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숫자로 밀어붙이려 해서야(정세용 2008.11.11)

지역내일 2008-11-11
숫자로 밀어붙이려 해서야

세월은 정말 빠르다.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제1당이 됐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기국회가 벌써 중반이란다. 국정감사도 끝났고 대정부 질문도 끝났다.
언제나 그랬다. 실망이었던 것이다. 18대국회는 과거 국회와 달라질까. 기대반 우려반이었건만 현재는 실망이다. 거대여당 한나라당은 포용력도 리더십도 발휘하지 못했다. 국민은 미국발 경제위기 속에서 민생을 살려달라고 아우성인데 지난 10년을 청산하겠다는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 겉으로는 사회적 대타협을 외치면서도 덧셈정치보다는 뺄셈정치를 하는 등 공존공영과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을 진정한 국정파트너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정가 분석이다. 민주당 등 야당도 마찬가지다. 대화와 타협 속에서 국민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불만이 높은데도 지지도가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민생법안은 산적해 있는데 정치적 다툼만 가득하다.

‘국회 개혁안’ 과감히 수용, 일하는 국회 됐으면
남은 정기국회도 현재로서는 전망이 밝지 않다. 월스트리트 발 경제위기에 정치권과 국민들이 똘똘 뭉쳐 이를 헤쳐가야 하건만 여야는 이해관계 속에서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많다. 쌀 직불금 국정조사의 경우 한나라당은 참여정부의 잘못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고 민주당 등 야당은 이명박정부의 실정에 조사를 집중시킬 방침이라 한다. 과거와 현재의 싸움터로 변한 형국이다.
법안 심사와 새해 예산안 처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규제완화와 감세가 대한민국호를 살리는 첩경임을 강조하고 있고 민주당은 ‘부자감세법’과 국정원법 개정안 등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할 것임을 공약하고 있다. 새해예산안 처리와 중요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격돌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민의를 수렴해 법안을 만들고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건만 현재로서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갈등과 다툼이 예고된 것이다.
정말 바뀌어야 할 것 같다. 21세기 유일강국이라는 미국도 변했다. 투표권도 없던 흑인이 대통령이 됐는데, 불과 40년만에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정보화라는 위업을 달성한 우리 국민이 정치라고 국회라고 개혁 못할 것이 무엇인가.
마침 상시국회를 통해 싸우는 의원이 아닌 일하는 의원을 만들기 위한 국회 제도개선위 1차안이 나왔다. 이 안에 따르면 매달 1일 임시회는 자동 개회되고 국감도 연중 실시된다. 상시국감은 9월 1일 이전에 마무리해 이를 토대로 예산안과 법률심사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했다.
만시지탄인 것 같다. 그 언젠가 한 기업인은 기업은 2류이나 정치는 4류라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지난 1950년대나 1960년대 막걸리 정치, 고무신 정치에 비해 오늘의 정치는 많이 투명해지고 깨끗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당수 국민은 우리나라 각 분야 중에서 발전할 부분이 많고 쇄신해야 할 곳으로 정치 분야를 지목한다. 상시국감을 통해 국감 결과를 법안 심사와 새해 예산안 심의에 반영하고 매달 국회를 열어 일하는 국회의원상을 만든다는 개선위 시안에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 같다. 이번 개선위안을 국회는 과감히 수용해 싸우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상이 정립됐으면 한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불황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값이 폭락하면서 소비가 얼어붙고 있고, 사회안전망이 무너지고 복지 분야의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서민들의 불안과 고통은 커지고 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물가가 올라 하루하루 지내기가 버거운데 국회는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국민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 민생정치 원해
한미 FTA법안 처리, 종합부동산세 문제, 금산분리 완화, 공기업 개혁, 국정원법 개정안 등 정기국회 현안은 많다. 그러나 올해는 얼마 남지 않았다. 경기 한파에, 몰려오는 겨울에 몸과 마음이 추운 서민들을 위해서도 민생정치 대화국회가 절실하다. 덧셈의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일자리도 늘릴 수 있고 서민들의 추위도 어느 정도 물리칠 수 있다. 정치권이 국민들을 방치하지 않고 그들을 살리려고 애쓸 때 2008년 겨울은 춥지 않을 수 있다. 한달여 남은 정기국회 기간 동안 숫자로 밀어붙이는 정치보다 대화와 타협하는 정치, 민생정치를 보고 싶다.

정세용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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