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추천하는 맛집

전통의 멋과 맛의 고리, 궁(宮) 샤브샤브

지역내일 2008-09-29 (수정 2008-09-29 오후 2:57:21)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차갑다.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 지쳤던 입맛이 돌아 왔나 했더니 어느덧 따뜻한 음식을 찾게 되는 계절이 되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궁(宮) 샤브샤브를 찾아보자. 친절한 사장님이 분명 반갑게 맞아 줄 것이다. 



재미있게, 건강하게.
 
궁(宮)의 샤브샤브에는 재미가 있다. 정성껏 만들어진 육수에 어떠한 재료를 얼마나 익혀서 먹을지는 손님의 몫이다. 조금은 밋밋하다 싶은 육수에 자기가 좋아하는 고기와 야채, 버섯, 피쉬볼 등을 취향대로 살짝살짝 데쳐 겨자소스와 칠리소스를 찍어 먹는 것이 마치 놀이와도 같다. 놀이를 하다 보면 육수에는 어느덧 더욱 진한 맛이 배어난다. 파프리카, 클로렐라, 호박으로 곱게 빛깔을 낸 생면을 넣어 맛있게 먹고 나면 그 육수로 죽을 끓여낸다. 다진 야채와 밥을 넣고 계란을 한개 풀어 휘휘 저으면 그야말로 영양도 맛도 최고다. 갖가지 야채와 고기를 한 번 두 번 담글수록 육수에는 맛이 더해지지만 깔끔한 맛은 여전하다. 이러한 맛과 재미를 즐기다 보면 다른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보다 더 많은 야채와 고기를 먹고 조금 더 건강해진 듯 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담백한 웰빙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궁(宮)의 샤브샤브에는 맛의 지나침이 없다. 온갖 자극적인 맛을 내세운 음식점들이 즐비한 가운데에 궁(宮)이 추구하는 맛은 담백함으로 일관된다. “많은 사람들이 조미료에 익숙해져 있어요. 그래서 조미료를 많이 넣으면 맛있고, 조미료를 많이 안 넣으면 맛이 없다고 느끼죠. 저희는 조미료를 안 넣고도 맛을 내기 위해서 노력해요.” 라고 이미아 사장은 말한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별로 개성이 없는 것은 아닌가 싶지만 궁(宮)만의 담백함은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하다. 
고기는 주문을 받은 후 궁의 사장이 직접 썰어서 내오며 야채들은 하루만 지나도 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매일 새벽에 야채시장에서 들여온다. 그렇기 때문인지 야채들에서는 푸른 향기가 물씬 풍긴다. 웰빙은 마음이 좋아지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한 상 차려져 나오는 선홍빛 고기와 신선한 녹색 야채들, 정갈하게 놓여진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좋아진다. 

“직원들은 수라간 상궁” 
궁(宮) 이라는 이름에는 직원들이 수라간 상궁이 되어 오는 손님들 모두를 왕으로 모시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임금님께 정성을 다해 맛있고 좋은 음식을 올린다는 마음으로 손님들께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이 수라간 상궁이 된 직원들의 마음이다. 샤브샤브를 끓이는 그릇 역시 유기방자로 예전에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려졌으며 유해물질이 닿으면 그 색이 변한다고 한다. 유기는 구리와 주석으로 만들어지며 독소가 없어 좋은 그릇으로 쓰인다. 
궁(宮)의 인테리어는 독특하다. 남궁식 사장의 정성으로 곳곳을 궁(宮)의 컨셉으로 꾸며 놓았다. 그 중 주방과 홀은 기왓장을 차분히 쌓아 수라간의 모습을 담았다. 우리 전통의 멋과 맛을 ‘궁(宮)’이라는 고리로 연결시켜 놓은 모습이다. 
기분 좋게 들어가서 왕처럼 대접 받고 한껏 맛을 즐긴 후 만족스럽게 나올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그곳이 바로 궁(宮)이다. 



반가운 사람 
“처음 오신 손님은 처음이라 반갑고, 두 번 오신 손님은 구면이라 반갑고, 세번 오신 손님은 단골이라 반갑고, 네번 오신 손님은 가족이라 반갑네.“ 
방마다 액자에 큼직하게 써 있는 이 글귀가 참 따뜻하다. 가족이 되면 공짜로 주는 거냐고 물었더니 가족끼리는 더 잘 되라고 챙겨 주어야 한다며 웃으면서 말하는 이미아 사장. 
서로가 서로에게 반가운 사람이 되는 곳, 궁(宮)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궁의 메뉴는 궁 스페셜(2만원), 등심/해물 샤브샤브 스페셜(1만3천원), 등심/해물 샤브샤브(8천원), 매운 소갈비찜(大4만원,小2만5천원), 그리고 점심 메뉴인 불고기 버섯전골(6천원)이 있다. 각종 회식 자리로 추천할 만한 80석 규모의 연회가 가능한 홀과 24인석 방 2개, 12인석과 8인석 방이 각각 1개씩 마련되어 있다. 단체일 경우 예약이 필요하다. 
문의 (033)257-3200 
최태웅 리포터 latidi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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