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입성 이후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임한 여야 초선 의원들은 12일 지난 한주간 진행된 국감에 대해 냉철한 ‘자아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행정부에 대한 공정한 견제와 건전한 정책대안 제시라는 일념으로 국감에 임했지만, 정작 국감이 막말과 고성, 여야간 대치로 대표되는 정치국감, 정쟁으로 변질되고 있는데 대한 자괴감인 셈이다. 특히 초선 의원들은 짧은 질의시간 등 물리적인 제약으로 깊이있는 국감이 어렵다는 데 입을 모았다. 동시에 일부 의원들은 지난 일주일간의 체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국감을 위한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위원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 ‘국회의원 발언대’에 올린 글을 통해 “국정감사가 행정부에 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와 같다”는 총평을 내놓았다. 이 의원은 “국감 일정 20일중 6일은 공휴일, 3일은 준비일정”이라며 “또한 기본질의응답 시간은 7분, 보충질의는 8분에 불과 해 개그맨 노홍철이나 이성미의 ‘따발총 말솜씨’가 없으면 낭패”라고 소개했다.그는 이에 따라 △사전 서면 질의.답변을 토대로 한 국감 △예산편성 관련 내용으로의 국감 범위 제한 △윤리규정을 통한 고성.막말 금지 △연중 상시국감 및 상임위내 기관별.사안별 소위 구성 △연초 국감 지적사항 이행여부에 대한 재점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환경노동위와 예결특위에 소속된 같은 당 조원진 의원은 “질의를 위한 시간이 너무 짧아 국감 자체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정치적 문제 때문에 실질적인 정책국감이 상실됐다”고 꼬집었다.
교육과학기술위 소속인 같은 당 김세연 의원은 “국감이 하나의 정쟁 도구로 격하, 국민으로부터 외면과 지탄을 받는 국회의 모습이 바뀌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좀더 대화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에 대한 합의가 있는 상태에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국감에 출석한 정부 관계자들의 답변 태도 등에 대해서도문제를 삼았다. 정무위 위원인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힘이 들더라”는 짤막한 소감을 내놓았다. 정부가 국감 자료를 충실히 제공하지 않았고, 제한된 시간내에서 광범위한 사안에 대한 질의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또한 “정부내에서 야당의 공세적 질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대하라는 지침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공세적 답변으로 논쟁이 벌어지는 등 증인의 태도가 문제가 된 상임위도 있었다”고 밝혔다. 문방위 소속인 같은 당 장세환 의원은 “답변을 제외한 실제 질의시간은 10분도 채 안된다”며 “발언시간을 30분으로 연장하는 등 이를 제도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또한 “시간이 짧기 때문에 정부 관계자들이 책임있는 답변을 안하고 대충 피해가는 자세도 있다”며 “또한 여당이 정부 관계자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도문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김범현 강병철 기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