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 남원 추어탕

추어탕 한 그릇이면 보약도 필요 없어

걸죽하고 구수한 전통 남원식 추어탕

지역내일 2008-12-15 (수정 2008-12-15 오전 11:53:54)



첫눈이 내리고 눈 같은 비가 몇 차례 쏟아지더니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바람이 옷깃 속을 비집고 들어와 온몸이 으스스 춥기만 하다. 이럴 땐 뜨끈한 국물 음식을 먹고 싶은데 이왕이면 몸에 좋은 걸 먹으려니 추어탕만한 게 없다. 전통 남원식으로 맛을 낸다는 단구동 단관택지 안에 위치한 큰집 남원추어탕을 찾아가 보았다.

미꾸라지의 효능
한방서 ‘본초강목’에서 “속을 덥게 하고 원기를 돋우며 술을 깨게 하고 스테미너를 보하여 발기불능에 효과가 있다”고 전하는 미꾸라지는 양질의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철분, 회분, 칼슘, 비타민 등이 풍부해 자양강장 식품으로 유명하다. 또한 미꾸라지의 끈적끈적한 점액물질인 뮤신성분의 콘드로이친은 인체의 혈관과 장기를 깨끗하게 해주고 피부에 탄력을 줘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미꾸라지에 들어있는 지방은 고급 불포화지방산으로 고혈압이나 비만 환자에게 좋다. 그래서인지 미꾸라지로 만든 추어탕은 수술 후에도 의사들이 권할 정도로 기력 회복에도 좋고 소화도 잘 돼 건강식으로서 자리매김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년간 준비한 추어, 그 긴 시간 만큼 정성이 가득
추어탕의 요리법은 크게 남원식, 원주식, 서울식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주식은 매운탕 같이 고추장으로 국물 맛을 내는가 하면 서울식은 사골과 내장을 끓인 국물에 두부, 버섯 등을 넣고 삶아 놓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끓인다. 남원식은 미꾸라지를 솥에 넣고 3시간 정도 푹 끓인 다음 그 안에 있는 미꾸라지를 다시 건져내 채에 놓고 살살 발라 내린다.
‘큰집 남원 추어탕’은 상호답게 남원식으로 추어탕의 깊은 맛을 내고 있다. 미꾸라지를 믹서로 손쉽게 갈아낼 수 있지만 굳이 손으로 일일이 작업을 한다. ‘큰집 남원추어탕’의 안주인 유영숙씨는 “손으로 하나하나 발라내면 탕 속에 고깃살이 떠 다녀 더 맛있다”며 “음식에 성의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녹차 마니아인 큰집 남원 추어탕 백창현 대표가 녹차를 구하러 우연찮게 하동에 가던 길에 먹어본 추어탕 맛에 반해 남원식으로 추어탕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간혹 운이 좋은 손님은 백창현 대표의 정갈한 다도 대접과 더불어 구수한 사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입에 넣어 훌훌 마시니 걸쭉한 국물에 고깃살이 씹혀 구수하다. 추어탕에 빠질 수 없는 시래기 또한 맛을 더해준다. 장을 청소해준다는 시래기를 입 안 가득 넣고 씹으면 시래기의 독특한 향과 구수한 된장이 잘 조화돼 한 그릇으로도 속이 든든해진다. 장청소를 도와준다는 시래기에 미꾸라지까지 더하니 이보다 좋은 건강식이 또 있을까 싶다.

아빠는 추어숙회, 아이들은 추어튀김
추운 겨울날 삼삼오오 둘러앉아 술 한 잔 기울이기에는 추어숙회 만한 게 없다. 미꾸라지에 갖은 양념을 해 돌판에 익힌 추어숙회는 어른들 술안주로 제격이다. 추어 한 점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니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칼슘이 듬뿍 들어간 추어탕 한 그릇도 좋지만 추어를 통째로 튀겨낸 추어튀김도 인기다. 추어튀김을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한 겉과 달리 안은 부드럽고 고소해 내 놓기가 무섭게 없어진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라는 이시은씨(단구동#29)는 “처음에는 몸살이 나서 남편의 권유로 한 번 먹어봤는데 그때는 처음 먹는 거라 국물만 겨우 먹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처음보다 많이 먹었는데 먹고 나니 얼굴에 윤기가 흐르는 게 보였다”며 “이번에 먹고 더 예뻐지려 신랑을 졸라왔다”며 웃는다.
백창현 대표도 추어탕 마니아인데 “하루에 2끼는 꼭 추어탕으로 한다”며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보온병을 가져와 추어탕을 싸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먹어본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추어탕을 먹는다고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요즘. 보약이 부담스럽다면 추어탕 한 그릇으로 지쳐있는 남편의 허한 기를 채워주는 것도 좋겠다.

문의: 748-1978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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