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녹색일자리에 주목한다(정세용 2008.12.16)

지역내일 2008-12-16
녹색일자리에 주목한다

1930년대 초 대공황 당시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선택이 뉴딜이었다면 오바마 미국 차기 행정부의 경제살리기 방안은 ‘녹색일자리 창출’(그린잡스 프로그램)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벨트가 테네시 계곡 개발로 상징되는 토목 건설 분야 일자리 창출로 대공황을 극복했다면 오바마는 하이브리드카와 태양열, 열병합, 풍력발전소 등 녹색일자리를 통해 신성장동력·일자리·환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디 미국 뿐인가. 우리 경제도 세계적 금융위기 한파로 준공황 상황이며 이에 따라 고용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사업에 14조원을 투입하는 등 지역발전을 위해 5년간 100조원의 예산을 쓰는 것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일 것이다.

‘4대강 정비’는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
물론 일자리 창출이라는 지상명제 달성을 위해 정부가 100조를 투입한다면 박수를 안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4대강 정비’는 국토 대부분을 ‘삽질’한다는 개발시대 발상이라는 비판이 많다. 친환경이라는 21세기 명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또한 ‘4대강 정비’는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대운하’의 전초작업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는 비판 또한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산림청이 2013년까지 산림분야에서 10만4000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녹색 일자리 확대 정책’은 의미가 있다.
산림과 경제위기는 전혀 무관한 분야인 듯 보인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울 때 산림은 중요한 일자리 공급원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30년대 대공황 시절 미국에서 조직한 시민보전단(Civilian Conservation Corps)이다. 미국 정부는 1933년부터 1942년까지 총 30억달러를 들여 실업상태의 청년들을 시민보전단으로 조직해 산림가꾸기에 투입했다. 9년 간 300만명에 달하는 고용을 창출한 일자리 창출대책은 청년실업자 구제에만 그치지 않았다. 시민보전단이 가꾼 산림은 오늘날 미국이 자랑하는 녹색자원이자 세계인이 주목하는 관광자원으로써 ‘투자’ 이상의 값어치를 충분히 해내고 있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비롯해 요세미티·옐로스톤 국립공원 버지니아숲 등이 그것이다.
핀란드 역시 경제위기 때 산림을 적극 활용했다. 1993년 핀란드 정부는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산업정책을 클러스터별 접근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때 8개 분야 클러스터 중 하나였던 산림 클러스터(Finnish Forest Cluster)는 현재 직접 고용 9만명을 비롯해 29만명에 달하는 고용을 창출해내는 성과를 낳았다.
산림 부문은 전통적 임업부터 첨단 바이오기술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일자리를 보유하고 있다. 산림 선진국은 ‘자원안보’ 차원에서 조림 육림 벌채 수출 등 전통적 임업을 주요 산업으로 다루고 있다. 또 최근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림에 주목, 바이오에너지 탄소배출권거래 등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 대체에너지인 목질계 바이오에너지 분야만 해도 독일은 10만명, 프랑스는 2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자원안보 차원에서 산림 가꾸는 선진국들
산림청은 현재 3만8000명인 직접고용을 2013년 10만명으로 확대할 경우 간접고용까지 고려하면 100만명 이상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1차 에너지 대비 목질계 바이오에너지 비중을 2009년 0.89%에서 1.36%까지, 목재자급률은 2007년 9.8%에서 2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최소 2억원 상당 탄소배출권과 전국 가구당 소득 56%에 불과한 산촌소득을 평균수준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산림에서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수록 보다 건강한 산림자원을 얻고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보다 많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다. 세계적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Lester R. Brown)은 남한의 조림 성공사례에서 “전 세계가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녹색일자리’에서 또다른 희망을 본다.

정세용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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