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뭉쳐 미래를 연다] ③ 대구경북 섬유원자재 공동구매사업

공동구매로 섬유르네상스 연다

지역내일 2008-12-19 (수정 2008-12-19 오후 1:10:06)
50종 원사 저렴·안정적 공급 … 28명 조합 이사들 전원 보증

지구촌에 불황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누구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의 시대다.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협력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협동화사업장을 통해 중소기업끼리 뭉쳐 미래를 여는 현장을 살펴본다.

대구 성서공단내에 있는 이상현 미광섬유 대표는 요즘 직물제작에 필요한 원사(직물의 원료가 되는 실) 구입에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된다. 원사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광섬유는 월 20~24톤 규모의 인견사로 15만야드의 직물을 제작하고 있다. 컨테이너 2개 분량의 인견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인견사 대부분을 생산하는 중국업체들이 장기적으로 공급계약을 하지 않는데다,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출렁일 때는 원사 확보에 애를 먹었다.
최근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협동화사업에 참여, 원자재 공동구매사업을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공동구매를 통해 미리 원자재를 확보한 까닭에 다양한 품목을 원하는 시점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은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다양한 제품에 필요한 원자재를 제때에 공급받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다품종 생산에 맞는 원자재를 미리 확보할 수 없죠. 공동구매 협동화사업으로 언제든지 원하는 원자재를 구입할 수 있어 제품생산에 전념하게 됐습니다. 물론 가격도 10% 정도 저렴하구요.” 이 대표는 공동구매 협동화사업의 장점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었다.

◆원자재 확보 고민 해결 = 각 업체가 필요로 하는 수량이 적기 때문에 개별 업체가 전체를 확보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공급도 쉽지 않다.
반면 동종업계 다수의 기업이 손을 잡고 구매 창구를 단일화하면 물량이 커짐과 동시에 파워가 생긴다. 그 원자재가 국내에선 볼 수 없는 외국 원자재라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경쟁력이나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더욱 그렇다. 필요할 때 싼 가격에 다양한 원사를 구입할 수 있는 업체들은 순발력이 생겨 바이어에 대한 대응능력도 강화된다.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의 원자재 공동구매사업은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소재의 수요를 조사하고 예측해 장기적인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과 원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6월 초 중진공 협동화사업 자금 30억원을 지원받았다. 여기에 조합원 중 30여 업체가 자체 출원한 60억원을 합쳐 총 90억원으로 원자재 공동구매에 나섰다.
성서공단에 위치한 대지 4300평, 건평 3000평의 협동화사업단 창고는 수입 원사를 보관하고 있는 보물창고다. 공동구매한 원사 약 50종 이상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원산지는 중국이 80%, 일본이 20%다.
공동구매하는 원자재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소재의 직물이다. 즉 국내 생산이 안 되지만 시장성이 밝은 원사, 폴리에스테르, 스완, 큐프라, 아사이카세이 등이다.
사실 협동화사업 이전에도 이런 공동구매는 소수 업체들의 요구로 해왔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구매를 하다 보니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맞추어 공급하는 것이 어려웠고, 가격도 업체들의 기대에 맞추기 힘들었다.
이제 협동화사업으로 대량 구매체제를 확보하고 소재 생산업체들과 직접적인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공동구매와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사)직물협동화사업단 김우성 상무이사는 “공동구매를 통해 공급하는 원사가 120톤에서 180톤 정도입니다. 다양하고 싼 외국 원사를 필요한 시기에 공급한다는 것은 바이어가 원할 때마다 순발력 있게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고 설명했다.

◆100여개 업체 참여 = 공동구매 협동화사업이 시작한지 3개월에 불과하지만 섬유업체들은 효과를 보고 있다.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소재를 적기에 확보, 생산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고, 가격 확보 및 관세 감면으로 6~10% 정도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수수료만 받고 있어 조합원 호응은 매우 좋다. 현재 10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협동화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28명 조합 이사들의 역할이 컸다. 대구지역에서 섬유로 잔뼈가 굵은 이사들이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 28명 전원이 보증을 서 주면서 업체 모으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협동화사업은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사업입니다. 중진공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사업성공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좀더 지원을 바랍니다.” 유환우 상무이사는 “현재의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은 짧다”고 말했다.
영세한 중소기업이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생과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섬유산업의 르네상스 시대’ 부활을 꿈꾸는 대구 섬유인들이 조합을 중심으로 ‘따로 또 같이’ 발을 맞추고 있다.
대구=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협동화사업 성공 조건

“유사한 업종의 업체들이 모여 있는 만큼 작은 것부터 의견을 나누고 마음을 맞춰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주일에 한번씩 회의를 통해 각 회사의 사정과 공동시설 운영과 관련해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고 있다. 작은 감정이라도 쌓여 내부 갈등이 발생하면 협동화사업은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산 그린테크도금협동화사업장
김위국 대표

“회사 대표들의 서로에 대한 신뢰 정도가 협동화사업의 성패와 비례한다. 같은 건물에서 공동시설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주 만나 함께 상의하고 있다. 믿음이 바탕이 될 때 진정한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김해 장유가전부품협동화사업장
하상철 대표

“회사의 미래는 회사 대표의 리더십에 달려있다. 협동화사업에 참여한 회사들이 모두 잘 되는 것만 아니다. 결국 회사의 운명은 대표의 몫이다. 협동화사업의 장점을 높이기 위해서는 참여 업체들이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김해 장유가전부품협동화사업장
MTS 곽상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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