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MWTV’를 아시나요?(김영철 2008.11.21)

지역내일 2008-11-21
‘MWTV’를 아시나요?
김영철 (시민방송 RTV 상임부이사장)

2005년 초, 시민방송 RTV로 일군의 이주노동자들이 찾아왔다. 이주노동자들의 얘기를 자신들이 직접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방영을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느냐는 거였다.
시민방송 RTV는 거대 방송이나 주류 미디어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자신들의 얘기를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을 의뢰하면 이를 방영해 주는 국내 유일의 ‘시청자참여 전문 채널’이다. 그런 까닭에 이주노동자들의 이런 요청을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시민들을 상대로 기초적인 방송 기술을 가르쳐주기 위해 만들어진 RTV 내의 CNC(Civil Network Center)가 즉각 가동됐다. 일을 마친 이들 이주노동자는 밤이면 이곳에 모여 카메라 작동법이며 편집기 조작법이며를 열심히 익히고 또 익혔다.
그로부터 3개월 여 뒤인 2005년 4월, 이들이 직접 제작한 ‘이주노동자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이 RTV에 정규 편성되어 첫 전파를 탔다. 기술적으로는 다소 서툴렀지만 주류 미디어의 왜곡된 시각에 맞서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바로 알리고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 사회의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횟수를 거듭하면서 제작 기술을 향상시켜가던 이들은 4개월 뒤, ‘다국어이주노동자뉴스’라는 뉴스 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 제작해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주노동자들이 기획·제작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국의 현실과 본국의 뉴스, 각종 이주노동자 공동체의 소식 등을 격주로 전하는 이 프로그램으로 이주노동자들은 한국 사회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오랜 꿈을 현실로 옮길 수 있었다.
지금까지 3년 넘게 지속되면서 한국 몽골 방글라데시 버마 네팔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국 필리핀 베트남 영어 등 12개 언어로 방송되고 있는데, 앵커들은 모두 해당 나라의 이주노동자나 유학생들이다.
이들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모임이 Migrants Workers TV, 즉 ‘MWTV’다. 최소한의 급여를 받는 상근 직원을 빼면 모두가 다 자원봉사자들이다.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유학생과 다문화 가정의 주부들도 앵커로, 기획자로, 현장 취재 기자로, 각각 거들고 나섰다.
재정이 풍족할 리 없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수유+너머’의 도움으로 서울 용산동 국제학교에 조그만 사무실과 허름한 스튜디오를 꾸몄지만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 취재 등에 필요한 비용은 항상 쪼들린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자신들의 당당한 목소리를 전하겠다는 이들의 의지는 단단하다.
어렵게 시작한 이주노동자영화제는 제법 버젓한 영화제로 자리잡으면서 올해로 3회째를 이어가고 있고, 이들이 습득한 방송, 미디어 기술은 이제 이주여성을 상대로 한 미디어교육의 든든한 밑천이 됐다.
이런 MWTV 활동이 올해 들어 한때 중단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MWTV의 가장 중요한 재원은 RTV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지원받는 방송발전기금 가운데 RTV가 다시 이들에게 지급하는 ‘방송채택료’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방통위가 출범하면서 시민방송 RTV에 대한 기금 지원이 상당 기간 중단된 것이다.

정부는 방해말고 활동 도와야
출범 초 ‘촛불 시민’에게 호되게 데인 정권이 ‘시민방송’을 곱게 보지 않은 탓에 생긴 사태지만, 그 직격탄이 MWTV에 날아든 것이다.
아무튼 이들은 몇개월 동안 계속된 자금 위기를 푼돈 추렴으로 극복했고, 다시 카메라와 마이크를 잡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농촌의 초등학교에는 다문화가정의 자녀 수가 한국 학생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이제 다문화는 거역할 수 없는 사회적 추세로 자리잡았고, ‘결혼동맹’이라는 끔직한 얘기가 나올 만큼 다문화가정은 빠르게 늘어간다. 상황이 이럴진데, 국가가 직접 지원은 못할망정 MWTV의 활동을 가로막아서는 곤란하다.
시민방송이 밉더라도 다문화시대, 이주노동자들의 ‘자기 목소리 내기’는 정부가 앞장서 거들어주는 게 맞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