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이냐 삼각산이냐, 지자체간 신경전 (지도)

지역내일 2008-10-27
북한산이냐 삼각산이냐, 지자체간 신경전
서울 강북구 “일제가 바꾼 이름 되찾자” 국민운동 돌입
경기 고양시 “산 70%는 우리 땅 … 역사적 근거 희박”

‘북한산국립공원’ ‘국가지정문화재 삼각산’
하나의 산에 붙여진 두 이름을 두고 지자체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산에 접한 서울·경기 9개 지자체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은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 강북구다. 강북구가 최근 ‘삼각산 제 이름 찾기 범국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범국민운동을 선언하자 고양시에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도 삼각산에서 비롯” =
강북구에서 추진하는 ‘삼각산 제이름 찾기 운동’은 일제가 빼앗아간 이름을 되찾자는 움직임이다.
강북구는 “풍수지리를 중시 여기는 일본은 한민족의 정기가 삼각산에서 나온다 생각하고 기를 죽이기 위해 창지개명을 했다”며 “북한산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한강 북쪽에 있는 산’이라는 의미”라고 주장한다. 일제시대 행정구역과 지명 개편을 계기로 삼각산과 혼용되다가 1983년 ‘북한산 국립공원’ 지정과 함께 공식 명칭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강북구에 따르면 북한산은 삼국시대에는 부아악으로 불리다가 고려와 조선을 거쳐 근래까지 1000여년간 삼각산으로 불려왔다.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각종 역사 지리서가 이를 반증한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시조도 있다.
근대 들어 북한산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은 1915년. 조선총독부 고적조사위원을 지낸 금서룡(今西龍)이 ‘경기도 고양군 북한산 유적 조사보고서’를 펴내면서부터다. 보고서는 “북한산은 삼각산으로도 일컫고…”라고 소개하고 있다.
반면 고양시는 북한산이라는 명칭이 일제시대 이전부터 사용해왔던 이름이라며 강북구 주장에 반발한다. 고양시는 삼국사기를 근거로 든다. ‘진흥왕이 10월에 북한산을 순행하여 강역(영토)을 확정하다’고 나오는 등 ‘북한산’이 수차례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장동일 고양시 문화재위원은 “북한산 총 26개 봉우리 가운데 가장 유명한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등 3개 봉우리를 연결한 게 삼각산”이라며 “행정구역상 북한산 전체의 70%, 3개 봉우리 연결면적 중 92%가 고양시 관할”이라고 말했다.

◆정부 기관도 입장 차 =
지자체 뿐 아니라 중앙 정부도 두 이름을 혼용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003년 국가지정 명승 10호로 ‘삼각산’ 27.3㎢를 지정했다. 산림청도 2005년 북한산과 백운대를 각각 삼각산과 백운봉으로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반면 도봉산을 포함한 국립공원 78.45㎢는 1983년 명명된 이름 그대로 ‘북한산국립공원’이다. 이 이름을 바꾸려면 서울시 지명위원회를 거쳐 국가지리정보원의 중앙지명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서울시 지명위원회는 2004년 관련 자료 연구 등 보다 정확한 고증절차가 필요하다며 보류 입장을 밝혔다.
강북구는 다음달 10일 대규모 심포지엄을 열고 삼각산이라는 이름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타당성을 따질 계획이다. 고양시를 비롯한 경기도 3개 지자체와 강북구 등 서울시 6개 자치구가 모여 의견을 나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후 서울시 지명위원회에 재상정한 뒤, 국가지리정보원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김현풍 강북구청장은 “북한산이란 명칭은 처음부터 산에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 서울의 옛 이름인 한산의 북쪽을 지칭한다”고 말했다. ‘한강이북에 있는 한산지역’이라는 의미일 뿐이라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서울이라는 이름도 삼각산의 ‘세뿔’에서 ‘세불’ ‘서불’을 거쳐 서울로 바뀌었다”며 “삼각산이라는 제 이름을 찾는 일은 일제에 의해 빼앗긴 민족 정체성을 세우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진명 곽태영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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