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변화’와 ‘희망찾기’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미국의 대통령 선거 투표가 4일 오전(한국시간 4일 오후) 실시된다. 여러 권위 있는 여론조사들은 하나같이 오바마 민주당후보가 메케인 공화당후보를 크게 누르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선거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숫자 270을 훌쩍 넘은 지 이미 오래이다.
그러나 아직도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7% 이상이고 이들 중에는 인종주의적 성향을 가진 나이 많은 백인들이 많다. 또한 월가의 금융위기로 인해 9월 중순부터 강력한 기세로 솟아오르던 오바마의 지지세가 선거 막바지에 조금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미국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 앞에 ‘인종문제’가 어느 정도로 투표에 영향을 미칠지도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가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뚜렷하고 특징적인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이번 선거의 핵심 구호와 가치는 한마디로 ‘변화’인데, 조지 W. 부시정부의 지난 8년 간의 청산은 물론 누가 과감히 변화와 개혁, 희망의 시대를 열 후보인가? 오바마가 “우리가 원하는 변화”(Change We Need)를 강조하고 있고, 콜린 파월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면서 오바마를 “변화의 인물”(transformational figure)로 규정한 이유는 명백하다.
미국 유권자들은 지난 30년을 워싱턴 정치 속에서 살아왔고 게다가 이라크전과 관련하여 부시 정부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메케인보다는 젊고, 지적이며, 확실한 변화의 철학과 정책을 제시한 오바마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핵심구호와 가치는 ‘변화’
둘째, 미국인들이 원하는 ‘변화’의 핵심적인 내용은 ‘경제 살리기’와 미국 ‘국가의 품격 회복’인데, 이를 더 잘 이뤄낼 후보는 누가인가?
이번 위기는 역사상 1929년에 비견되는 심각한 위기이다. 더구나 이번 위기는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 폭과 깊이, 그리고 그 끝이 어디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따라서 미국인들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위기 극복, 국가의 도덕성과 지도력의 회복을 통한 국가의 품격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이러한 임무를 감당해 낼 수 있는 대통령 후보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시정부의 ‘잃어버린 8년’ 세월을 통해 전쟁과 경제파탄으로 망가질대로 망가진 미국을 다시 부강하고 존경받는 나라로 재건하려는 미국인들의 ‘희망 찾기’의 비장한 노력과 직결되어 있다.
셋째,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 중의 하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풀뿌리’ 조직들을 만들어 이라크전쟁의 실패, 경제위기 등을 초래한 공화당으로부터 권력을 되찾아오기 위해 본격적으로 발 벗고 나선 점이다. 이는 민주당 다수의회를 탄생시킨 2006년 11월 중간선거에서부터 시작된 정치, 경제, 사회, 안보 세력들 간의 새로운 연합이 이번 선거로써 완결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러한 세력 재편을 반영해 이번 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공히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각각 60 대 40, 260 대 175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넷째, 흑인인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 뒤에는 서유럽 국가들의 정치와는 사뭇 다른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 즉 미국 특유의 정치와 역사가 작동하고 있다.
경제살리기와 국가품격 회복
이번 선거를 통해 오바마가 실현해 내고 있는 ‘아메리칸 드림’은 앞으로 흑인 뿐만 아니라 인종, 문화, 종교적 소수파 등 전통적인 약자들에게 예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희망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만일 미국 유권자들이 이번의 경제위기와 같은 처절한 실패를 당하고서도 이번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이룩하지 못한다면, 미국에 선거제도와 민주정치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이는 탈냉전·탈근대 시대에서의 미국식 경제모델의 위기뿐만 아니라 미국식 정치모델의 위기를 의미한다. 우리가 1997년 말 IMF 구제금융의 위기를 당한 후 정권교체를 통해 변화와 개혁의 시대를 열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나라와 민족의 희망을 되찾았던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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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미국의 대통령 선거 투표가 4일 오전(한국시간 4일 오후) 실시된다. 여러 권위 있는 여론조사들은 하나같이 오바마 민주당후보가 메케인 공화당후보를 크게 누르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선거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숫자 270을 훌쩍 넘은 지 이미 오래이다.
그러나 아직도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7% 이상이고 이들 중에는 인종주의적 성향을 가진 나이 많은 백인들이 많다. 또한 월가의 금융위기로 인해 9월 중순부터 강력한 기세로 솟아오르던 오바마의 지지세가 선거 막바지에 조금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미국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 앞에 ‘인종문제’가 어느 정도로 투표에 영향을 미칠지도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가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뚜렷하고 특징적인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이번 선거의 핵심 구호와 가치는 한마디로 ‘변화’인데, 조지 W. 부시정부의 지난 8년 간의 청산은 물론 누가 과감히 변화와 개혁, 희망의 시대를 열 후보인가? 오바마가 “우리가 원하는 변화”(Change We Need)를 강조하고 있고, 콜린 파월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면서 오바마를 “변화의 인물”(transformational figure)로 규정한 이유는 명백하다.
미국 유권자들은 지난 30년을 워싱턴 정치 속에서 살아왔고 게다가 이라크전과 관련하여 부시 정부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메케인보다는 젊고, 지적이며, 확실한 변화의 철학과 정책을 제시한 오바마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핵심구호와 가치는 ‘변화’
둘째, 미국인들이 원하는 ‘변화’의 핵심적인 내용은 ‘경제 살리기’와 미국 ‘국가의 품격 회복’인데, 이를 더 잘 이뤄낼 후보는 누가인가?
이번 위기는 역사상 1929년에 비견되는 심각한 위기이다. 더구나 이번 위기는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 폭과 깊이, 그리고 그 끝이 어디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따라서 미국인들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위기 극복, 국가의 도덕성과 지도력의 회복을 통한 국가의 품격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이러한 임무를 감당해 낼 수 있는 대통령 후보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시정부의 ‘잃어버린 8년’ 세월을 통해 전쟁과 경제파탄으로 망가질대로 망가진 미국을 다시 부강하고 존경받는 나라로 재건하려는 미국인들의 ‘희망 찾기’의 비장한 노력과 직결되어 있다.
셋째,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 중의 하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풀뿌리’ 조직들을 만들어 이라크전쟁의 실패, 경제위기 등을 초래한 공화당으로부터 권력을 되찾아오기 위해 본격적으로 발 벗고 나선 점이다. 이는 민주당 다수의회를 탄생시킨 2006년 11월 중간선거에서부터 시작된 정치, 경제, 사회, 안보 세력들 간의 새로운 연합이 이번 선거로써 완결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러한 세력 재편을 반영해 이번 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공히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각각 60 대 40, 260 대 175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넷째, 흑인인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 뒤에는 서유럽 국가들의 정치와는 사뭇 다른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 즉 미국 특유의 정치와 역사가 작동하고 있다.
경제살리기와 국가품격 회복
이번 선거를 통해 오바마가 실현해 내고 있는 ‘아메리칸 드림’은 앞으로 흑인 뿐만 아니라 인종, 문화, 종교적 소수파 등 전통적인 약자들에게 예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희망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만일 미국 유권자들이 이번의 경제위기와 같은 처절한 실패를 당하고서도 이번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이룩하지 못한다면, 미국에 선거제도와 민주정치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이는 탈냉전·탈근대 시대에서의 미국식 경제모델의 위기뿐만 아니라 미국식 정치모델의 위기를 의미한다. 우리가 1997년 말 IMF 구제금융의 위기를 당한 후 정권교체를 통해 변화와 개혁의 시대를 열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나라와 민족의 희망을 되찾았던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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