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찍기가 어려워요”

지역내일 2008-11-07
군산소방서 조태성 소방장 “가족 중 5명이 출동대기”

전북 군산소방서 조태성(45) 소방장은 남매를 둔 가장이면서 7형제를 이끄는 맏이다.
형제 가운데 소방관이 3명이다. 최근에는 2명의 소방관 식구를 늘렸다. 동생 2명은 경찰관이다. 군산 정읍 남원 고창 서울 등 근무지에 뿔뿔히 흩어져 살고 있다. ‘제복 입는 공무원’이 그렇지만 가족 행사 날짜잡기가 보통 고역이 아니다. 특히 24시간 맞교대로 돌아가는 소방 특성상 동생들 얼굴보기가 수월치 않다.
조씨는 “가족사진은 생각도 못하고 결혼식 사진이 전부”라고 말했다.

조씨 형제가 소방관 가족이 된 사연은 이렇다.
학교에서 일하던 그는 20년 전 아버지를 잃었다. “뇌출혈이 있었습니다. 돈도 돈이었지만 어떻게해야 할지 몰랐어요. 우왕좌왕 하다가 수술한번 못해보고….” 응급대처 방법도 몰랐고, 또 그런 자신 모습이 너무 비참했었단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결심에 만 서른에 소방관이 됐다.
아버지 대신이던 조씨의 소방관 입문은 동생들에게도 영향을 줬다. 셋째와 넷째 동생은 경찰관이 됐고, 다섯째와 막내가 소방관이 됐다.
“아버지 대신이라는 생각에 동생들에게 정말 엄하게 대했다”며 “동생들에게 소방관이나 경찰이 되기를 은근히 강요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 소방관이 된 막내동생 복용(31.남원소방서)씨는 “하사관 제대 후 다른 일을 찾고 있었는데 큰 형의 협박(?)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런 형의 영향일까. 다섯째와 여섯째는 반쪽도 소방관 가운데서 찾았다.
조씨는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가족들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다”며 “먼저 가신 아버지께서도 ‘잘했다’고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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