람의 손을 한 번 더 거치게 되는 번거로움은 피할 수가 없어 아쉬웠다.
그리고 아직은 공원을 찾는 게 바로 앞 아파트단지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좁은 주차장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지 않았지만, 더 많은 주택과 건물들이 들어서게 되면 주차공간이 부족해 도로가 주차난에 시달리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생긴다.
임은실 리포터 sil11042@naeil.com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롤러스케이트를 어깨에 메고 오는 다정한 부자(父子)의 모습이다. 공원 입구에서 롤러스케이트를 갈아 신은 부자는 시원한 저녁공기를 가로지르며 경주라도 할 모양이다. 스무 걸음 앞에 가고 나면 따라오라며 아들은 걸음 내내 뒤를 돌아본다.
아니, 이렇게 많은 시설들이…
공원 한가운데 있는 분수대엔 돌거북들이 물을 뿜기 위해 입을 쭉 내밀고 있고, 그 주위 벤치엔 갓난아기를 안은 젊은 부부가 다정스레 앉아 있다. 분수대 앞쪽으로 넓은 계단처럼 만들어져 있는 공간은 전시벽이다. 자그마한 소공연이나 전시회쯤은 거뜬하게 해 낼 것 같다.
분수대가 있는 중심광장을 둘러싼 화단에는 갖가지의 꽃들과 나무들이 가슴께에 명찰을 달고 서 있다. 보기만 했지 이름은 통 몰랐던 꽃들이 천지다.
화단 주위엔 또 교통교육장이라 해서 공원을 빙 둘러싼 길이 나 있다. 초등학생들의 안전 교육에도 손색이 없을 만큼 횡단보도며 신호등이 다 갖추어져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서른 개도 넘을 법한 교통표지판이 띄엄띄엄 서 있고, 주차장 가까이 와 보니 스무 개쯤 되는 표지판을 한 군데 모아둔 곳이 있다. 아마도 이쯤에서 표지판 교육을 하고 있나 보다.
어스름 저녁이 되었어도 농구장엔 학생들이 만원이다.
“던져, 던져, 야 패스”를 연발하는 저 학생은 아무래도 실력이 영 부족한지 아무리 소리를 질러봐도 공 한 번 쥐어보지 못한다. 폼부터가 좀 엉성하긴 하다.
농구장 바로 옆엔 잘 다듬어진 게이트볼장이 있고, 그 안에선 콩알만한 꼬마들이 형들 흉내를 내느라 통통볼을 갖고 난리다.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꼬마들에겐 놀이터가 최고다.
여긴 다른 놀이터의 기구들과는 사뭇 다른 것들이 많다.
미끄럼틀은 올라가는 방법만도 세 가지, 내려오는 방법도 세 가지이다. 그네의 앉는 자리는 넓고 편하게 만들어져 있어, 오래 타도 엉덩이가 아프진 않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앉는 자리가 특이한 시소나 말, 차 등 어른들이 보아도 신기한 것들이 많다.
테마공원엔 벤치 말고도 파고라만 아홉 개가 만들어져 있다. 아직 나무들이 작아서 그늘을 만들 수 없는 것을 대신하려는 듯 파고라 속은 뜨거운 볕을 한 시름 피할 수 있어 낮에도 간단한 음식을 챙겨 나오면 좋을 것 같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화장실도 깨끗하고, 공원 내 휴지통이 곳곳에 설치돼 한 군데도 지저분한 곳은 없었지만 분리수거용 휴지통을 따로 만들어두지 않아 재활용품들이 사람의 손을 한 번 더 거치게 되는 번거로움은 피할 수가 없어 아쉬웠다.
그리고 아직은 공원을 찾는 게 바로 앞 아파트단지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좁은 주차장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지 않았지만, 더 많은 주택과 건물들이 들어서게 되면 주차공간이 부족해 도로가 주차난에 시달리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생긴다.
임은실 리포터 sil11042@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